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빈천지교(貧賤之交)
내가 가난하고 천할 때 나를 친구로 대해 준 벗은 내가 부귀하게 된 뒤에도 언제까지나 잊어서는 안됨을 이르는 말이다.
貧 : 가난할 빈(貝/4)
賤 : 천할 천(貝/8)
之 : 어조사 지(丿/3)
交 : 사귈 교(亠/4)
가난하고 천할 때의 사귐이라는 뜻이다. 자신이 한없이 초라하고 보잘 것 없을 때 사귄 친구는 부귀하거나 지위가 높아져도 언제나 잊지 않는다. 또는 잊어서는 안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원래 한자는 빈천지교(貧賤之交)가 아닌 빈천지지(貧賤之知)이다. 知에 친한 친구라는 뜻이 있는데, 이를 알기 쉽게 交로 바꾸어 설명한 것으로 보인다.
한자 뜻만 보면 어렵고 가난할 때의 사귐 또는 그럴 때 사귄 친구란 의미인데, 늙어 죽을 때까지 그렇게만 살게 되지는 않는다. 그래서 어려울 때 사귄 친구를 훗날 잊어서는 안 된다는 의미를 갖게 되었다.
그런데 이런 사귐이 의외로 흔치 않다는 사실이다. 어려워진 후 옛 친구를 찾아가면 어느새 그 소문을 들었는지 만나기는커녕 전화 통화 한 번 하기 어려웠던 기억, 많은 분들이 가지고 계실 것이다. 본래 문장은 이렇다. "가난할 때 사귐을 잊어서는 안 된다(貧賤之交 不可忘 빈천지교 불가망)."
후한 광무제(光武帝) 때 신하 가운데 송홍이란 인물이 있었습니다. 그는 청렴결백할 뿐 아니라 유능하여 황제의 신임이 두터웠습니다. 그 무렵 광무제의 딸인 호양 공주가 남편을 잃고 홀로 되었습니다. 이에 광무제는 자신이 늘 보아왔던 송홍의 인물됨에 이끌려 그를 사위로 삼으려는 뜻을 품었습니다. 물론 공주 또한 그를 마음속에 두고 있었지요. 이에 두 사람은 송홍의 의사를 확인하기로 합니다.
광무제는 공주를 병풍 뒤에 숨게 한 후 송홍을 불러들여 이렇게 묻습니다. "옛말에 이르기를 고귀한 사람은 남과 사귀기 쉽고, 부유한 여자는 누구든 데려가려 한다는데, 그대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에 송홍은 이렇게 대답합니다. "어려울 때 사귄 우정은 결코 잊어서는 안 되고 조강지처(糟糠之妻)는 절대 버려서 안 된다고 생각하옵니다."
이 대답을 들은 황제는 송홍이란 인물이 부인을 버리고 공주를 택할 리가 없음을 깨닫고 공주에게도 송홍을 포기하라고 말한다. 이로부터 비롯된 표현이 바로 빈천지교(貧賤之交) 또는 빈천지교 불가망(貧賤之交 不可忘)이다.
진정한 우정은 상황과 환경에 구애받지 않는 것으로, 이는 빈천지교(貧賤之交)라는 고사성어를 통해 잘 나타난다. 빈천지교(貧賤之交)는 부와 지위에 관계없이 진정한 우정을 나누는 관계를 의미한다. 이는 가난하고 천한 상황에서도 변함없는 우정을 지키는 것을 상징한다.
빈천지교(貧賤之交)는 '가난하고 천할 때의 교우'라는 뜻으로, 형편이 어렵거나 지위가 낮을 때 맺은 진정한 우정을 의미한다. 이 성어는 부와 명예가 없을 때 함께하는 친구가 진정한 친구임을 나타내며, 이러한 관계는 가장 순수하고 견고한 우정으로 여겨진다.
빈천지교(貧賤之交)는 풍요로움이나 외적인 조건에 의존하지 않는 깊은 인간관계의 가치를 강조한다. 이 고사성어는 우리에게 진정한 우정과 인간관계의 본질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이 성어는 어려운 시기에 서로를 돕고 진심으로 의지하는 친구들 사이의 관계를 나타낸다. 빈천지교(貧賤之交)는 부나 지위가 아닌, 인간적인 정과 신뢰를 바탕으로 한 관계를 강조한다.
이 성어는 고대 중국의 문헌에서 유래했으며, 오랜 시간 동안 인간관계의 진정한 가치를 상징하는 말로 사용되어 왔다. 특히, 이 성어는 부와 명예가 사라진 후에도 변함없이 서로를 지지하는 친구들의 관계를 묘사한다.
빈천지교(貧賤之交)는 현대 사회에서도 여전히 중요한 가치를 지니며, 진정한 우정과 인간관계의 본질을 탐구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이 성어는 우리에게 어려움 속에서도 변함없는 우정의 중요성을 일깨워 준다.
이 고사성어는 부와 지위에 관계없이 진정한 우정을 나누는 관계를 의미한다. 가난하고 천한 상황에서도 변함없는 우정을 지키는 것이 빈천지교의 진정한 가치이다. 이는 우리에게 진정한 우정과 인간관계의 중요성을 일깨워 준다. 부와 명예가 아닌, 서로의 진심을 바탕으로 한 관계가 얼마나 소중한지를 보여준다.
빈천지교는 어려움 속에서도 서로를 의지하고, 함께 성장하는 관계를 상징한다. 이러한 관계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더욱 깊어지고 견고해진다. 이 성어를 통해 우리는 인간관계에서 진정한 가치가 무엇인지를 배울 수 있다. 서로의 어려움을 함께 겪으며 형성된 깊은 우정이야말로 가장 소중한 것이다.
빈천지교(貧賤之交)
빈천(貧賤)은 ‘가난하고 천함’의 뜻이고, 교(交)는 ‘사귐’의 뜻이다. 그러므로 가난하고 어려울 때의 친구는 부자가 된 뒤에도 언제까지나 잊어서는 안 된다는 뜻을 갖고 있는 말이다. 본래는 빈천지교 불가망(貧賤之交 不可忘) 조강지처 불하당(糟糠之妻 不下堂) 즉 어려울 때에 사귄 친구는 잊어서는 안 되며, 함께 고생한 아내는 소홀하게 대해서는 안 된다는 말에서 비롯되었다.
貧(빈)은 가난하다 또는 모자라다는 뜻으로 富(부)와 상대적(相對的)이다. 빈곤(貧困)이나 빈약(貧弱)처럼 쓰인다. 賤(천)은 값이 싸다 또는 신분(身分)이 낮다는 뜻으로 貴(귀)와 상대적(相對的)이다. 미천(微賤)이나 비천(卑賤)처럼 쓰이며, 동사(動詞)로는 천시(賤視)하다의 뜻이 된다. 천화(賤貨)는 싸구려 물건의 뜻도 되고, 천화이귀덕(賤貨而貴德)에서 처럼 재물(財物)을 천(賤)하게 여긴다는 뜻도 된다. 賤(천)과 貧(빈) 모두 화폐(貨幣)로 쓰였던 조개 貝(패)가 의미요소(意味要所)이다. 또 둘 다 자신을 낮추어 말하는 겸사(兼事)로도 쓰이는데, 貧(빈)은 주로 빈승(貧僧)처럼 승려(僧侶)들이 사용한다.
맹자(孟子)는 빈천부능이(貧賤不能移)이라 했다. 즉 가난하고 천해도 절조가 변치 않음을 대장부의 세 가지 조건의 하나로 지적했다. 높은 지위와 부유함은 누구나 바란다. 하지만 그것이 사람의 지혜나 덕행의 우열을 결정하지는 못한다.
지혜로움은 안분자족(安分自足; 편안한 마음으로 제 분수를 지키며 만족할 줄을 앎)에서 비롯되며 덕행은 수양과 실천에서 온다. 지혜는 귀천(貴賤)을 떨쳐버림으로써 더욱 견실해지고 덕행은 빈부(貧富)를 뛰어 넘음으로써 더욱 높아진다. 즐거움과 보람도 늘 지혜와 덕행의 편에 있다.
서한(西漢) 환관의 염철론(鹽鐵論)에 나오는 말이다. "가난하고 천할 때의 벗은 잊어서는 않되고(빈천지교불가망 貧賤之交不可忘), 같이 고생한 아내는 버리지 않는다(강지처불하당 糟糠之妻不下堂)."
후한(後漢)의 광무제(光武帝)가 끔찍이 아끼는 신하 가운데는 송홍(宋弘)을 비롯하여 신중하고 근후한 인물들이 많았다. 광무제의 누이에 호양공주(湖陽公主)라는 미망인이 있었는데 그녀는 은근히 송홍에게 호의를 가지고 있었다. 항상 말하기를 “송홍의 위풍당당한 용모와 덕에 넘치는 기품은 감히 다른 사람들이 따르지 못할 것입니다”라고 말하며 송홍을 은근히 흠모하고 있었다.
광무제는 이같은 누이의 심정을 알아 차리고 송홍에게 넌지시 이야기할 기회를 찾고 있었다. 어느 날 송홍이 입궐하여 광무제를 알현하자 광무제는 호양공주(湖陽公主)를 병풍 뒤에 숨겨 놓고 넌지시 송홍의 의사를 떠보았다. 광무제가 “사람이 부자가 되면 친구를 바꾸려 하고, 귀하게 되면 아내를 바꾸려 한다는 속담이 있는데 인정이란 과연 이런 것일까?”
송홍은 근엄한 표정을 지으면서 말하였다. “소신의 어리석은 생각으로는 가난할 때 사귄 친구는 잊어서는 안 되며, 구차하고 천할 때 고생을 같이하던 아내는 절대로 내쳐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송홍의 굽힐줄 모르는 태도에 감동한 광무제는 살짝 공주를 돌아보면서 “도저히 안되겠습니다. 단념하는 수밖에 없습니다”라고 말하였다.
조강지처(糟糠之妻)라는 말은 이 송홍의 대답에서 생겨난 말이다. 왕의 누이동생과 결혼하라는 권유를 피하기 위하여 송홍은 이 조강지처라는 말을 만들어 완곡하게 거절을 했던 것이다. 빈천지교(貧賤之交)는 불가망(不可忘)이요, 조강지처(糟糠之妻)는 불하당(不下堂)이라는 고사성어가 여기서 유래한 말이다.
현처와 조강지처는 횡사를 막는다는 말이 있다. 집안에 현처가 있으면 장부는 횡사를 만나지 않는다는 말이다. 현처란 현명한 아내이고 횡사란 예기치 않은 사고나 나쁜 일에 말려드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현명한 아내를 가진 남자는 예기치 않은 재난이나 불행한 일에 말려들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러면 집에 현명한 아내가 있으면 남편은 왜 횡사를 당하지 않는가. 그 이유는 마음에 언제나 평온함과 안정감이 깃들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만일 악처가 집에 있어서 남편이 없는 동안 무슨 일을 저지를지 모르는 상태라면 그 남편은 밖에서 안심하고 일에 열중할 수 없을 것이다. 머릿속에 약간의 불안감만 있어도 그것이 실수와 연결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는 것이다.
아침에 집을 나서는 남편에게 불평을 늘어놓고 바가지를 긁는 아내가 있다면, 그런 아내의 남편은 일을 대하는 자세가 유쾌하지 못할 것이다. 남자가 안심하고 일에 전념하기 위해서는, 역시 집에 현처가 있어야 하는 것이 하나의 필요 조건이다. 그러나 아내 쪽에만 일방적으로 현처이기를 요구하는 것은 너무 이기적이다. 아내에게 현처이기를 요구하려면 남편 쪽에서도 그만큼 도리를 다해야 한다.
이 남자의 도리 중에서조강지처불하당(糟糠之妻不下堂, 조강지처는 당하에 내려놓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조강지처(糟糠之妻)란 젊어서 가난할 때, 술지게미와 쌀겨를 함께 먹던 아내라는 뜻이다. 고생을 같이한 아내를 가리키는 말이며, 어려울 때 동고동락한 아내를 자기가 출세했다고 해서 소홀히 대하지 말라는 경구일 것이다.
▶️ 貧(가난할 빈)은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조개 패(貝; 돈, 재물)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分(분; 나누는 일)으로 이루어졌다. ❷회의문자로 貧자는 ‘가난하다’나 ‘모자라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貧자는 分(나눌 분)자와 貝(조개 패)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런데 금문에 나온 貧자를 보면 宀(집 면)자 안에 分자만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집안에 아무것도 나눌 것이 없다는 뜻이다. 금문에서는 집안에 쌀 한 톨조차 나눌 것이 없다는 뜻을 표현한 것이었다. 이후 소전에서는 貝자와 分자가 결합한 형태로 바뀌면서 나누어주고 나니 아무것도 없다는 뜻의 貧자가 되었다. 그래서 貧(빈)은 재산이 나누어져서 적어지다, 가난함 등의 뜻으로 ①가난하다 ②모자라다 ③부족(不足)하다 ④빈궁(貧窮)하다 ⑤결핍(缺乏)되다 ⑥구차(苟且)하다 ⑦천(賤)하다 ⑧품위가 없다 ⑨인색(吝嗇)하다 ⑩말이 많다 ⑪수다스럽다 ⑫가난 ⑬빈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곤할 곤(困), 다할 추(湫), 다할 극(極), 다할 진(殄), 다할 진(盡), 다할 궁(窮), 다할 갈(竭),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부유할 부(富)이다. 용례로는 가난하고 궁색하여 살기 어려움을 빈곤(貧困), 가난함과 넉넉함을 빈부(貧富), 피 속의 적혈구나 혈색소의 수가 적어지는 현상을 빈혈(貧血), 가난하고 천함을 빈천(貧賤), 가난하고 힘이 없음을 빈약(貧弱), 가난하여 궁함을 빈궁(貧窮), 가난한 백성을 빈민(貧民), 가난한 나라를 빈국(貧國), 가난한 사람을 빈자(貧者), 가난한 집을 빈가(貧家), 가난한 사회를 빈국(貧局), 가난한 농가나 농민을 빈농(貧農), 야구에서 안타를 잘 치지 못하는 것을 빈타(貧打), 가난하고 쓸쓸함을 빈한(貧寒), 가난하고 고생스러움을 빈고(貧苦), 가난한 사람이 많이 사는 고을을 빈촌(貧村), 음식이 넉넉하지 못한 부엌이라는 뜻으로 가난한 살림을 이르는 말을 빈주(貧廚), 성품이 깨끗하여 가난함을 청빈(淸貧), 천하고 가난함을 천빈(賤貧), 몹시 가난함을 극빈(極貧), 아주 가난하여 아무 것도 없음을 적빈(赤貧), 집이 가난함을 가빈(家貧), 더할 수 없는 가난을 철빈(鐵貧), 극히 가난한 사람을 구제함을 구빈(救貧), 가난하지 아니함을 불빈(不貧), 가난할수록 더욱 가난해 짐을 빈익빈(貧益貧), 가난한 사람들이 모여 살면서 이룬 거리를 빈민가(貧民街), 살림이 가난한 백성으로 된 사회의 계층을 빈민층(貧民層), 지극히 가난한 사람을 극빈자(極貧者), 넉넉한 사람의 재물을 빼앗아다가 어려운 사람을 구원하여 주는 도둑의 무리를 활빈당(活貧黨), 가난한 사람이 밝힌 등불 하나라는 뜻으로 가난 속에서도 보인 작은 성의가 부귀한 사람들의 많은 보시보다도 가치가 큼을 이르는 말을 빈자일등(貧者一燈), 내가 가난하고 천할 때 나를 친구로 대해 준 벗은 내가 부귀하게 된 뒤에도 언제까지나 잊어서는 안된다는 말을 빈천지교(貧賤之交), 가난한 몸이지만 하늘의 뜻으로 알고 도를 즐김을 일컫는 말을 빈이낙도(貧而樂道), 가난함과 부유함이나 귀함과 천함을 일컫는 말을 빈부귀천(貧富貴賤), 가난한 사람은 굽죄이는 일이 많아서 뻣뻣하지 못한 까닭에 저절로 낮은 사람처럼 된다는 말을 빈자소인(貧者小人), 빈한함이 뼈에까지 스민다는 뜻으로 매우 가난함을 일컫는 말을 빈한도골(貧寒到骨), 자기자신을 과소 평가하는 망상으로 자기가 가난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이르는 말을 빈곤망상(貧困妄想), 가난해도 세상에 대한 원망이 없음을 일컫는 말을 빈이무원(貧而無怨), 구차하고 궁색하면서도 그것에 구속되지 않고 평안하게 즐기는 마음으로 살아감을 일컫는 말을 안빈낙도(安貧樂道), 청렴결백하고 가난하게 사는 것을 옳은 것으로 여김을 일컫는 말을 청빈낙도(淸貧樂道), 가난하기가 마치 물로 씻은 듯하여 아무 것도 가진 것이 없음을 일컫는 말을 적빈여세(赤貧如洗) 등에 쓰인다.
▶️ 賤(천할 천)은 ❶형성문자로 賎(천)의 본자(本字), 贱(천)은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조개 패(貝; 돈, 재물)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同時)에 작다의 뜻을 나타내는 글자 戔(잔, 천)으로 이루어졌다. 작은 조개, 화폐(貨幣) 가치가 적은 조개의 뜻이 전(轉)하여 싸다, 천하다의 뜻으로 쓰였다. ❷회의문자로 賤자는 ‘천하다’나 ‘경멸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賤자는 貝(조개 패)자와 戔(쌓일 잔)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戔자는 여러 개의 창을 쌓아 놓은 모습을 그린 것으로 ‘쌓이다’나 ‘잔인하다’, ‘적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 賤자는 이렇게 ‘적다’라는 뜻을 가진 戔자에 貝자를 결합한 것으로 ‘돈이 적다’나 ‘값이 싸다’라는 뜻을 표현한 글자였다. 그러나 후에 사람에 비유하여 인간으로서의 가치가 매우 떨어진다는 의미에서 ‘천하다’나 ‘경멸하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賤(천)은 ①천(賤)하다 ②천히 여기다 ③경멸(輕蔑)하다 ④경시(輕視)하다 ⑤업신여기다 ⑥비열(卑劣)하다 ⑦야비(野鄙)하다(성질이나 행동이 야하고 천하다) ⑧낮다 ⑨싸다 ⑩헐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귀할 귀(貴)이다. 용례로는 업신여기어서 푸대접 함을 천대(賤待), 천하고 가난함을 천빈(賤貧), 신분이 천한 여자 종을 천비(賤婢), 천한 일에 종사하는 백성을 천민(賤民), 업신여겨 봄이나 천하게 여김을 천시(賤視), 종이나 노는계집으로서 남의 첩이 된 여자를 천첩(賤妾), 천하게 일컬음을 천칭(賤稱), 아주 싼 값을 천가(賤價), 비천한 직업을 천직(賤職), 천한 몸이라는 뜻으로 자기를 낮추어 이르는 말을 천신(賤身), 자기 첩의 일컬음 또는 자기의 가족을 겸손하여 일컫는 말을 천솔(賤率), 천한 몸이 태어 났다는 뜻으로 자기의 생일을 낮추어 이르는 말을 천강(賤降), 천한 몸이 앓는 병이라는 뜻으로 자기의 병을 겸손하게 이르는 말을 천양(賤恙), 가난하고 천함을 빈천(貧賤), 부귀와 빈천 또는 귀한 사람과 천한 사람을 귀천(貴賤), 지체나 지위 등이 더할 나위 없이 천함 또는 너무 흔해서 귀한 것이 없음을 지천(至賤), 지체가 낮고 천함을 비천(卑賤), 하찮고 천함을 미천(微賤), 곡식이 많아서 값이 싸다는 말을 곡천(穀賤), 천민의 신분을 벗고 평민이 되거나 되게 함을 면천(免賤), 지위의 높고 낮음과 신분의 귀하고 천함을 이르는 말을 존비귀천(尊卑貴賤), 타고 난 재질이 변변치 못하고 신분이 천함을 이르는 말을 질루신천(質陋身賤), 고니를 귀히 여기고 닭을 천하게 여긴다는 뜻으로 먼 데 것을 귀하게 여기고 가까운 데 것을 천하게 여기는 것이 인지상정이라는 말을 귀곡천계(貴鵠賤鷄), 귀를 귀하게 여기고 눈을 천하게 여긴다는 뜻으로 먼 곳에 있는 것을 괜찮게 여기고 가까운 것을 나쁘게 여김을 이르는 말을 귀이천목(貴耳賤目), 내가 가난하고 천할 때 나를 친구로 대해 준 벗은 내가 부귀하게 된 뒤에도 언제까지나 잊어서는 안된다는 말을 빈천지교(貧賤之交), 신분이나 지위의 귀함과 천함과 높음과 낮음을 이르는 말을 귀천상하(貴賤上下), 자기 것은 천하게 여기고 남의 것은 높이 받듦을 이르는 말을 자천타배(自賤他拜) 등에 쓰인다.
▶️ 之(갈 지/어조사 지)는 ❶상형문자로 㞢(지)는 고자(古字)이다. 대지에서 풀이 자라는 모양으로 전(轉)하여 간다는 뜻이 되었다. 음(音)을 빌어 대명사(代名詞)나 어조사(語助辭)로 차용(借用)한다. ❷상형문자로 之자는 ‘가다’나 ‘~의’, ‘~에’와 같은 뜻으로 쓰이는 글자이다. 之자는 사람의 발을 그린 것이다. 之자의 갑골문을 보면 발을 뜻하는 止(발 지)자가 그려져 있었다. 그리고 발아래에는 획이 하나 그어져 있었는데, 이것은 발이 움직이는 지점을 뜻하는 것이다. 그래서 之자의 본래 의미는 ‘가다’나 ‘도착하다’였다. 다만 지금은 止자나 去(갈 거)자가 ‘가다’라는 뜻으로 쓰이고 之자는 주로 문장을 연결하는 어조사 역할만을 하고 있다. 그래서 之(지)는 ①가다 ②영향을 끼치다 ③쓰다, 사용하다 ④이르다(어떤 장소나 시간에 닿다), 도달하다 ⑤어조사 ⑥가, 이(是) ⑦~의 ⑧에, ~에 있어서 ⑨와, ~과 ⑩이에, 이곳에⑪을 ⑫그리고 ⑬만일, 만약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이 아이라는 지자(之子), 之자 모양으로 꼬불꼬불한 치받잇 길을 지자로(之字路), 다음이나 버금을 지차(之次), 풍수 지리에서 내룡이 입수하려는 데서 꾸불거리는 현상을 지현(之玄), 딸이 시집가는 일을 지자우귀(之子于歸), 남쪽으로도 가고 북쪽으로도 간다 즉, 어떤 일에 주견이 없이 갈팡질팡 함을 이르는 지남지북(之南之北) 등에 쓰인다.
▶️ 交(사귈 교)는 ❶상형문자로 䢒(교)는 동자(同字)이다. 사람의 종아리가 교차해 있는 모양을 본뜬 글자이다. 이 글자에서 咬(교; 씹다), 絞(교; 묶다), 校(교; 학교) 등의 글자가 되었다. ❷상형문자로 交자는 ‘사귀다’나 ‘교제하다’, ‘엇갈리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交자는 亠(돼지해머리 두)자가 부수로 지정되어 있지만, 돼지머리와는 아무 관계가 없다. 交자는 다리를 꼬고 있는 사람을 그린 것이기 때문이다. 交자의 갑골문을 보면 양다리를 꼬고 앉은 사람이 그려져 있었다. 交자는 이렇게 다리를 꼬고 앉아있는 사람을 그려 ‘엇갈리다’나 ‘교차하다’라는 뜻을 표현한 글자이다. 그래서 交(교)는 ①사귀다, 교제하다 ②오고 가다 ③주고 받다, 바꾸다 ④인접(隣接)하다, 서로 맞대다 ⑤엇걸리다 ⑥맡기다 7넘기다, 건네다 ⑧내다, 제출하다 ⑨섞이다, 교차하다 ⑩성교하다, 교배하다 ⑪되다, 도래하다 ⑫임무를 마치고 보고하다 ⑬교제(交際), 우정(友情) ⑭벗, 친구(親舊), 동무 ⑮무역(貿易), 거래(去來), 흥정 ⑯서로, 상호(相互) ⑰곤두박질, 공중제비 ⑱옷깃 ⑲일제히, 동시에, 함께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서로 번갈아 드는 사람 또는 그 일을 교대(交代), 통신을 주고 받음을 교신(交信), 2개 이상의 선상의 것이 한 곳에서 마주치는 것을 교차(交叉), 암수 양성의 교접을 교미(交尾), 다른 종류의 암수의 배합을 교배(交配), 벗을 사귐 또는 친구와 교제함을 교우(交友), 섞어 합함을 교합(交合), 서로 맞붙어 싸움을 교전(交戰), 서로 바꿈을 교환(交換), 서로 물건을 사고 팔아 바꿈을 교역(交易), 자리나 역할 따위를 다른 사람 또는 다른 것과 바꿈을 교체(交替), 서로 주고 받음을 교류(交流), 일을 이루기 위하여 서로 의논함을 교섭(交涉), 막힘이 없이 서로 오가는 일을 교통(交通), 서로 사귀어 왕래함을 교유(交遊), 서로서로 어우러져서 뒤섞임을 교잡(交雜), 사귀어 담박하기가 물과 같다는 교담여수(交淡如水), 벗을 사귐에 신의로써 사귐을 교우이신(交友以信), 벗을 사귀는 도리를 교우지도(交友之道), 벗을 사귈 때에는 서로가 분에 맞는 사람끼리 사귀어야 함을 교우투분(交友投分), 사귄 지는 오래지 않으나 서로 심중을 털어놓고 이야기 한다는 교천언심(交淺言深)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