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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향난실 원문보기 글쓴이: 香象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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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대하든 담담하고 당당한 부처님
그 모습이 사자의 포효하는 모습과 닮아
부처님을 동물에 빗대어서 표현하는 경우가 참 많습니다. 가장 먼저 머리에 떠오르는 동물이 코끼리입니다. 몸집이 크기로는 동물 중에 으뜸이나 그 움직임이 점잖고, 인상이 인자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또는 황소에 비유하기도 합니다. 소는 밭을 갈아서 생계를 잇게 해주지만, 그 거대한 몸집과 역시나 점잖은 몸짓과 어진 이미지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부처님을 뱀에 비유하기도 합니다. 요즘으로 치자면 킹코브라 정도로 볼 수 있는데 초기경전에는 부처님과 뱀의 인연이 자주 등장합니다. 깨달음을 이루신 직후 보리수 아래에 머물러 계실 때 비가 무섭게 내린 적이 있습니다. 그때 거대한 뱀이 자기 몸을 부처님에게 둘둘 감아서 비와 추위로부터 보호해드렸고, 이후 부처님께 공손히 가르침을 받습니다. 뱀은 몸을 움직이는 모습이 산만하지 않고, 민첩하면서도 매끄러워서 부처님의 움직임을 뱀에 빗대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그렇지만 뭐니 뭐니 해도 부처님은 ‘사자’입니다. 그런데 경전에서는 그냥 ‘사자’라고 하지 않고 ‘사자왕(師子王)’이라고 말합니다. 사자왕이란 ‘동물의 왕 사자’란 뜻도 있지만, ‘사자 무리 중에서도 왕’이라는 뜻도 됩니다. 특히 대중 가운데서 말씀하시는 모습을 사자에 비유하는 것은 경전에 워낙 많이 등장하고 있지요. 그 누구를 상대하든 담담하고 당당하게 마주하시는 부처님의 모습이 마치 사자의 포효하는 모습과 닮았다고 해서 부처님의 설법을 ‘사자후(師子吼)’라고 표현합니다.
사자후-사자의 외침, 사자의 포효라고 해야 할까요? <대지도론> 제25권에는 사자후에 대한 설명이 아주 자세한데 먼저 사자의 모습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그리고 있습니다.
“사자왕은 핏줄이 아주 청정한 가문에서 태어났고, 깊은 산 큰 계곡에 살고 있으며, 뺨은 사각이고 광대뼈가 크며, 몸은 토실토실하고 머리가 크며, 눈은 길고, 맑고 깨끗한 윤기가 흐르며, 눈썹은 높이 솟고 두꺼우며, 어금니는 예리하고 희고 깨끗하고, 입과 코는 반듯하고 크며 두툼해서 튼튼하고 꽉 차 있으며, 치아는 촘촘하고 가지런하고 날카롭고, 내미는 혀는 새빨갛고, 두 귀는 높이 솟아 있으며, 털은 윤이 흐르고, 상반신은 크고 넓으며 가죽(膚肉)이 단단하게 감고 있으며, 등뼈가 길고 허리가 가늘어서 그 배를 드러내 보이지 않으며, 긴 꼬리를 지녔고 날카로운 발톱으로 대지에 단단하게 서 있으며, 몸이 거대하고 매우 힘이 세다.”
대지도론이 설명하는 사자의 생김새가 그럴 듯해보이시는지요. 이렇게 아주 ‘잘 생긴’ 밀림의 왕 사자가 어떻게 움직이는지에 대한 설명 또한 자세합니다.
“동굴에서 나와서는 등을 낮게 펴고 으르렁 신음하며(頻申), 주둥이로 대지를 두드려서 그 큰 위세를 드러낸다. 먹이를 먹을 때 시간을 어기지 않고 이른 아침에 모습을 나타내며, 사자왕의 위력을 보이며 노루며 사슴, 크고 작은 곰들, 범과 표범, 멧돼지 무리를 제압하고, 늦잠 자는 온갖 동물들을 깨워 높고 강력하게 위력을 드러내서 모든 동물을 항복시키며, 스스로 길을 열면서 크게 으르렁거린다. 이와 같이 포효(吼)할 때 그 소리를 듣는 동물들 중에 어떤 것은 기뻐하고, 어떤 것은 겁에 질리는데, 굴에 사는 동물은 더욱 깊이 숨고, 물에 사는 동물은 깊이 잠수하고, 산에 숨어 사는 동물은 낮게 엎드리고, 마구간의 코끼리는 사슬을 흔들고 미친 듯이 내달리며, 새는 하늘로 높이 날아올라 아주 멀리 떠나간다.”
빈신(頻申)이란 단어에 대해서는 으르렁거린다는 뜻과, 몸을 움츠렸다가 쫙 편다는 두 가지 뜻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불교서적에서는 사자가 이른 아침에 동굴에서 나와 기지개를 펴듯 상반신을 땅에 대고 쭉 편다고도 말합니다. 아무튼 사자의 외침은 대지를 진동하는 낮은 으르렁거림이고, 그 파장에 뭇 동물들이 파르르 떨 정도로 위세가 대단합니다. 부처님의 말씀은 귀를 시끄럽게 하는 고함이 아니라 그 엄청난 진동의 ‘으르릉’이라는 것, 사자후에 담긴 이미지입니다.
[불교신문3124호/2015년7월25일자]
‘밀림의 왕’ 사자에 비유…사성종 가문 출신
사무외 사정근 37가지 수행법 두루 갖춘 분
사자가 밀림의 왕, 동물의 왕이듯 부처님 역시 온 세상, 온 생명체 가운데 가장 뛰어난 분이어서 ‘사자’라 불립니다. 앞서 사자의 생김새를 요모조모 따져 보았는데, 부처님의 생김새가 그대로 사자와 닮았으며 그 생김새 하나하나에는 저마다 뜻이 담겨 있다고 <대지도론>에서는 말합니다.
“부처님이라는 사자 또한 그와 같다.”
<대지도론>은 이렇게 말문을 열면서 다음과 같이 자세하게 설명합니다.
사자가 핏줄이 아주 청정한 가문에서 태어났듯이 부처님 또한 그러하시니, 부처님은 여러 성자들을 태어나게 하는 네 가지 행위(四聖種)라는 가문에서 태어났습니다. 네 가지 행위란 자신이 얻은 ①옷과 ②음식과 ③방석이나 이부자리에 만족하여 더 욕심내지 않고 ④어리석음을 끊어버리는 일을 즐기는 것입니다. 이런 네 가지 행위를 닦은 성자의 가문을 사성종(四聖種)이라 합니다. 부처님은 이런 가문에 태어나셨으니 이것은 육바라밀을 잘 닦았음을 뜻합니다.
또한 사자가 높은 산 깊은 계곡에 살고 있듯이 부처님도 거대한 산과 깊은 계곡에 머물고 계시는데, 거대한 산이란 고요한 열반의 경지를 말하고, 깊은 계곡이란 선정을 뜻합니다.
사자 머리가 큰 것처럼 부처님 또한 머리가 크니 모든 것을 환히 꿰뚫은 지혜를 머리로 삼는다는 것입니다. 사자의 뺨은 광대뼈가 볼록하게 튀어나왔는데 부처님의 뺨도 그와 같아서 온갖 선근이 모여서 볼록합니다. 사자의 눈이 맑고 깨끗하고 광택이 나듯이 부처님도 빛나는 눈동자를 지니셨으니 이것은 티 없이 바른 견해를 지녔음을 뜻합니다. 사자의 눈썹은 높이 솟고 두툼한데 부처님에게도 높고 넓은 눈썹이 있으니 이것은 선정과 지혜를 고르게 행함을 뜻합니다.
이제 부처님의 입 주변과 입과 입 속을 언급할 차례입니다.
사자의 어금니가 날카롭고 희고 깨끗한 것처럼 부처님의 어금니 또한 희고도 날카로운데 이것은 네 가지에 자신감(四無畏)을 지녔음을 뜻합니다. ①모든 진리를 깨달았다는 자신감, ②온갖 번뇌를 다 끊었다는 자신감, ③깨달음에 장애가 되는 것을 말하는데 걸림이 없다는 자신감, 그리고 ④괴로운 세상을 벗어나는 길을 이야기하는데 걸림이 없다는 자신감입니다.
사자의 입과 코가 반듯하고 크며 두툼해서 꽉 차 있는 것처럼 부처님의 입은 걸림 없는 해탈을 모두 갖추었음을 뜻하고, 네 가지 면에서 부지런히 노력하기(四正勤)를 단단하게 하셨으니 부처님의 턱은 그와 같이 단단합니다. 네 가지 면이란 자신의 마음을 잘 살펴서 마음속에 ①이미 생긴 악을 없애려고 힘쓰는 것, ②아직 생기지 않은 악이라면 아예 생기지 않도록 힘쓰는 것, ③아직 선이 생기지 않았다면 생겨나도록 힘쓰는 것, ④이미 선이 생겨났다면 선이 더욱 자라나도록 힘쓰는 것을 말합니다.
사자의 이빨이 가지런하고 날카로운 것처럼 부처님의 이도 그러하니, 37가지 수행법을 두루 갖춘 것을 뜻합니다. 37가지 수행법(37助道品)이란 그 항목만 나열해보자면, ①사념처 ②사정근 ③사여의족 ④오근 ⑤오력 ⑥칠각지 ⑦팔정도입니다. 사자가 혀를 내밀 때면 그 색깔이 선명한 붉은 색인데 부처님의 혀도 그와 같으니, 부정관(不淨觀)을 닦은 결과입니다. 부정관이란 욕망의 대상이 되는 것을 자세하게 관찰하여 그런 대상들이 그리 사랑할 만하지 못하다고 아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눈앞에 서 있는 이성을 바라볼 때 누구나 겉모습에 혹하지만 그 이성의 몸속에는 깨끗하지 않은 것들로 가득 차 있으며, 한때의 젊음을 자랑한다 하더라도 나이 들고 병들고 그러다가 죽음에 이르러 시신이 되고 썩어가고 한 줌 재가 되어버리고 말 뿐입니다. 이렇게 욕망의 대상이 되는 것이 깨끗하지 못하다고 관찰하는 것을 부처님의 붉은 혀에 비유하고 있습니다. 부처님의 몸에 대한 이야기는 계속 이어집니다.
[불교신문3126호/2015년8월1일자]
어디 외모뿐이랴! 중생 모두 사성제 설법 듣고
세속쾌락을 멀리 떠나 열반에 들어가게 하니…
사자의 몸에 빗댄 부처님의 몸에 대한 세 번째 설명입니다.
부처님의 높이 솟은 두 귀는 기억(念)과 지혜(慧)를 뜻하고, 윤기가 흐르고 선명한 빛깔을 지닌 머리카락은 부처님만이 지니고 있는 18가지 법(18不共法)을 뜻합니다. 두툼한 부처님의 상반신은 열반에 들어가기 위한 공(空)·무상(無相)·무원(無願)의 세 가지 해탈 법문(三解脫門)을 뜻하고, 부처님의 곧은 등줄기는 삼시현(三示現)을 닦았음을 뜻합니다. 삼시현이란 중생들을 제도하기 위해 ①기적을 나타내 보이는 일 ②타인의 마음을 관찰해 파악하는 일 ③대중을 효과적으로 잘 가르쳐 인도하는 일이라는 세 가지 기적을 보이는 것을 말합니다.
부처님의 배는 불룩하게 드러나 보이지 않는데, 이것은 지혜와 실천을 완벽하게 갖춘 것(明行足)을 상징합니다. 또한 부처님의 길고도 날씬한 허리는 인욕을 상징하고, 꼬리가 긴 것은 세속을 멀리 떠난 수행(遠離行)을 닦았음을 뜻합니다. 그런데 사자의 경우 꼬리가 있는 것은 이해되지만 <대지도론> 제25권에서 부처님에게까지 이런 설명이 붙는 것은 언뜻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습니다.
사자가 네 발로 대지를 든든하게 딛고 서 있는 것처럼, 부처님도 네 가지 발(四如意足)로 대지에 안정되게 서 있으니, 사여의족이란 선정을 얻기 위한 네 가지 수단, 즉 ①의욕 ②마음 ③정진 ④사유입니다.
부처님의 예리한 손톱은 더 이상 배울 것이 없는 아라한의 다섯 가지 근(五根)을 상징하는데 오근이란 ①믿음 ②정진 ③기억(알아차림) ④집중 ⑤지혜의 다섯 가지 근입니다. 그 몸은 지혜의 열 가지 힘과 기세가 한량없으며, 무루법(無漏法)을 모조리 갖추셨습니다.
동물의 왕 사자가 아침이면 굴에서 나와 기지개를 쭉 펴고 나지막하게 으르렁거리듯 모든 부처님도 최고의 삼매(三昧王)라는 거처에서 나와서 네 가지 걸림 없는 지혜(四無礙智)로 등을 낮게 펴고 으르렁 신음하며(頻申), 모든 법의 땅에서 걸림 없는 해탈의 입을 갖다 댑니다. 네 가지 걸림 없는 지혜란, 부처님이 중생에게 설법하실 때의 지혜로움인데, ①깊은 이치(義)를 설하실 때 ②모든 이치의 이름(法)을 설하실 때 ③풀어서 말씀하실 때(辭)에 ④매우 훌륭하게 설법하실 때(樂說) 걸림이 없는 것입니다.
이처럼 열 가지 힘에 의지해서 널리 중생을 제도하시는데, 부처님은 때를 넘기지 않고 일체 세간의 하늘 및 인간에게 이른 아침에 모습을 보이시며, 모든 법의 왕이 지녀야 할 덕을 드러내어서 온갖 외도들, 논사들의 무리, 그릇된 견해를 가진 족속들을 겁에 떨게 하십니다.
그리하여 모든 중생이 고집멸도 사성제에 눈을 뜨게 하시니, ‘나’와 ‘다섯 가지 무리(五衆:五蘊)’에 집착하는 자의 교만을 항복받고, 열심히 다른 이들의 주장을 열어서 온갖 그릇된 견해의 길을 논의하시되 잘못 행동하는 자를 떨게 하고, 바른 실천법을 믿는 자는 기뻐하게 하며, 둔한 자는 예리하게 하고, 제자를 위로하고 편안케 하며, 외도를 쳐부숩니다. 뿐만 아니라 수명이 아주 긴 하늘들(長壽天)이 영원토록 천상의 즐거움을 누리더라도 그들로 하여금 천상의 즐거움이 덧없음을 알게 하십니다.
이와 같이 중생은 사성제의 사자후를 듣고서 모두가 세속의 쾌락에 대해 싫어하는 마음을 일으키고, 싫어하는 마음으로 인해 멀리 떠나게 되고, 멀리 떠나게 됨으로써 열반에 들어갑니다. 이것을 무리 속에서 사자처럼 외친다(獅子吼)고 이릅니다.
이상이 대지도론 제25권에서 설명하는 부처님의 사자후에 관한 내용입니다. 부처님의 겉모습에 대해서는 32상이라는 교리도 있지만 이렇게 사자의 모습에 비교해서 설명하는 것도 참 흥미롭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그래도 진리의 왕 부처님이신데 동물의 왕 사자와 아주 똑같기만 할까요?
[불교신문3128호/2015년8월15일자]
첫댓글 '사자가 높은 산 깊은 계곡에 살고 있듯이 부처님도 거대한 산과 깊은 계곡에 머물고 계시는데, 거대한 산이란 고요한 열반의 경지를 말하고, 깊은 계곡이란 선정을 뜻합니다.'
흔히들 선지식 법문을 '신심법문'이라고 합니다.
선지식들은 누구나 다 아는 내용이지마는 스스로 경험하여 내세울 만한 '증험(證驗)'이 있기에 자신있게 사자후를 하여 다른 사람들이 발심하게끔 신심을 심어 주지요.
출가 초창기에 칠불암 화주보살님이 찾아와서 '스님은 아무것도 하실 일이 없고 다만 신도들에게 신심만 심어주면 됩니다' 하였는데,
그당시에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였는데, 지금와서 생각해보니 엄청나게 큰 말이었습니다.
나무 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사자후 증험에서 나오는 말이기에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_()_()
부처님을 사자에 비유해서 자세한 설명을 하여주신데 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_()__()_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