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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일 별마로천문대 & 둥글바위 유원지
제2일 청령포 & 동강 래프팅
제3일 백운산 산행 + 동강~오대천 드라이브
동강-언제나 그랬듯, 신록이 물들면 문득 그리워지는 고향의 강, 가슴 속을 흐르는 강이다. 한모롱이 돌면 정수리에 낙락장송을 매단 뼝대가 물줄기를 가로막고, 또 한 굽이 돌면 미루나무 두어 그루 선 희디흰 자갈 둔덕이 펼쳐지는 곳. 강원도 정선·영월의 이 동강이 다시 짙푸른 숲으로 성장(盛裝)하고 있다. 봄 가뭄기를 지나고 몇 차례 단비가 내리며 물줄기도 다시 두툼히 강다운 굵기로 되살아나고 있다. 이제 머지 않아 몇 척씩 붉고 노란 원색의 래프팅 보트들이 황새여울이며 된꼬까리 같은 맑은 동강의 여울들 위로 모습을 나타낼 것이다.
이 6월엔 동강을 가보자. 동강은 지난 몇 해 동안 여러 모로 변했다. 옛적 뗏꾼들이 다니던 시절 객주집이 섰을 법한 자리엔 번듯한 펜션이 들어섰고, 강철 와이이를 당기며 도선을 타고 건너야 했던 운치리 점재, 덕천리 제장, 그리고 베르메 마을로는 든든한 콘크리트 교량이 걸쳐졌다. 예전의 도선 타는 낭만은 사라졌지만, '동강 전망대' 백운산 산행은 한결 수월해졌다.
동강 드는 길목은 네 군데다. 남서쪽의 영월에서 가면 섭새까지의 하류부, 북쪽 평창 방면으로 들어가면 진탄~문희 마을에 이르는 중류부를 볼 수 있으며, 상류부는 북동쪽 정선과 남쪽 신동읍으로 길이 이어진다. 이중 어디가 어떻게 더 아름답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인가. 드라이브 대상지로서의 동강 상류부는 수직 절벽 밑을 감돌아 흐르는 물줄기, 중류는 장강 같은 소와 담의 고요함으로, 하류는 기암과 자갈밭이 어울린 시원스런 풍광으로 특징 지워진다. 그러나 동강의 가장 내밀한 풍경은 래프팅 보트를 타고 물길과 함께 흘러가야 제대로 보고 느낄 수 있다. 그러므로 한나절은 반드시 래프팅에 할애해 두자.
첫날 금요일 일과 후 출발과 함께 날이 저물 것이므로 멀리 정선까지 가거나 밤길을 더듬어 동강 깊숙한 곳의 업소를 찾아가기는 좀 피곤하다. 그러므로 영월쪽의 하류부로 간다. 이 근처는 동강에서 좋은 숙박시설들이 가장 많은 지역이기도 하다.
둘째날 토요일은 동강 하류부, 영월 봉래산정 별마로천문대까지의 산상 드라이브, 청령포, 선돌기암, 장릉 관광에 이어 오후에 래프팅을 즐긴다. 해발 800m의 천문대까지는 교행이 까다로운 좁은 곳이 많은데, 일요일엔 차량이 줄지어 오르므로 토요일 미리 구경해 두도록 한다.
셋째 날은 백운산 산행 후 동강변을 따라 정선까지, 뒤이어 오대천 드라이브까지 이어간 뒤 영동고속도로로 올라탄다.
만약 동강 상류 지역의 가리왕산 자연휴양림이나 수양원펜션 등에서 첫날을 보냈다고 해도 크게 달라질 것은 없다. 미탄면 소재지 거쳐 영월읍내까지는 그래야 40여km라 1시간 이내에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아니면 제2일 동강 상류부를 아침에 구경하며 운치리로 내려와 래프팅부터 하고 오후에 영월 명소 탐승 후 동강 하류 둥글바위유원지에서 1박, 제3일 백운산 산행 후 다시 오후의 동강 상류를 보며 거슬러 올라보는 것도 괜찮을 것이다.
<<제1일 별마로천문대 & 둥글바위 유원지>>
첫날 금요일 일과 후에 출발할 경우, 밤길을 더듬어 동강 깊숙한 곳의 업소를 찾아가기는 좀 피곤하다. 그러므로 영월쪽 하류부의 시설을 예약해두도록 한다. 이 근처는 동강에서 좋은 숙박시설들이 가장 많은 지역이기도 하다. 6월이면 둥글바위유원지 강변 자갈밭에서의 막영도 괜찮다. 근처에 시민천문대로선 최대의 반사망원경 시설을 한 봉래산 정상 별마로천문대가 있으므로 밤 별자리 구경을 한 번 해보도록 한다.
서울에서 영월은 영동고속도로~중앙고속도로~신림 나들목~88번 지방도로 하여 가는 것이 가장 빠르고 편하다. 금요일 밤 같으면 영동고속도로 체증도 별로 없어 3~4시간만에 갈 수 있을 것이다.
신림에서 주천면 소재지 지나 영월읍내를 향해 표지판을 따라 가노라면 소나기재 넘어 장릉 앞 삼거리에 닿는다. 여기서 우회전, 계속 직진하여 동강대교를 건넌다. 여기서 태백 방면으로 1.5km 간 지점의 삼거리에서 왼쪽이 동강 가는 길이다. 갈색의 ‘어라연’ 팻말이 길목에 서 있다.
실제로는 동강대교에서 이미 동강을 만난 것이다. 동강은 남한강 상류로서 정선 아우라지, 정선읍내를 지나며 흐르던 조양강이 동남천 물줄기와 만나는 지점인 정선군 정선읍 가수리에서부터 영월읍 남쪽 서강 물과 만나는 지점까지의 약 50km 구간을 말한다.
영월을 중심으로 볼 때는 동쪽의 강 동강이지만 상류의 정선 살던 뗏목꾼들은 그저 골짜기의 안이라는 뜻에서 골안이라고 불렀다. 정선, 태백 일대에서 베어낸 목재를 뗏목으로 엮어 골안이 장마로 큰물이 질 때 영월읍 합수머리까지 일단 실어내온 다음 다시 커다란 뗏목으로 엮어 서울까지 남한강 물길 따라 내려갔다. 이 동강 물길은 1957년 영월, 함백을 지나는 태백선 철도가 깔리며 전설로만 남게 된 것이다.
정선은 같은 내륙지방인 영월보다는 동쪽의 삽당령 넘어 해산물과 곡식이 많이 나는 큰 고을인 강릉과의 교류가 한결 더 요긴했다. 때문에 굳이 동강변을 따라 찻길을 낼 필요가 없었거니와 찻길이나 철길을 내기엔 워낙 굽돌이가 심하다. 이런 연유로 동강은 고요의 강으로 남을 수 있었다.
봉래산 별마로천문대
해발 800m 산정까지 드라이브도 일품
별마로천문대는 사설 천문대로선 최대인 구경(800mm)의 천체망원경, 그리고 15대의 보조망원경을 보유한 곳이다. 오후 3시부터 밤 11시까지 개관, 밤 별자리와 영월읍 야경을 볼 수 있으므로 첫날 밤 한 번 올라가 보는 것도 좋다. 월요일과 공휴일 다음날은 휴관하며, 망원경으로 별자리를 보려면 입장료 5,000원을 내고 건물 안으로 들어가면 된다(문의전화 033-374-7460).
영월읍내에서 찾아 올라가기보다는 동강 하류부 길목에서 찾기가 더 쉽다. 동강대교 건너 태백 방면으로 1.5km 지점 삼거리에서 좌회전, 동강변 길로 접어들어 4km쯤 가면 왼쪽으로 삼옥교가 나온다. 이 다리 건너자마자 좌회전하여 구불구불 2km 남짓 올라가면 삼거리가 나오며, 여기서 직진하면 영월읍내, 좌회전하면 천문대 길이다. 이태 전 정상 주차장까지 말끔히 아스팔트 도로 포장을 해두어 승용차도 올라갈 수 있다. 노폭이 좁기는 하지만 드문드문 교행할 수 있게 널찍한 터를 마련해 두었다.
별자리 구경도 좋지만 해발 800m의 높디높은 봉래산 정상에서의 조망은 기막히다. 그러므로 아침에 다시 한 번 올라가보도록 한다. 정상은 패러글라이딩 활공장을 조성하느라 수목을 모두 제거, 시야가 좋다. 발 아래로 영월읍을 가로질러 길게 흘러나가고 있는 남한강 물줄기와 영월읍내, 그리고 그 주변의 첩첩한 산릉까지 광대한 경치가 펼쳐진다. 정상엔 넓은 주차장과 화장실도 갖추어져 있다.
천문대 오름길 중간에는 낙엽송, 잣나무 등이 우거진 울창한 침엽수림이 있는데, 이 숲속에 산책로, 평상 등의 시설을 해 삼림욕장으로 개방해두고 있다. 이 숲에서 잠시 머물러보는 것도 좋겠다.
둥글바위 강변유원지
차 바로 옆에 두고 막영 가능한 자갈밭
동강변의 마을관리휴양지인 둥글바위 유원지는 자갈밭이 넓디넓으며 강물 건너편에는 봉래산 높은 절벽이 병풍처럼 둘렀다. 급수대와 화장실이 갖추어져 있고, 강변 자갈밭까지 차로 들어가 바로 옆에 텐트를 칠 수 있으니 강변 야영지로는 최상급이라 할 만하다. 자갈밭 곳곳에는 평평한 자리가 많다. 번재 마을에 매점, 음식점, 숙박업소 등의 시설이 있으니 위급시에도 안심이다. 강변 자갈밭으로 내려가는 길목에는 ‘둥글바위강변’이라 쓰인 초록색의 작은 안내판과 정가네민박, 알프스민박 안내판이 함께 서 있다. 이 안내판 앞으로 좌회전하여 좁은 콘크리트 포장도로를 따라 곧장 50m쯤 내려가면 강변 길로 내려선다. 내려서자마자 오른쪽으로 조금 내려가면 자갈밭으로 이어진 통로가 보인다.
동강 하류·영월읍내의 숙박업소들
동강의 하류부에는 펜션, 모텔, 민박집 등 여러 숙박업소가 산재해 있다. 이중 전망과 시설이 모두 괜찮은 업소가 몇 군데 있다.
동강나루터식당민박(033-374-5880) : 둥글바위 유원지에 있다. 이층 북쪽 방이 두 면이 대형 유리로 되어 있어 전망이 가장 좋다. 샤워 가능한 화장실이 딸려 있는 대형 방으로 4~5인이 널찍하게 지낼 수 있다(80,000원). 그외 30,000~50,000원 하는 방들이 여럿 있으며, 1층에 식당과 매점이 딸려 있다(된장찌개 4,500원). 래프팅업도 겸한다.
힐하우스(033-375-1777) : 35~40평형 콘도와 흡사하다. 둥글바위유원지 드는 길 오른쪽 산비탈에 자리잡아 조망이 좋다. 큰 방 2개에 넓은 거실이 딸려 있어 2가족이 묵기에도 별 불편이 없다. 취사도구도 갖추었다. 평일 10만 원, 휴일 15만 원.
펜션 동강의 품속(033-375-8877) : 올해 영업을 시작한 집으로, 동강이 바라뵈는 강변에 섰다. 방 2개, 거실, 화장실, 싱크대, 취사구 등을 갖춘 실평수 20평형의 3층을 6월에는 10만 원 받는다. 2층의 10평형은 50,000원이며 화장실, 싱크대도 갖추었다. 통유리창을 내서 조망이 좋다.
동강조은민박(033-375-2320) : 창문턱이 높은 것이 조금 흠이지만, 그외는 모두 만족할 만한 수준이다. 찻길 바로 옆이나, 강변쪽 방은 조용하다. 큰방 80,000원, 작은방 60,000원. 건물 밑 강변 잔디밭에 구이틀도 있으며 가스레인지, 그릇 등을 빌려준다.
황토장모텔(033-374-4345) : 영월읍내 장릉에서 청령포로 이어지는 길목 둔덕에 있다. 황토찜질방 시설 구비.
청령포모텔(033-372-1004) : 청령포 주차장에서 오른쪽 영월읍내로 곧장 빠지는 도로 도중에 있다. 옆에 갈비탕, 육개장 등을 하는 음식점 솔잎가든(373-3323)도 있다. 시설만 따진다면 버스터미널 바로 뒤의 동아장여관(033-373-4247)도 괜찮다.
동강 하류·영월읍내의 먹거리
영월읍내 먹거리는 단연 단종 묘소인 장릉 바로 옆의 장릉보리밥집(033-374-3986)이 가장 유명하다(5,000원). 그외 모범식당으로 지정된 청산회관(374-3030)의 한정식과 곤드레나물밥, 주막식당(374-5492)의 아구찜, 대왕갈비집(374-2279), 가마솥닭곰탕집(374-0092)의 오리구이 등이 추천할 만하다.
아침식사로는 영월버스터미널 옆 토백이식당(373-2227)의 올갱이해장국이 괜찮다. 버스터미널 근처 식당에 대한 선입견을 깬다. 우렁된장찌개, 손칼국수 등도 한다.
둥글바위유원지에서는 둥글바위식당(373-4788)의 닭백숙을 첫손꼽는다. 뒤의 산에 풀어 키운 닭을 재료로 쓴다(1마리 25,000원).
<<제2일 청령포 & 동강 래프팅>>
이 날은 오전에 영월 일대 명소를 구경한 뒤 오후에 래프팅을 하도록 한다. 둥글바위유원지 근처의 숙박업소에서 묵었다면 우선 삼옥교를 건너가 봉래산정 드라이브부터 한다(왕복 약 1시간 소요). 산정에서 삼거리로 되내려와서는 좌회전, 영월읍내로 들어간다. 단종의 묘인 장릉, 단종의 유배지인 청령포, 그리고 선돌기암을 보는 것이다. 래프팅은 오후 한나절이면 충분하므로, 오전에는 이들 명소를 돌아본다. 시간이 넉넉지 않아 단 한 군데만 본다면 청령포다.
청령포
수만 그루 아름드리 노송 우거진 단종 유배지
청령포는 동강과 서강이 합하여 남한강으로 막 흐르기 시작, 동강에서처럼 둥글게 굽돌아 흐른 둥근 반도 형상의 절경지다. 동·서·북 삼면은 서강 물줄기가 감싸고, 남쪽 뒤는 가파른 산줄기가 가로막고 선, 섬이나 다름없는 곳이다. 세조는 여기로 단종을 유배시켰다.
500여 년 전 단종 유배 시는 어떠했을까. 지금은 수령 100년 안팎의 소나무가 울창하게 우거진 아름다운 숲지대다. 관음송(천연기념물 제349호)이라 부르는 천년 노송이 특히 볼만하다. 밑둥 굵기가 두 아름쯤이나 되고 기품도 남다르다. 밑둥에서부터 줄기가 두 가닥으로 나뉘어 약 50m 높이로 자랐는데, 전체적인 모양이 수려하다. 소나무가 가진 아름다움의 전형을 드러내고 있다고 해도 과찬은 아니다 싶을 정도다. 송림 여기저기엔 벤치가 놓여 있고, 단종이 지내던 처소가 복원돼 있다. 영월군이 운영하는 도선으로 폭 100여m의 남한강을 건너 흰 자갈밭을 지나면 송림지대에 든다.
입장료 1,300원, 주차료 1,000원. 도선 운항은 오전 9시부터 오후6시까지. 청령포 관리사무소 전화 033-370-2620.
동강 래프팅
제장~섭새 25km 4~5시간 코스가 적당
동강 래프팅-. 비가 오면 오는 대로 해볼 만하다. 동강 팬 중에는 살얼음이 끼었을 때도 래프팅을 하러 가는 사람이 있다. 6월엔 물에 젖으면 몹시 추우므로 젖어도 보온이 되는 파워스트레치 류의 옷을 입는 것이 좋다.
동강 래프팅은 4개 구간으로 나뉜다. 가리왕산 자연휴양림 가는 길목의 용탄 오리장 마을~가수리, 가수리~납운교(이 구간은 6월10일까지 래프팅 금지), 제장~미탄, 미탄~섭새의 4개 구간으로, 가장 권할만한 구간은 제장~미탄~섭새다. 제장~미탄은 높직한 절벽 사이로 지나는 동강 특유의 은밀한 멋이 뛰어난 구간이며, 미탄~섭새 구간에는 동강 최고의 풍광지로 이름난 어라연이 있다. 그러므로 이 두 구간을 합한 래프팅이 최상이라 할 것이다.
제장 마을에서 보트를 타면 당장 높은 절벽 아래, 소용돌이로 굵게 꿈틀거리는 듯한 하방소로 접어든다. 흡사 물속 저 깊은 속에 무슨 큰 동물이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두려움을 느끼게 한다.
소사 마을과 연포 마을 사이에 새로이 놓인 교량 연포교 아래를 지나면 다시 둥글게 절벽 밑을 굽돌아 가정 마을로 흘러 무당소가 넓게 펼쳐진 문희 마을 앞에 다다른다. 여기에 배를 대고 식당에서 점심 식사 후 다시 보트에 오르면 곧 세찬 물살의 황새여울을 지난다. 이후 빨라졌다 느려졌다 하는 물살 따라 슬슬 노를 저으면 진탄나루, 거운나루에 이어 적막강산의 고요가 기다리는 어라연으로 접근한다. 상·중·하선암 3개의 강심 바위섬이 연이어진 여기를 그냥 지나치기는 아까워서 대개 보트를 대고 잠시 내려서 경치 구경을 한다.
어라연 바로 아래는 동강에서 가장 세찬 여울인 된꼬까리여울이 기다린다. 뗏목꾼들도 가장 두려워했다는 곳으로, 삼각파처럼 물결이 치솟아 장마철이면 보트가 뒤집히기도 한다. 된꼬까리여울 이후 동강은 거대한 소인 만지를 지나 종착점인 섭새의 거운교에 다다른다.
이와 같은 제장~섭새 구간 래프팅 소요시간은 4~5시간이니 오후 한나절에 적당하다. 진탄나루는 래프팅 시즌에는 너무 혼잡하기도 하다. 납운교~제장 구간은 상수원 보호구역이라 래프팅을 할 수 없다. 그러므로 동강 전구간 래프팅은 불가능하다.
이런 여러 여건을 감안하면 동강 토박이들이 운영하는 고성리버관광(033-378-0292~3)이 우선적으로 추천할 만한 래프팅 업체다. 손님 10명까지 승선 가능한 보트 한 척당 35만 원 받는다. 여기엔 문희 마을에서의 중식(산채백반), 보험료, 동승 가이드 비용, 출발지점까지 버스로 태워다주는 서비스까지 포함돼 있다. 또한 래프팅 손님은 동강변 백운산 앞에 자리잡은 고성리버관광 전용숙소를 1인당 5,000원씩에 이용 가능하다. 별도의 방은 30,000원.
동강 하류 일대에는 태백산맥(033-375-5030), 동강한마음래프팅(374-2874), 알파레포츠(375-1500), 동강포도원래프팅(374-8818), 현대레포츠(373-3301), 동강나루터래프팅(374-5880) 등 수십 개 래프팅 업체들이 있다. 거의가 5월 초 영업을 시작한다.
<<제3일 백운산 산행 & 동강~오대천 드라이브>>
동강은 세 가지 서로 다른 형태의 탐승이 이루어져야 비로소 완전하다고 할 수 있다. 래프팅, 드라이브, 그리고 등산의 세 가지다. 이중 가장 핵심적이라 할 것이 이 산도 저 산도 아닌 백운산 등행이다. 그것은 백운산 자체가 잘 생겨서가 아니라 동강 최고의 절경지를 굽어보는 자리에 솟았기 때문이다. 실은 이 산이 내뻗은 산릉들로 동강 최고의 절경이 빚어졌다고 달리 말할 수도 있다.
아무튼 이 백운산을 올라보지 않았다면 동강을 보았다고 말하지 말라. 발 아래 펼쳐지는 조망의 독특함과 뛰어남에 근거해 백운산은 한국의 10대 명산 중 하나로 손꼽혀야 한다.
백운산 산행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그러나 이 산을 한두 시간만에 휙 돌아왔다고 자랑해도 바보스럽다. 느긋이 돌아보며, 경치 좋은 데서 맛 난 것도 나누며 가자. 그래도 4~5시간으로 넉넉한 산이다.
서울에서 곧바로 찾아간다고 가정해도 산행기점인 운치리로 가려면 신동읍 예미리로 하여 유문동고개를 넘는 것이 가장 빠르고 편하다. 산행을 마친 후엔 동강변 도로를 따라 정선으로 나간다. 여기에 동강의 상류를 이루는 한 지류인 오대천 절경의 오후 풍광을 즐기며 영동고속도로로 빠져나가면 최상의 경로가 될 것이다.
동강~오대천 드라이브
강변으로만 이어가는 70km 절경 루트
동강에서 강변을 따르는 차도가 난 구간은 영월읍~섭새 거운교, 진탄나루~문희 마을, 그리고 운치리~정선 구간이다. 이중 진탄나루~문희 마을 구간은 물론 경치는 뛰어나되 들어갔다가 되나오려면 좀 피곤하다. 그리고 이미 래프팅으로 구경을 마친 구간이기도 하다. 영월읍에서 섭새 거운교쪽도 되돌아나와야 하기는 마찬가지다. 그러므로 마지막 날 산행 후엔 미련 가질 것 없이 아직 구경하지 않은 상류쪽으로 정선까지 나간다.
산행을 시작한 곳인 점재 마을 점재교 앞을 지나 비포장, 혹은 좁게 콘크리트 포장이 된 강변 길이 구불구불 이어진다. 강 양쪽으로 이따금씩 나타나는 작은 마을들, 그 앞을 납작하게 업드려 흐르는 동강-. 이 땅의 다른 지역에 비해 뛰어난 경치임은 부인할 수 없지만, 하류부에 비해서는 확연히 처짐을 느낄 수 있다. 여기에 2차선 포장도로를 깔아버리면 정선의 여느 강변지역과 하등 다를 바 없는 평범한 풍광으로 떨어지고 말 것이다.
계봉 등산로 입구인 가탄 마을 억조식당 매운탕도 썩 칭찬할 만한 수준은 못된다. 덜컹거리며 비포장길을 10여 분 더 거슬러 오르면 가수리 수미 마을. 오른쪽 저편에서 동남천 물이 합수하는 곳이다. 잠수교가 강 건너 북대 마을로 걸쳐져 있다. 이곳 수미 마을에서는 가수분교 교정의 570년 되었다는 엄청난 느티나무가 볼거리다.
여기서부터 도로가 갑자기 넓어진다. 벼랑 밑둥을 자르며 난 2차선 포장도로다. 그러다 다시 좁아지기도 하면서 찻길은 강변을 따른다. 동강 푸른 물 바로 옆을 지나기도 한다. 귤암 마을 지나면 동강 상류부 최고의 절경지가 시작된다. 위에서 혹 돌이 떨어질까 겁날 정도로 급경사인 절벽이 줄곧 이어지며, 푸른 동강물이 그 절벽 밑을 따라 둥글게 굽어 흐르고 있다. 물이 좀 더 많으면 한결 더 멋질 것이다.
평창~정선 간 42번 국도가 지나는 광하교에 다다르면 이제 절경도 끝이려니 싶지만, 아직은 아니다. 광하교 밑을 지나 오르막길을 오르다가 90도도 더 되게 우측 커브를 돌자마자 왼쪽으로 가리왕산 자연휴양림 가는 샛길로 접어든다. 그후 동강 물줄기에 걸쳐진 용탄소교를 지나자마자 우회전해 동강 상류이기도 한 조양강변 드라이브로 정선읍내까지 나간다.
정선읍내에서 정북쪽의 42번 국도로 빠져 둔덕을 넘으면 외려 동강보다 낫지 싶은 조양강변을 달리게 된다. 9km쯤 북상, 삼거리에서 왼쪽 굴다리로 빠져야 영동고속도로로 이어진 오대천변 도로다. 하진부까지의 이 33km 오대천변 도로는 실은 남한 전체를 통틀어 몇 손가락 안에 꼽아줄 절경 드라이브 길이다. 동강변길, 조양강변길까지 합하면 경치 좋은 강변만 따라 70km쯤 달리는 셈이다.
동강 중·상류부의 숙박업소들
동강펜션 : 동강 상하류를 통틀어 최고의 숙박업소라 할 곳이다. 부천시에서 사업을 하던 전춘식씨 부부가 내려와 운영하고 있다. 정선군 신동읍 운치리 동강 북쪽 기슭의 수동 마을에 최근 시설을 마쳤다. 백운산 산행기점인 점재 마을에서 그리 멀지 않다. 다래실·머루실(14평형), 더덕실·반디실(15평형), 두릅실(17평형), 초롱실·헛깨실(20평형) 등의 객실을 통나무집으로 꾸몄다. 바로 앞 아래쪽으로 동강 물줄기와 절벽이 어울린 멋진 경치가 내려다뵌다. 요금은 12만~20만 원. 인터넷(dongkangpension.com)을 통해 예약이 가능하다. 전화 011-277-6075.
정희농박 : 최근 다리가 놓여 출입이 편해진 제장 마을 강변이 보이는 둔덕에 세워진 말끔한 집이다. 펜션형으로 지었으며, 시원스런 앞뜰엔 식탁과 구이틀을 갖추어두었다. 큼직한 거실과 방 1개씩을 갖춘 구조의 객실이 4동이다. 사계절 동일하게 10만 원. 사전에 예약하면 토속음식이 가능하다(백반 4,000원, 닭백숙 25,000원). 전화 033-378-3838.
은하쉼터 : 오랜 시골 농가를 손본, 토속적 분위기 물씬한 제장의 민박집. 작은 구들방 30,000원, 토종닭백숙 30,000원. 전화 378-2050.
수양원민박 : 가리왕산 자연휴양림 가는 길 도중, 용탄리 노미 마을의 도로변에 이태 전 멋지게 지은 황토방집이다. 통나무와 황토로 꾸민 방이 아늑하다. 방은 6개. 크기에 따라 10~15만 원. 전화 562-8412.
다래뜰 : 가리왕산 자연휴양림 가는 도중의 도로변에 꾸민 황토벽집으로, 장작을 때는 방도 2칸 있다. 4~5인 실 30,000원, 7~8인실 50,000원. 전화 562-5840.
가리왕산 자연휴양림 : 연중 언제가도 좋은 숲속의 산림휴양관과 산막을 가진 산림청 산하 자연휴양림이다. 평형에 따라 50,000~0,000원. 그중 최근에 지은 것이 내부에 욕실이 있는 등 쓸만하다. 전화 562-5833.
동강 중상류부의 먹거리
동강 유역 내에서는 별로 추천할 만한 업소가 없다. 정선읍내에 나가야 그런대로 괜찮은 곳이 있다.
동호식당 올갱이국 : 동강에서 잡은 올갱이만 쓴다는 집이다. 사실인지, 정선읍내에도 단골이 많다. 전화 033-562-5204.
정선골황기보쌈 : 황기보쌈은 전국 황기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황기대축제도 여는 정선만의 별미로, 정선골황기보쌈집은 황기축제 때 명가로 선정되었던 업소다. 보약의 으뜸이라 신약지장(神藥之張)으로 불리는 황기를 10가지 약초와 더불어 끓여서 우려낸 육수에 돼지삼겹살을 넣어 40여 분 삶아내어 보쌈김치를 곁들여 먹는다. 황기보쌈정식 10,000원. 정선읍 봉양리 단위농협 건너편에 있다. 전화 563-8114.
막내네집 : 매 2,7일에 서는 정선 5일장터의 메밀전병으로 유명한 집. 메밀전병 메밀부침 3소댕이 각 2,000원. 감자부침 장떡 1장 각 1,000원. 양념간장에 찍어 먹는다. 전화 562-8932.
청원식당 콧등치기 : 이름이 재미있는‘콧등치기’는 메밀국수의 일종이다. 뜨거운 물로 반죽한 메밀가루를 홍두깨로 밀어 고르게 편 다음 척척 접어 썰고 끓는 물에 10분 정도 삶아 건져서 찬물에 한 번 헹궈낸 후 양념을 얹는다. 이것을 입으로 후루룩 빨아들이면 콧등을 친다고 해서 콧등치기다. 아우라지역 앞 오른쪽으로 100m쯤 거리에 있는 기와집 청원식당(562-4262)이 전문점이다. 한그릇에 4,000원.
동박골식당 곤드레나물밥 : 정선 곳곳에서 많이 나는 봄나물 곤드레(고려엉겅퀴)를 콩나물밥 하듯이 밥을 지을 때 쌀 위에 얹어 함께 익혀서 양념간장으로 비벼먹는다. 정선시장 안 먹자골목 끝의 동박골식당(563-2211)이 잘하기로 이름났다. 값 4,000원.
춘천닭갈비 : 춘천사람들도 먹어보곤 감탄한다는 정선문화예술회관 뒷골목의 닭갈비집이다. 순 살코기만 쓰고 양도 푸짐하다. 1인분 4,000원. 전화 563-2683.
백운산
오름길서도, 하산길서도 동강 절경의 연속
무릇 산을 오르며 우리가 느끼는 즐거움을 크게 그 산 자체를 오르는 즐거움과 그 산을 오르며 주위 풍경을 바라보는 즐거움을 즐기기 위한 것으로 나눌 수 있다면, 정선 백운산(882.5m)은 후자쪽이 특히 두드러지는 명산이다. 바라뵈는 풍경의 독특하기로는 그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다. 그러므로 정선 백운산은 모두 합해 50개가 넘는 여러 백운산 중의 백운산이며, 한국의 모든 산을 통틀어서도 열 손가락 안에 꼽아줄 만한 명산이다.
98년 월간山을 통해 이 산이 처음 소개된 이후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다녀갔다. 그러면서 길도 많이 좋아졌다. 완벽하지는 않아도, 여러 곳에 안전 밧줄도 설치되었다. 낭만의 대상이긴 했으나 한편으로는 산행의 가장 불편한 점으로도 거론되었던 나룻배 문제도 다리가 놓이며 해소되었다. 산행 시작지점인 점재나루와 하산지점인 제장나루에 제법 든든한 콘크리트 교량이 가설된 것이다.
점재 마을쪽으로 다리를 건너가려는 관광버스 기사와 이를 막으려는 주민이 승강이를 벌이고 있다. 마을 안에 대형 버스 댈 데가 없으니 다른 데로 가라는 것이다. 얼마 후 관광버스가 뒤로 밀려나왔고 우리는 얼른 다리를 건너가 도로 한 켠에 붙여 주차한 후 산행에 나섰다.
아찔, 조마조마, 장쾌한 동강 전망대
강변 길을 따라 조금 가다가 오른쪽 콘크리트 길을 따라 옛 나룻배 사공 이종수씨 집 앞을 지났다. 콘크리트 길은 강과 나란하게 500m쯤 가다가 옥수수밭 앞에서 끝난다. 옥수수밭을 지나 소로로 접어들었다. 곧 긴 밧줄이 매어진 급경사 오름길이 시작된다. 나무나 밧줄을 잡지 않으면 뒤로 넘어질 것처럼 가파른 경사의 진흙길이다.
20여 분 오르면 작은 안부에 다다르며, 여기서 왼쪽의 위험지대임을 알리는 팻말 옆으로 20m쯤 가면 백운산 최초의 기막힌 전망대가 나온다. 그래야 백운산 남릉의 중간에도 못미치는 지점이지만, 동쪽으로 깎아지른 절벽의 높이는 지형도 등고선으로 보면 해발 200m의 동강수면까지 180m 남짓이나 된다. 설혹 앞을 볼 수 없는 이라도 아래로부터 치밀어오르는 바람과 거기에 실려오는 자동차 소리, 사람 소리에 그곳이 엄청난 높이의 절벽 위임을 실감할 수 있으리라.
절벽 끝 바위턱의 회양목들이 발 밑을 가리지 않았다면 차마 일어서지도 못할 아찔한 절벽 저 아래에 굵은 몸통의 푸른 뱀 같은 동강이 누워 있다. 그 옆으로 성냥곽만한 집들이, 검은 실 같은 아스팔트 길이, 기어가는 무당벌레 같은 자동차 한 대가 보인다. 그 뒤로는 뭉클뭉클 굴곡을 이루며 일어선 산, 산, 산-.
절벽 오른쪽 옆으로 고개를 내밀면 한결 구도가 뛰어난 또다른 동강 풍경이 펼쳐진다. 흘러내리던 촛농이 뭉툭 굳은 듯한 백운산 자락의 끝을 둥글게 감돌아 동강물이 흐르고, 그 옆엔 검은 절벽이 섰다. 절벽과 산자락은 연록색의 수목들을 장식으로 얹고 있다. 그 뒤로도 또한 겹겹의 녹색 산릉들이 배경으로 펼쳐졌다. 이런 자리를 한동안 뜨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
다시 숲속의 안부로 내려갔다가 능선길로 붙었다. 이제 저런 절경 조망대는 끝인가 했는데, 아니다. 밧줄이 매어진 가파른 암릉으로 연속되어, 오르다가 뒤돌아보면 언제든 동강과 주변 절벽, 산릉이 어울린 절경이 펼쳐져 있다. 간혹 구렁이처럼 휘어오른 장송이 들어서며 색다른 풍경을 연출하기도 한다. 푸른 산릉과 절벽과 장송이 자리를 바꾸어가며 펼쳐보이는 동강 풍경은 백운산정에 오르기까지 한순간도 끊이지 않았다.
산불이 난 적이 있는 듯 여러 형태의 고사목들이 즐비한 지역을 지나자 곧 정상이다. 정상엔 두루뭉실하고 작은 키 나무밖에 없다. 이 지역 등산꾼 김부래, 주춘옥, 최종렬씨는 정상 북쪽으로 인도한다. 50m쯤 가자 숲그늘 아래 작으나마 평평한 평지가 있다.
정상에서 200m쯤 내려가자 안내판과 더불어 문희 마을쪽 갈림길목이 나온다. 물론 곧장 칠족령쪽으로 내려가야 한다. 갈림길목을 지난 뒤 경사가 급해지면서 길이 나빠진다. 급경사이고 왼쪽이 절벽인데도 밧줄은 매어져 있지 않은 이곳에서는 주의해야 할 것이다. 길에는 갈색 바탕에 흰 색으로 쓴 등산로 안내 표지판이 연이어 나타나므로 길을 잃을 염려는 없다.
나무 사이로, 혹은 드러난 암부 위로 동강 풍경은 연이어 눈에 든다. 오르막길이나 내리막 모두에서 이렇게 멋진 경치가 계속 이어지는 산은 극히 드물다. 가마득한 절벽 위 암반 끝에 나무를 부둥켜 잡고 서서 내려다보노라면 글라이더라도 탄 기분이다. 소동 마을 앞 넓디넓은 자갈밭으로 풀쩍 뛰어내릴 수 있을 것 같다. 소동 마을에서는 돌도끼, 돌칼 등 구석기시대 유물이 나왔다고 하니 동강변은 수만 년 전부터 인류가 살아왔던 셈이다.
돌아보는 곳마다 산태극 수태극
'백운산 등산로. 강변까지 1.5km' 팻말에 이어 '이곳부터 1km 위험구간' 팻말이 선 곳부터는 다시 희고 굵은 밧줄이 등산로변 굵은 나무들에 매어져 있다. 실족하면 다치겠지만, 방심을 허용치 않을 만큼 경사가 급한 바윗길이다. 그러나 아무리 그래도 눈앞으로 펼쳐지는 절경까지야 외면할 수는 없다. 이 능선에서 보는 동강과 주변 산줄기는 '삼겹 강'이자 '삼겹 능선'이다. S자로 굽이진 강물과 그 사이의 절벽 능선들이 몇 겹으로 겹쳐보이는 것이다. 그 풍경은 이 땅의 그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는, 백운산의 이 남서능선에서나 볼 수 있는 독특한 풍광이다.
종내는 절벽으로 막히는 것은 아닐까 싶게 급격하게 떨어지더니 추모비석이 나타난다(좌표 N 37 16 07.1 E 128 35 06.9). 98년 산행 중 실족, 추락사한 어느 인터넷 등산동호회 여성회원을 기리는 비석이다. 추모비에서 강변까지는 이제 700m밖에 남지 않았다고 안내판이 알려준다. 그러나 실제로는 1.5km가 넘으며 칠족령까지가 700m 정도 된다.
얼마 뒤 '↑정상 2.2km, 문희마을 1.4km, 칠족령 0.2km↓'라 쓰인 팻말이 나오는데, 이 안내판(좌표 N 37 16 01.4 E 128 35 04)에서부터 다소 헷갈린다. 오른쪽으로 내려가면 일단 문희 마을 가는 길을 만나며, 여기서 왼쪽으로 300m쯤 가면 능선 위 거목이 선 칠족령이다. 그러나 곧바로 능선을 따라서도 길이 나 있고 발길은 대개 오던 방향에서 곧바로 이어진다. 이 능선 위의 길을 따르면 칠족령 위쪽을 그대로 지나치게 된다. 기왕이면 우측 아랫길로 하여 칠족령을 보고 가도록 한다.
칠족령이란 지명은 과거 고개 남쪽 제장 마을에 옻을 굽던 이진사라는 사람과 그의 집 개에 얽힌 전설에서 비롯되었다. 이 집 개가 발에 옻을 묻혀서는 이 고개 마루턱을 올라다니며 발자국을 남겼다고 하여 옻 칠(漆) 자, 발 족(足) 자를 써서 칠족령이라고 했다고 한다. 이곳 거목 아래의 돌무지에 '칠족령(개무덤)'이란 팻말이 있다. 언젠가는 이 고개를 넘던 새색시 가마가 굴러서 색시가 죽은 뒤부터는 가마 통행을 금지시켰다는 전설도 있다.
'칠족령 전망대'란 팻말이 강쪽을 가리키고 있어 20m쯤 내려가보니 동강 풍경이 확 펼쳐진다. 고도가 이미 해발 400m대로 한결 낮아진 이곳 칠족령 전망대에서는 그러므로 동강을 바싹 다가서서 자세히 들여다보는 듯한 맛이 있다. 절벽 아래를 흐르는 강물의 흰 거품마저도 바라뵌다. 능암덕산과 칠족령에서 내리닫은 가파른 절벽 능선 사이로 동강이 흐르고 거기에 석양빛이 비추자 또다른 절경이다.
저녁 바람이 불며 나뭇잎에 붙어 있던 햇살 조각들마저 거두어간다. 이제 남은 길이라야 1km 남짓. 15분 뒤 가파른 능선은 끝나고 동강 물이 오랜 세월 두고 평평히 다듬은 둔덕 평지 위로 내려섰다. 곧 콘크리트 포장한 농로로 내려섰고, 포도밭 사잇길로 하여 제장다리쪽으로 내려가자 다래뜰 민박집에 세워둔 우리 차가 보인다. 내일 새벽 경치 보러 다시 올라가볼까 싶어 되돌아보니 저 가파른 능선 어디에 사람 다닐 길이 나 있었을까 싶다.
백운산을 한 바퀴 돌아오는 데는 도중에 느긋이 쉬는 시간까지 합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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