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혀먹으면 별 맛도 없는 게 꼴뚜기다.
또 크기가 작고 육질이 연해 오징어나 낙지보다 빨리 상한다.
그런데 꼴뚜기 무침을 먹고 나면 얘기가 달라진다.
보드라우면서도 찐득하게 씹히는 식감과 육즙은 그 어느 젓갈에서도 느껴보지 못했다.
꼴뚜기를 통째로 무치다보니 몸통과 대가리 다리에서 나는 다양한 맛과 질감은 풍요롭기만 하다.
채로 썬 몸통위주의 오징어젓갈의 단조로움과는 맛과 재미에서 확연한 비교가 된다.
작다고 무시할 게 못되는 게 꼴뚜기다.
해산물 무침은 보통 초장으로 새콤달콤하게 무치기 마련이다. 전라도에서는 예외가 있는데 바로 굴과 꼴뚜기이다.
싱싱한 굴에 무와 당근을 얇게 사각 썰기해서 갖은 양념에 짭짭하게 버무리는 굴무침은 어리굴젓 이상이다.
무와 굴은 음식궁합도 잘 맞으니 굴 위주의 어리굴젓에 비하면 영양학적으로도 뒤떨어지지 않는다.
다만 어리굴젓에 비해 감칠맛이 떨어지지만, 갖은 양념에 어우러진 굴의 풍미와 식감은 더 뛰어나니 크게 아쉽지는 않다.
꼴뚜기무침도 굴무침에 뒤지지 않는 밥도둑이다. 굳이 젓갈이라 표현하지 않고 무침이라 하는 건
생꼴뚜기를 즉석에서 무쳐먹었기 때문이다. 물론 양념해서 사나흘 뒤에 먹으면 감칠맛이 상승하고
염장해서 먹는 젓갈 꼴뚜기도 있다. 꼴뚜기젓갈 담그는 법을 찾아봤더니 염장해서
두세 달 푹 삭힌 다음에 그때그때 일정량을 양념에 무쳐먹는다고 나온다.
얼마 전 모 블로그에서 본 꼴뚜기 젓갈을 보고 쓰러지고 말았다.
그나마 다행인건 시장에 나갔더니 생물꼴뚜기가 나와 있잖은가.
당장에 한근에 4천원주고 구입했다.
이번엔 즉석무침이 아니라 젓갈을 담글 참이다.
생물 꼴뚜기
염장 3일 후 상태
갖은 양념을 해서 버무리면 꼴뚜기젓갈이 완성된다
양념에 버무렸다
소금물로 씻은 꼴뚜기를 소금을 뿌려 냉장고에 3일 동안 보관했다.
이것을 물로 씻어 채에 놓아두고 물기를 뺐다. 다진마늘, 잘게 썬 파, 다진 생강, 통깨, 매운고추, 고춧가루,
고추장 약간, 설탕약간으로 젓갈양념을 만들어 꼴뚜기와 버무렸다.
생꼴뚜기 무침에서 느껴지는 특유의 식감은 줄어들었지만 숙성에 의한 맛은 증가되었다.
꼴뚜기는 특유의 식감이 맛의 반이라는 걸 감안하면 두세 달 숙성할 필요 뭐 있을까 싶다.
그건 이미 꼴뚜기의 특성을 대부분 잃어버린 거나 마찬가지니 말이다.
김치를 담그는데 있어 없어서는 안 될 젓갈, 김치가 한국의 대표 음식인 걸 감안하면
젓갈이야 말로 우리 '식의 근본' 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갈수록 젓갈은 외면 받고 있는 실정이다.
지나친 염도는 짠 음식을 멀리하는 식탁의 변화로 인해 어쩔 수 없다.
문제는 색소와 과도한 MSG 첨가이다. 젓갈은 숙성하면서 절로 감칠맛이 풍부해지기 마련인데,
굳이 화학조미료까지 첨가할 필요가 있을까 싶다. 내가 직접 만든 꼴뚜기젓갈은 이런 모든 문제에서 자유롭다.
음식을 믿고 먹을 수 있다면 없던 맛도 생긴다. 자꾸만 냉장고에 든 꼴뚜기젓갈이 땡긴다.
(2008.6.8 맛객& 맛있는 인생)
자~ 이제 감칠맛나게 먹겠습니다. 꿀꺽!
** 맛짱 님 글입니다.
<꼴뚜기 젓갈무침 만들기>--------------------------------------------------
요 리 명 : 입맛 돋우는 밥귀신 꼴뚜기 젓갈 무침
요리재료 :
꼴뚜기 2kg
고춧가루 1컵 + 물 1컵 (1일 숙성)
홍고추, 청고추, 마늘10~13쪽, 양파 1
설탕3큰술, 매실청1큰술, 식초2큰술, 청주1큰술
깨소금, 발효시킨 함초 (짠맛이 더 필요할 때)
습도는 높고 후덥지근한 날씨에
불 켜고 조리하기 힘드시죠?
나른한 점심시간, 간편하게 시원하고 후다닥 먹어도
한 그릇 먹은 듯 개운하고 든든하게 !
이런 날 꼴뚜기 젓갈 무침과 함께라면 행복해요 ♡
찬밥에 물 말아서 하나 척 ! 걸쳐 먹어도 좋고
따뜻한 밥에 슥슥 비벼서 한 입 크게 물어도 좋고 ~
아아, 생각만 해도 군침 도네요 ^^
태안의 농가맛집 곰섬나루에서 배운 꼴뚜기젓갈무침 !!
간단하게 양념하여 맛있게 ~ 드세요 !!
초록뚜껑엔 발효시킨 함초, 빨강뚜껑에는 매실청이 들어있어요
무친 후에 짠맛을 더 내고 싶다면 함초를 살짝 넣어주세요 ^^
양파와 고추, 마늘의 기본 손질을 마치고,
고춧가루 1컵과 물 1컵을 섞어 하루 전에 만들어두면 좋아요
기본 손질을 마친 마늘과 양파 고추를 썰어줍니다
( 구입한 젓갈을 물에 헹구거나 씻지 마세요 ^^ )
마늘은 얇게 저며 주고 고추도 송송 썰어주세요 ~
양파도 ~ 입맛에 맞게 송송송
꼴뚜기 젓갈에 손질한 야채들을 넣고
설탕과 매실청, 식초, 청주도 넣어주세요.
그릇에 남은 것도 샥샥 ~
깨소금도 솔솔 뿌려서 먼저 살살 섞어줍니다.
간단히 섞어준 후에
하루 전에 만들어둔 양념장을 골고루 부어 섞어! 섞어! 주세요 ~
자자 !! 어느덧 완성 ~
통에 담아두고 맛있게 !! 드세요 ^----------^
첫댓글 아무리 읽어도 나에게는 그림에 떡입니다.
꼴뚜기 젓갈무침에 침만 삼키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문어가 본처면 꼴뚜기는 첩이라카네그래도 꼴뚜기 맛만 좋으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