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항일승전 70주년기념 열병식 준비기간 중 인터넷에는 “월병 때문에 공장 문을 닫는 게 말이 되느냐?” “월병 때문에 지하철과 버스가 끊겨 두 시간을 걸었다.” “월병 때문에 아파트창문도 열지 못한다.”는 글이 쏟아졌다. 웬 월병타령인가 의아스러웠는데 알고 보니 열병(閱兵)과 월병(月餠)의 중국어 발음이 웨빙으로 같아서 빗댄 것이다.
중국 정부가 열병식과 관련한 비판을 금지하자 네티즌들이 애꿎은 월병을 통해 불만을 쏟아냈다. 언론자유가 제한되니 ‘언어유희(言語遊戱)’로써 당국의 통제에 저항하는 것이다. 보시라이(薄熙來) 비리사건이 터졌을 때는 ‘두텁지 않은 선생(不厚 先生)이 유행했다. '보시라이'를 금지어로 지정하니 얇다는 뜻의 '薄(얇을 박)'을 두텁지 않다는 '不 厚(두터울 후)'로 바꿔 표현한 것이다. 저우융캉(周永康)의 부패사건 때는 컵라면 상표인 캉스푸(康師傅)가 등장했다. 주영강의 끝 글자 康(편안할 강)과 강사부의 첫 글자 康(편안할 강)이 같은데서 착안한 것이다. 저우융캉의 곱슬머리가 라면 면발을 연상시킨다는 점도 전직 최고지도부가 졸지에 컵라면 신세가 돼버린 이유 중 하나다.
중국은 이번 열병식을 거창하게 치르면서 항일(抗日)보다 반(反)파시스트를 앞세웠다. 열병식의 목적이 일본비판보다 군국주의․파시즘․전체주의 부활을 경계한다는 명분을 강조하는 데 있었기 때문이다.
일본은 안보관련 법을 개정해 70년 만에 ‘전쟁할 수 있는 나라’로 탈바꿈하고 중국은 ‘군사굴기(軍事崛起)’를 선언했다.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에서 미․일 대 중국의 힘겨루기는 격화될 것이다. 북한정세는 불안하고 그 틈바구니에서 우리는 통일을 이뤄내야 한다. 정신 바짝 차리고 전화위복(轉禍爲福)의 전기를 마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