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동47&8 산행동우회 소식지 (제85호)
2012년 2월 22일 발행
제목 제95차 산행모임 — 남양주 백봉산
고향의 후학을 위한 장학기금 모금에 아낌없이 후원해 주신
회원 여러분께 진심으로 머리 숙여 감사 드립니다.
언젠가 작은 책자에서 보았던 짧은 글이 희미하나마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사람은 각기 찬란한 보석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재산이 많고 어떤 사람은 지식과 지혜가 많은가 하면
또 어떤 사람은 재산과 지식은 없지만 인간에게 꼭 필요한 타인을 사랑할 줄 아는 따뜻한 마음의 보석을 간직한 사람도 있습니다.
허나 간직한 것이 무엇이든 단지 가지고만 있으면 아무 쓸모도 없는 장식에 불과할 뿐입니다.
내가 가진 것을 누군가에게 나눌 때만이 진정 내가 가진 것의 가치를 알 수 있는 법.
나누면 나의 기쁨은 배가되고 진정한 행복이란 나누어줄 때 느끼는 것입니다.”
그런가 봅니다.
우리 동우회 친구들은 지난 1월의 모임에서 일취월장 시골의 명문고로 거듭나고 있는 고향의 학교소식을 듣고 뭐랄까 가슴 뿌듯한 자긍심을 느끼며 절로 어깨춤이 올라가는 쾌감을 맛보았습니다.
많은 친구들이 잘 알고 있겠지만 교동고등학교에는 삼년 전 고향출신의 전종공 교장이 부임한 이래 학교분위기를 일신하고 학습동기를 부여하고자 전 교직원이 합심하여 노력을 기울인 결과 3년 연속 서울 명문대를 비롯 졸업생 전원을 서울 및 수도권 대학에 합격시키는 쾌거를 이루어 냈습니다.
갈수록 줄어드는 인구에 재학생이라곤 전 학년을 합쳐봐야 70여명 남짓한 시골학교에서 이룬 성과이기에 더더욱 값지고 대견한 일이라 칭송하지 않을 수 없네요.
그 옛날, 전쟁의 상흔이 채 아물지도 않았던 50년대 후반의 모두가 가난했던 시절, 책가방은커녕 보자기에 교과서를 둘둘 말아 어깨에 메고 추운 겨울에도 맨손을 맞대어 비비고 입김을 호호 불면서 그래도 공부는 해야겠다고 종종걸음으로 초등학교 교정으로 달려가던 코흘리개 소년소녀들. 이제는 동기생 중 반 이상이 타지로 나와 나름의 기반을 잡고 생활을 영위하는 육십 중반의 지긋한 나이가 되었지만 그 어린 시절의 쌉싸래하면서도 달콤한 추억은 고향의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티없이 순수했던 어린 시절로 되돌리는가 봅니다.
그런가 봅니다. 생각지도 못했던 고향학교의 희소식이, 희끗거리는 머리를 등산모자로 가려보자 애쓰는 노인 초년병들을 감동시켰음일까, 아니면 뭔가 뜻깊은 일을 해보자고 선봉장으로 나선 황회장님의 순수하고도 진솔한 마음이 담긴 제안에 감동했음일까, 모임에서는 누구랄 것도 없이 모두가 고향학교를 위해 뭔가 보람된 일을 해보자고, 후학을 위한 장학기금이라도 모아보자고 쌍수를 들고 대환영.
사실 내가 가진 것을 나누어 누군가를 위해 베풀면 기쁨은 배가되고 그 금전적 가치 이상의 더 큰 행복감을 느끼게 됨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막상 이를 실행하기는 그리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이렇게 선뜻 마음을 열고 십시일반 도움을 주자고 나서는 때 묻지 않은 순수를 간직할 수 있는 것은 아마도 어머니의 가슴 같은 고향의 넓은 가슴을 우리가 공유하가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하여튼, 어떤 일을 도모하기 위해 모금활동을 벌이고자 하면 그 뜻은 좋지만 이를 성사시키는 데는 꽤 많은 애로가 있고 시간이 지체되는 경우가 많은 법인데 우리 모임의 경우엔 회원 모두가 솔선수범. 총무가 따로 나설 필요도 없이 단시일에 그것도 예상했던 기대치를 크게 뛰어넘는 장학기금을 모을 수 있었습니다. 더구나 우리는 이미 다수가 현직에서 떠난 은퇴세대로 뭔가를 위해 선뜻 손을 내밀 수 없는 위치임에도 이렇게 열린 이타심으로 기금을 후원해 주었기에 그 뜻이 더욱 숭고하고 값진 것이라 할 수 있겠지요.
하여 약속하신 일부 회원의 입금은 다소 지연되고 있으나 수일 내로 정리되리라 예상되며 학교의 개학날짜도 가까워지고 그 이전에 우리의 뜻을 학교측에 전달하기 위해 교동중고 교장께 연락을 취하고 학교행정실로 모금액 일천사백만원을 송금했습니다.
후학을 위한 뜻깊은 장학기금 모금에 적극 협조해준 교동초교 47회 및 교동중 8회 졸업생 여러분께 이 지면을 빌어 다시 한번 감사드리며, 후학을 사랑하는 여러분의 애정이 담긴 이 베풂은 분명 더욱 큰 행복이라는 두 글자로 여러분의 가슴에 깊이 새겨지리라 확신합니다.
겨울의 끝자락에 매서운 추위로 존재감을 과시하던 이번 추위 역시 대동강 얼음도 녹는다는 우수도 이미 지났으니 큰 추위도 기세가 꺾이겠지요.
이번 3월 초순의 산행은 지난 1년 전의 3월에 한번 오른 남양주 백봉산을 다시 올라볼까 합니다.
백봉산은 높이가 587m의 작은 산으로 산 전체가 험하고 가파른 곳이 없이 전체적으로 부드러운 산세에 시원하게 한강이 내려다보이는 탁 트인 조망이니 겨우내 움츠렸던 우리들의 가슴을 시원한 산바람으로 씻어주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백봉산에 관한 자세한 정보는 1년전의 동우회소식지 제73호나 인터넷카페에 상세히 실려있으니 그 내용을 참고바라며 더 이상의 설명은 생략합니다.
백봉산 역시 정상에 오르는 다양한 코스가 있지만 이번에도 서너 시간을 여유롭게 걸으며 산행의 즐거움을 만끽하고자 경춘선 평내호평역을 출발하여 정상에 오르고 정상에서 휴식을 취한 후 남양주시청 방향을 향해 두 시간 정도 걸어서 금곡역에서 산행을 마감할 예정입니다. (예정산행시간 4시간)
평탄한 산길로 굴곡이 심한 곳이 아니니 산행에 자신이 없으신 분들도 무난히 목적지까지 다녀올 수 있습니다. 많은 친구들이 참석하여 하루를 즐기시기 바랍니다.
제94차 참석자 : 박용배, 송길찬, 이영구, 정서현, 한기백, 황교갑, 황교섭, 황순호, 황인환 외1명
회비 지출 내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