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naldo and Armida, 1734
by Francois Boucher(1703-1770:French Rococo Era Painter)
사랑이란 주제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예술작품의 영원불멸한 소재일 것이다.
세상에 불을 켜는 것은 사람이 아니라 사랑이요, 세상을 울리는 것은 종소리가 아니
라 사랑이요(천양희/사랑), 사랑은 인생살이의 모든 인간의 갈등까지도 결국은 사랑
의 추구와 그 완성을 위한 몸부림(김초혜/사랑굿)이라고 시인들은 읊고 있다.
특히 남녀간의 삼각•사각관계로 이어지는 러브스토리는 아직까지도 세인들의 호기
심과 흥미를 돋구고 있다.
16세기 이탈리아의 시인 토르쿼토 타소(Torquato Tasso:1544-1595)의 작품 《구원된
예루살렘La Gerusalemme Liberata:1580년》은 바로크 서사시이다.
대부분 가상화된 제 1차 십자군 전쟁(The First Crusade:1095-1099) 말기에 예루살렘
요새의 기독교인들과 이슬람교인들과의 전쟁을 묘사하고 있다.
이 작품은 기사 소설의 르네상스적인 전통과 이탈리아 서사시에 속하며, 타소는 자주
줄거리 요소와 주인공 성격을 직접적으로 아리오스토(Ludovico Ariosto:이탈리아
시인)의 성난 오르란도(Orlando Furioso)에서 빌려왔다.
타소의 시 역시 호메로스(Homeros:고대 그리스 시인)와 베르길리우스(Publius Vergi-
lius Maro:로마 시인)의 고전적인 서사시에 영향을 받은 요소(전쟁에 관한)를 가지고
있다. 타소의 주제 선택, 기독교와 이슬람교와의 사실적인 역사적 충돌(비록 환상적
인 요소가 첨부되었음에도 불구하고)은 르네상스 서사시에 부족했던 역사적 배경을
가지고 있으며 구성적인 암시를 창조하였다. 타소의 이 서사시에 등장하는 리날도
(Rinaldo)와 알미레나(Almirena), 아르미다(Armida), 아르간테(Argante) 네 남녀의
러브스토리는 많은 화가들의 작품 소재로 활용되었을 뿐만 아니라 많은 음악가들
또한 아름다운 작품으로 탄생시켰다. 그 중에서도 헨델(George Frideric Handel:1685
-1759, German-born Baroque Composer)을 일약 스타덤으로 만들어 준 바로크 오페라
가 있으니, 바로 오페라 <리날도Rinaldo>이다.
Rinaldo and Armida, 1812-13
by Francesco Hayez(1791-1882:Italian Romantic Painter)
1710년 '트렌디'한 영국 런던에 도착한 헨델은 이곳이 자신의 꿈을 실현할 수 있는
기회의 땅임을 알아차렸다. 독일 하노버에서 맡고 있던 악장직을 버리고 영국에 남
기로 일생일대 결단을 내린 것도 그런 이유였다. 그로부터 1년 뒤 런던에 자리잡은
헨델은 꿈꾸던 '이탈리아 오페라' 작곡을 시작한다.
당시 런던에서도 오페라는 이탈리아 양식에 이탈리아어로 상연돼야 했기 때문이다.
헨델은 청년 시절 이탈리아에 유학해 생기발랄한 이탈리아 오페라에 빠진 적이 있었
다. 그래서 이탈리아 오페라 작곡은 그가 늘 바라던 일이었다.
<리날도Rinaldo>는 헨델의 런던에서의 오페라 데뷔 작품이다. 타소의 서사시의 일화
를 기초로 한 이탈리아어 대본에 헨델이 2주일 만에 엄청난 속도로 작곡한 <리날도
Rinaldo>는 1711년 2월 24일 런던의 헤이마켓 퀸스 극장(The Haymarket Queen's
Theatre)에서 초연되었다. 흥행사 기질이 강했던 헨델은 이탈리아 출신인 당대 최고
의 카스트라토(Castrato:여성의 음역을 가진 남성 거세 가수) 니콜리니(Nicolini
Grimaldi)를 기용해 대활약을 펼치게 했고, 역사가이자 과학자, 무대장치가이기도
한 대본을 맡았던 아론 힐(Aaron Hill)은 그의 상상력이 한껏 날개를 편 환상적인
무대와 웅장한 오케스트라, 초호화 캐스팅, 아름다운 아리아(Aria)로 관객들의 탄성
과 놀라움을 안겨주었다. 당시 <리날도Rinaldo>는 15회 연속 상연할 만큼 대성공을
거두었으며 헨델의 인기도 치솟았다. 이 오페라는 헨델에게 런던에서의 확고부동한
명성을 제공했고, 생전에 53회 공연될 정도로 인기를 누렸다.
3막 6장으로 구성된 오페라 <리날도Rinaldo>의 배경은 서유럽의 그리스도 교도들이
이슬람 교도들로부터 성지 팔레스티나와 성도 예루살렘을 탈환하기 위해 십자군 원정
을 감행했던 11세기 말(1099년)이다. 십자군의 영웅 리날도(Rinaldo)가 예루살렘을
해방시키고 마법사에게 납치된 연인 알미레나(Almirena)를 되찾아 결혼한다는 스토리
다. 오페라 <리날도Rinaldo>는 바로크 오페라 진수라 불릴 만큼 아름다운 아리아로
유명하다. 제 2막에서 알미레나가 부르는 아리아 '울게 하소서(Lascia Ch'io Pianga)'
는 바로크 오페라 중 가장 사랑받는 아리아로 현재도 성악가들로부터 가장 많이 불리
워지고 있다. 또한 1994년 개봉된 영화 '파리넬리(Farinelli)'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감명을 주었던 곡이기도 하다. 바로크 오페라는 고전이나 낭만 오페라에 비해
연기보다 가수들의 노래에 비중을 두고 있다. 고난도의 기교와 장식음을 사용하기
때문에 가수들의 가창력을 중요시 한다.
Rinaldo and Armida, 1766
by Louis Jean Francois Lagrenee(1725-1805:French Neoclassical Painter)
아르미다는 첫눈에 반한 리날도를 마법의 아름다운 정원에서 환심을 사려고 애쓰지
만, 리날도가 거들떠보지도 않자 그녀은 알미레나로 변신하여 유혹하며 한 손에는
쾌락을 상징하는 장미를 들고 있고 알미레나로 착각한 리날도는 지친 모습으로 애정
을 호소하고 있다.
>> 오페라 <리날도(Rinaldo)>
1099년 예루살렘 성을 포위하고 있는 십자군의 사령관 고프레도(Goffred)가 십자군
의 영웅 리날도(Rinaldo)와 마주하고 있다. 고프레도는 리날도에게 예루살렘 공략에
앞장 서 달라고 부탁하며 승리의 대가로 그를 사위로 맞아들이겠다고 약속한다.
고프레도의 딸 알미레나(Almirena)와 은밀히 약혼한 사이였던 리날도에게 그것은 더
할 나위 없이 행복한 제안이었다. 알미레나는 '용맹하게 싸워 이기고 돌아오소서'라
고 그를 격려하고 리날도는 '사랑의 지체는 괴로운 일'이라 하며 승리를 쟁취하여
하루 속히 사랑하는 알미레나에게 돌아오겠다고 약속한다.
예루살렘을 점령하고 있었던 사라센 왕 아르간테(Argante)는 상황의 불리함을 깨닫고
3일간의 휴전을 제안하자 고프레도는 받아들인다. 그 때 다마스쿠스의 여왕 아르미다
(Armida:마술사, 아르간테의 연인)가 불을 내뿜는 용을 타고 나타나, 리날도를 납치
하지 않고서는 십자군을 패퇴시킬 수 없다고 선언한다.
한편 아무것도 모르는 리날도와 알미레나는 새들이 노래하고 미풍이 살랑거리는 아름
다운 정원에서 사랑에 취해있다. 그때 별안간 아르미다가 나타나 마술의 힘으로 알미
레나를 납치해 간다. 리날도를 유인하는 미끼로 삼으려는 속셈이었다.
고프레도는 기독교인 마술사가 도와줄 수 있을 것이라며 상심한 리날도를 위로한다.
고프레도와 리날도 일행이 구원자를 찾아 바닷가를 걷고 있을 때 아르미다의 사주를
받은 세이렌들의 아름다운 노래 소리와 유혹적인 춤이 그들의 발을 멈추게 했다.
일행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리날도는 알미레나를 구출하러 가기 위해 인어들이 이끄는
마법의 배를 탔다. 그리고 그는 사랑하는 알미레나를 구출하기 위해서라면 지옥과도
맞서겠다고 다짐한다.
아르미다의 마법의 저택에서는 사라센 왕 아르간테가 알미레나의 환심을 사려고 애쓰
지만 알미레나는 '홀로 울게 하소서'라는 애절한 아리아를 부르면서 외면한다.
아르미다는 마법의 배에 실려온 리날도를 해치려 하지만 오히려 첫 눈에 반하고 만다.
리날도가 거들떠보지도 않자 아르미다는 알미레나로 변신하여 그를 유혹하려 했으나
그것조차 허사였다. 리날도는 아르미다의 유혹을 뿌리치고 '사랑하는 나의 신부여'라
는 유명한 아리아를 부른다. 리날도는 알미레나로 변신한 아르미다를 꿰뚫어보고
있었지만 아르간테는 진짜 알미레나로 착각하여 사랑을 고백한다. 아르미다는 자신도
리날도에게 넋을 잃었던 주제에 아르간테를 배신자라고 몰아붙인다.
멀리 아르미다의 성이 보이는 산자락에서 고프레도는 마고에게 도움을 청한다.
그러자 마고는 마술사의 주술을 깨뜨릴 수 있는 힘을 지닌 마법의 지팡이를 고프레도
에게 준다. 아르미다는 알미레나를 죽이려하지만 그때 리날도가 나타나 제지한다.
알미레나는 아버지와 연인을 다시 만난 기쁨에 겨워 '진정한 사랑에 즐거움 넘치네'
를 노래한다. 알미레나와 리날도에게 넋을 잃고 반목했던 아르간테와 아르미다는
다시 전열을 가다듬고 최후의 결전을 준비한다. 그러나 전투는 리날도의 승리로
끝나고 리날도와 알미레나 두 연인은 행복하게 맺어진다. 붙잡힌 아르간테와 아르미
다는 기독교로 개종한다.
사랑하는 사람을 찾기 위해 용감하게 나섰던 리날도의 용기, 영국에서의 성공을 위해
열정을 쏟아 오페라를 작곡했던 헨델의 용기...
한 남자는 진실된 사랑을 되찾았고, 한 남자는 부와 명예를 얻었다.
용기는 희망을 부채질하고, 희망은 용기에 날개를 달아준다. 그러므로 용기란 꿈을
잃은 사람들, 변화를 꿈꾸는 사람들을 위한 희망의 에너지인 것이다.
Rinaldo and Armida, c. 1625
by Nicolas Poussin(1594-1665:French Baroque Era Painter)
잠든 리날도를 발견한 아르미다가 리날도의 아름다운 모습에 자신도 모르게 매료되어
마침내 사랑의 포로가 된다는 장면이다.
이탈리아 화가인 지오바니 티에폴로(Giovanni Battista Tiepolo:1696-1770, Italian
Rococo Era Painter)는 베네치아 Giustino Valmarana 백작의 대저택 프레스코 방
(Fresco Room:Foresteria)의 장식으로 티소의 서사시 소재로 한 화려한 로코코풍의
화법으로 4개의 연작을 제작했다.
Rinaldo Enchanted by Armida, 1742~45/#1
Art Institute of Chicago Collection
by Giovanni Battista Tiepolo(1696-1770:Italian Rococo Era Painter)
Rinaldo and Armida in Her Garden, 1742~1745/#2
Art Institute of Chicago Collection
by Giovanni Battista Tiepolo(1696-1770:Italian Rococo Era Painter)
Armida Abandoned by Rinaldo, 1742~1745/#3
Art Institute of Chicago Collection
by Giovanni Battista Tiepolo(1696-1770:Italian Rococo Era Painter)
Rinaldo and the Magus of Ascalon, 1742~45/#4
Art Institute of Chicago Collection
by Giovanni Battista Tiepolo(1696-1770:Italian Rococo Era Painter)
Rinaldo and Armida in the Garden, c.1752
by Giovanni Battista Tiepolo(1696-1770:Italian Rococo Era Painter)
Rinaldo and Armida, 1629
by Sir Anthony van Dyck(1599-1641:Flemish Baroque Painter)
정세훈/Lascia Ch'io Pian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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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June님 명화감상의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전 용기를 모르고 산것 같네요 변명 비슷하지만서도... 도전적이랄까 삶의 혁신적인 과감한 행동이 필요할떄 정말로 필요한 용기란 무기를 찾지도 만들지도 알지도 못햇으니 이 또한 변명이겟죠?
즐감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가슴이 찡하게 울려오네요 - 사람이 이런 음정을 잡을 수도 있는 거군요 송운님 감사해용
국사봉고인돌님. Iwaah님. mago님. 감사합니다. 아름다운 계절... 가을이네요. 가을의 낭만 마음껏 즐시기 바랍니다.
글 그림 노래 참 좋군요. 고맙게 잘 시청했습니다.
무궁화천사님. 감사합니다. 행복한 가을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