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지금 또 속고 있는 지도 모른다>
미국이 나서서 북러정상회담 김빼기에 나섰고, 또 회담목적이 북이 가진 구소련제 포탄등 무기거래라고 했다. 미국언론은 말할 것도 없고, 한국언론은 역시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하나의 예외도 없이 무기거래가 제재위반이고, 위험하고 치명적이며 운운, 실제 당사자인 우리의 우려가 근거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비오는 개울가 개구리합창하듯 그 어떤 데서도 다른 목소리는 없다. 이제 한국은 ’공산전체주의‘는 아니지만 ’여론 전체주의!‘국가인 건 분명하다. 한겨레가 엉터리 기사이긴 하지만 제목을 슬쩍 바꿔치기해서 조금 다른 목소리를 내고자 한 건 그나마 다행이다.
나는 우크라전쟁초부터 북한의 대응을 유심히 관찰해왔다. 북은 이 전쟁에서 가장 먼저 러를 지지한 나라다. 러와 특수관계인 시리아와 더불어 말이다. 그리고 돈바스 양대공화국을 가장 먼저 ’법적으로‘ 승인했다. 그리고 이 공화국의 러연방가입도 마찬가지다. 마리우폴에 노동자파견을 제안했고, 심지어 북한군 10만 파병설도 나왔다. 요컨대 지금의 북러정상회담은 이 일련의 과정의 연장에 있다는 말이다.
다음 미국이 전파하고 한국언론이 개구리합창하듯 베낀 무기거래설도 보자. 어제자 뉴욕타임즈기사는 모스크바의 미사일생산수준이 전전수준을 초과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전체기사를 링크할 수가 없어 아래 화면에서는 볼 수없지만, 이 기사는 에스토니아 정부 고위관계자를 인용 러시아 탄약생산 규모가 미국과 서방 전부를 합친 것보다 7배더 많다고 한다. 그런데 처음 소위 ’무기거래설‘을 퍼뜨리면서 북한이 구소련제 포탄등을 ’수백만발‘가지고 있다고 했다. 이 한국 보도를 보면서 나는 어처구니가 없었다. 러는 하루에 최대 6만발을 쏜다. 한달이면 2백만에 육박한다. 이 거 때문에 북러 정상회담을 한다고? 그러자 며칠이 지나 또 다른 보도는 ’수천만발‘ 가지고 있다고 했다. 이거면 대략 1년치다. 이거 때문에 북러정상회담을 한다고? 이 거 다주면 북은 어쩌고?
한국이 작년 10만발, 올해 33만발 이렇게 우크라에 지원했을 때 우리 전략비축물자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고 했다. 그렇다면 북이 수천만발 다 주면 혹은 팔면 북한은 무장해제가 된다.이 얼마나 신나는 일인가.
그런데 뉴욕타임즈 보도를 보면, 러시아가 아니 서방전체보다 7배가 넘는 포탄생산 규모 인데 무슨 북한보유 포탄이 필요하지? 당연히 물어봐야 하는 질문이다.
이 모든 것으로 미루어, 우리는 또 다시 속은 것이다. 북러 양국의 정상이 저 난리를 피우면서 포탄거래할려고 만났다는 것은 처음부터 거짓이었다.
한국의 정보기관은 그 천문학적 규모의 세금으로 운영되면서도 눈귀를 미국에 의탁하고 있다. 휴민트니 시진트니 분잡스럽지만 독자적 정보취득과 관리능력이 없다. 그러니 허구헌날 철지난 정보로 언제나 오판하는 것이다. 어떤 때 보면 100퍼센트 오신트OSINT즉 공개정보만 보는 나보다도 모르는 경우도 있다.
오늘 자 러시아발 뉴스를 보면, 북러정상회담은 우리의 상상을 훨씬 뛰어 넘는 실로 장기적이고 전략적인 구상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러와 북에 대한 각종 제재를 다 합치면 글로벌, 우주적 규모다. 그 중 개별국 즉 미국, 유럽의 제재는 국제법적 근거가 없다. 다 따지면 불법이다. 현행 국제법적으로 유효한 것은 유엔 안보리를 통한 제재말곤 없다. 그리고 나역시 내가 관계하는 학회를 통해 관계 전문가들과 이 유엔 제재 문제에 대해 여러 번 토론한 바 있다. 유엔제재보다 더 심각한 건 미국제재다. 이게 문제다. 그리고 유엔제재의 최대 문제는 그냥 무시해도 별 상관이 없다는 점이다. 제재위반시 유엔군이 쳐들어간다는 그런 조항이 없는 것이다. 제제위반시 제재조항 말이다. 그리고 유엔제재 그 것만 놓고 보면 항구적인 것도 아니다. 당연히 그 조건이 충족되면 즉각 해제해야 한다. 이에 따라 중러가 제재해제를 요구해도 미국이 거부권을 행사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유엔의 P5 즉 상임이사국은 기능마비상태다. 앞으로로 그럴 것이다. 우크전이후 러를 축출하고자 미국이 온갖 시도를 했지만 결론은 불가능이다. 앞으로 미국이 한국과 이스라엘을 데리고 나가 유엔2를 만들지 누가 아는가. 아니면 그 역도 말이다.
러측 대변인 페스코프의 말에 따르면 북한이 먼저 달에 착륙할 지도 모른다. 미국이 우리에게 달착륙 기술을 줄 리 없다. 우리가 독자개발할려고 하면 아마 방해하지 않을 까 싶다. 한국 위성발사의 원천기술도 러시아에서 온 것 아닌가. 미국은 한국의 반도체기술도 이른바 ’프렌드쇼어링‘이라는 미명으로 오히려 내놓으라고 하고 있다.
이번 북러정상회담은 군사기술적인 영역을 훨씬 뛰어 넘는다. 달나라 프로젝트는 말 할 것도 없고, 도로 및 교량연결, 물류, 인프라 나아가 경협일반까지 전방위적이다. 연해주산 천연가스는 블라디보스톡에 연결되어 있다. 그리고 제재와 전혀 무관하게 일본에도 상당량 공급되고 있다. 블라디보스톡에서 북으로 가스관을 연결하는 것은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과거 한 때 우리가 가져올려고 했던 그 망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번 정상회담의 가장 큰 이슈인 우주항공 기술협력이다. 핵잠이니 뭐 재진입기술등을 말하는 것 아니다. 과연 유엔제재를 회피해 위성발사가 가능한 어떤 기술이 있는 지 나는 모른다. 너무나 전문적이기 때문이다. 그 어떤 국제법도 ’우주의 평화적 이용‘을 북한이 해서는 안된다고 하는 그런 조항은 존재하지 않는다.
나는 이번 회담을 북한이 ’지정학적 대전환‘ 즉 신세계질서에 본격 탑승한 것으로 평가한다. 유라시아대륙판에 올라 탄 것이다. 군사협력은 포탄거래따위가 문제가 아닐 것이다. 이 분야는 그 어떤 제재도 상정하지 못한 훨씬 더 크고 넓은 데까지 전개될 지 모른다. 한반도는 더 위험해 졌고, 북한은 더 좋아 졌다. 이 모든 것을 이 정도 수준까지 가능하게 해 준 것은 윤석열정부다. 북도 여기에 고마워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