庚寅重九(경인중구)
김신윤(金莘尹:?~?)
고려후기의 문신이며 관료이다.
의종 때 의주 등 동서양계(東西兩界)의 지방관을 역임하였다.
1171년(명종 1) 우간의대부(右諫議大夫)로 동지공거(同知貢擧)가 되고, 이어 좌간의대부(左諫議大夫)가 되었다.
승선(承宣) 이준의(李俊儀) · 문극겸(文克謙)이 겸하고 있는 대성(臺省)의 관직을 해임할 것을 청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 일로 인해 도리어 판대부사(判大)로 좌천되었다.
동각(東閣) 시절 김신윤은 술에 취해 망령된 말을 했다가 당시 권력을 쥔 측근들에게 거슬려, 걸어서 개성을 빠져나와 감악사로 들어갔다. 그리고 자신을 늙은 병사로 고향에 돌아가는 길이라서 청하였다고 한다. 그곳에서 한 마디도 하지 않던 그가 부젓가락으로 글씨를 써니, 주변 사람들이 노인이 글을 좀 안다고 하였다. 다음날 김신윤의 아들이 절에서 그를 찾았으나, 사람들이 모른다고 하였으나, 늙은 병사가 김신윤임을 알고 놀랐다는 일화가 있다.
궁중에 변란이 생겨서
輦下干戈起 연하간과기
사람 죽이는 것을 삼 베듯이 하네
(죽은 사람들이 어지럽게 뒤엉켜 있는 삼 같다)
殺人如亂麻 살인여란마
좋은 날 중양절을 그냥 저버리지 못하고
良辰不可負 양신불가부
막걸리에 누런 국화를 띄어 보내네
白酒泛黃花 백주범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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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구(重九): 옛 명절인 음력 9월 9일 중양절.
연(輦): 임금의 수레, 여기서 輦下(연하)는 궁궐 혹은 고려의 수도 개성(開城)을 뜻함
간과(干戈): 방패와 창, 병장기의 총칭, 전쟁을 뜻함.
양신(良辰): 좋은 날, 좋은 시절.
백주(白酒): 막걸리, 혹은 그 시대에 서민들이 빚은 가주(家酒).
경인년에 무신의 난으로
많은 문인들이 도륙(屠戮) 당하였다.
정중부· 이의방 등은 문신에게 홀대받던 무신들의 불만을 결집하여
문신귀족세력들을 타도하고 무신정권이 들어서는 계기가 되었다.
문신들을 학살한 것은 정치적 목적 외에도 개인감정도 상당히 작용한 면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