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의 춘란관리
휴면 관리
휴면 온도는 낮에는 10℃이하로 유지하면서 밤에는 영하로 내려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원칙이다. 이때 가장 주의할 사항이 갑작스런 온도 변화를 막는 것이다. 그렇다고 자생지에서는 갑작스러운 온도 변화가 없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간혹 잎은 밤 동안에 살짝 얼었다가 낮에는 다시 녹기도 하고 일부 약한 난들은 동해를 입기도 하며 거칠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또한 기온이 급강하한다고 하더라도 체내에 수분을 상당히 줄인 상태이고 두터운 부엽층이 쌓여 있어서 보온도 되는 까닭에 구경이나 뿌리가 상하는 예는 거의 없다.
하지만 일반 취미인들의 난실에서 잎이 상하는 것은 곧 배양실패를 의미하며 잎 자체가 관상 대상이기 때문에 잎이 상하는 것은 상당히 치명적인 것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배양장은 다공질의 인공배양토에다 수분 조절이 자연의 상태처럼 원만하게 이루어지지 않으며 여기에다 온도 변화가 순식간에 생길 위험이 높이 때문이다.
그렇다면 갑작스러운 온도변화를 미리 막기 위해서는 항상 외기와 연관시켜 온도관리를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된다. 특히 이제 막 휴면이 본격적으로 들어가는 12월에는 이러한 방법이 가장 이상적이다.
초겨울에 생길 수 있는 문제는 바깥의 기온이 떨어진다 하여 낮에 창을 닫거나 밤에 가온을 해 난에 해를 주는 것이다. 특히 초겨울에 난을 이전처럼 따뜻하게 관리하다 보면 늦게 올라온 새촉이 움직이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는 장기적으로 볼 때 오히려 좋지 않다.
다음으로 난이 많이 상하는 원인은 수분과다에 의한 것이다. 같은 추위에도 수분이 많으면 그만큼 난은 빨리 다치게 된다. 이는 어디까지나 물관리에서 오는 것이므로 이 시기 과다한 관수는 금해야 한다.
휴면 관리에 또 하나의 실패하는 경우는 외기와 완전히 동떨어지게 별도로 완벽한 관리를 하고자 하는 데서 생긴다. 그러다 보니 외부의 환경에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고 오직 여러 계기나 도구를 이용해 완벽한 휴면을 시키고자 하는 것이다.
특히 자동온도 조절 시스템이라든가 기타 재료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보다는 가능한 자연의 기상 흐름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가능한 인공적 요소를 최소화 한다는 생각을 갖도록 하자.
휴면 원칙
난을 배양하는 사람이라면 특히 겨울철에는 기상정보를 숙지하는 것이 기본인 것이다. 그래서 갑자기 기온이 떨어진다거나 하는 일에 대한 충분한 사전 준비를 해놓으면 난이 갑자기 상하는 일은 없다. 이외 낮 동안의 고온도 마찬가지다.
맑은 날은 겨울철이라도 차광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창을 완전히 닫아주면 난실 온도는 상당히 올라간다. 이럴 때는 아무리 추운 겨울철이라도 한 쪽 창을 열어두어도 무방하다. 이렇게 하다가 해가 떨어지면 창을 닫아주면 된다. 휴면에 들기 전에 난실은 가능한 틈새를 막아주고 일부 창을 개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자연스럽게 외부의 공기를 이용하여 지나치게 온도가 오르내리지 않게 관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다음은 수분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는 점이다. 사실 겨울철 기온이 떨어질 때 분내 수분이 많은 상태에서는 피해를 입을 위험성이 높다. 그러므로 관수는 꼭 필요한 경우 해가 있는 오전 중에 실시하며, 이후 창을 개방하여 환기로 수분이 잘 마르도록 한다.
휴면기에는 저온인 상태라 수분이 잘 마르지 않는다. 그래서 휴면기간 동안 물주는 횟수는 몇 번 되지 않는다. 설령 화장토가 말랐다 하더라도 분 내부는 수분이 많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므로 잘 관찰하여 관수를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난실의 온도는 최저, 최고온도계를 이용해 항상 온도 변화의 폭을 살펴서 관리하도록 한다. 밤 동안 실내가 영하로만 떨어지지 않는다면 난에게 피해는 없다. 설령 영하로 떨어졌다 하더라도 분내 수분 상태가 적절하면 난이 상하는 것은 아니므로 가온을 하여 죽이는 것보다는 그대로 관리하는 것이 낫다.
휴면기에 들어가는 시기의 관리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12월 첫 추위는 무시할 수 없는 일이다. 특히 분갈이가 늦어져 뿌리 활착이 아직 이루어지지 않은 난들에게는 거의 치명적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첫 추위에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도 좋지 않다.
대체로 첫 추위는 소설을 전후로 해서 한 번 오거나 대설을 전후로 해서 오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길게 유지되지는 않고 곧 평년기온을 되찾게 된다. 12월로 접어들었다고 곧바로 휴면에 들게 할 필요는 없다.
휴면기간은 한국춘란인 경우 대체로 45-60일이면 된다. 그러므로 12월 중순부터 휴면에 들어가도 충분하다. 휴면은 가을처럼 따뜻하게 관리하다가 갑자기 휴면환경으로 바꾸는 것은 좋지 않으며 서서히 휴면에 들게 하는 것이 좋다. 가을철에 준해서 관리하다가 11월 이후 밤 기온이 간혹 영하로 떨어지는 날이 있으므로 이때만 영하로 떨어지지 않도록 하고 외기에 맞추어 관리하면 된다.
낮 동안은 가능한 광량을 늘려주면서도 창을 개방해 온도가 외기보다 더 올라가지 않도록 한다. 11월 초순부터는 실외에서 관리하던 난들을 실내로 들여놓게 되는데 이는 외부의 찬 서리로부터 난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12월부터는 휴면에 들게 할 수 있다 하지만 12월 중순 이전부터 휴면에 들게 되면 그 기간이 너무 길고, 또한 가을철에 분갈이가 늦은 것은 자칫 위험 할 수도 있으므로 낮에는 가능한 채광량은 늘리면서 온도는 창을 열어 조금 한기가 돌 정도로 하는 관리를 계속하는 것이 좋다.
휴면에 적당한 온도
휴면기의 최저 기온은 물이 얼지 않을 정도의 0℃로 유지하여 뿌리나 세포조직 내의 수분이 결빙되어 세포조직이 상하는 것을 방지하여야 한다.
춘란의 경우 비교적 내한성이 강하므로 영하 2-3℃정도에서도 한해나 동해의 피해를 입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지만 쉽게 변할 수 있는 외기 온도에 비해 분내의 온도는 2-3℃ 정도가 낮은 것을 고려하여 0℃이하로 내려가지 않을 정도로 유지시켜주는 것이 좋다. 한낮의 기온은 가급적 10℃ 이상이 되지 않도록 한다.
난실 내의 최고기온은 휴면 중이라도 온도가 15℃ 이상으로 올라가면 뿌리가 움직이거나 생장활동을 시작하므로 충분한 휴면을 할 수 없게된다. 그러므로 가급적 10℃를 기준으로 온도가 상승하면 창문을 열거나 환풍기 등의 강제 통풍 등으로 온도 상승을 막아준다. 겨울철이라 하여도 한낮의 난실은 15℃이상을 오르내린다. 그러므로 외부의 창문을 조금씩 열어 찬 공기로 난실의 온도를 낮춰야 한다.
이때 가능하면 난이 있는 곳에서 멀리 떨어진 창문을 열어 찬 공기가 직접 난잎에 닿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같은 난실 내라도 난대의 높이에 따라 2-3℃정도의 차이가 있으므로 가을분갈이를 한 난이나 유묘는 난대의 상단에 놓고, 꽃망울이 있는 난이나 대주의 경우에는 하단에서 충분한 휴면을 시킨다. 또한 항상 일기예보를 참고하여 갑작스런 한파에도 대비하여야 한다.
휴면기 관수
평소 건조하게 관리해온 애란인 이라면 한 달에 1-2회 정도의 관수로도 충분하다. 관수 시기는 맑은 날 오전 중에 실시하며, 충분한 환기를 통해 밤 기온이 떨어지기 전에 분내 수분이 제거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한편으로 겨울의 난실은 건조해지기 쉽다. 적어도 50-60% 정도의 공중습도를 유지하도록 노력하고 습도를 높이기 위해 난실의 바닥에 물을 뿌리거나 엽면 분무를 해주는 것도 좋다.
특히 꽃대는 습도에 예민해 겨울동안 습도 관리의 부주의로 꽃의 포의가 말라버려 개화를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잎의 탄력이 없어지고 bulb(구경) 속에 있는 잠아까지 말라버리는 경우도 있으므로 주의가 요구된다.
내한성을 길러주기 위한 사전관리
첫째 : 가을부터 외기 온도에 서서히 적응시킬 것
둘째 : 겨울 이전까지 활발한 광합성을 유도하여 체내 화합물을 많이 축적시킬 수 있도록 한다.
(체내 화합물이 많아지면 삼투압이 높아져 동해를 입더라도 세포를 지킬 능력이 커지고 저항력이 길러진다.)
셋째 : 관수는 화장토가 하얗게 마른 것이 확인된 후 이틀 후에 관수하도록 한다. (분 내부에 20-30%의 수분만 남은 상태에서는 얼음이 얼지 않는다.)
겨울철의 송풍기 사용에 대하여
겨울철 난관리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잘못된 형상이 실내 송풍기 사용이다. 심한 경우 저녁시간에도 가동하는 것을 볼수 있는데 그다지 바람직하지 않다. 겨울철 송풍기 사용의 첫째 이유는 난실의 환풍과 온도를 떨어뜨리는 것인데 지상난실의 경우 낮 동안 온도가 오르더라도 창문을 조금이라도 개방한 상태라면 심하게 상승하지 않으므로 굳이 송풍기를 사용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난잎의 지나친 수분 증발로 수분 불균형 현상만 초래할 뿐있다.
즉 분 내부는 온도가 내려가 뿌리 활동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지상부가 지나치게 건조한 데다 송풍기 바람까지 맞게 되면 난잎만 거칠어지는데 심하면 수분불균형으로 탈수현상까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온도가 높고 건조하다 싶으면 그늘을 만들어 주고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키는 것이 좋다. 이렇게 하면 자연 온도는 떨어지고 상대습도는 오르게 된다.
경험에 의하면 봄철부터 가을철까지 햇빛을 많이 줄 경우 난잎이 거칠어지고, 겨울철 동안 그늘에서 차게 관리하게 되면 난잎은 윤기를 되찾는 것을 볼 수 있다. 때문에 겨울철에 지나치게 선풍기나 송풍기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물론 아파트와 지상 난실에서 난실 천창가까이에 설치해서 외부로 바람을 빼내는 환풍기의 경우는 크게 영향을 받지 않으므로 필요하면 사용하는 것이 보탬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