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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 전경. /삼성전자 제공
미국의 조치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일정 조건만 지키면 향후 10년간 안정적으로 중국 내 공장을 운영할 수 있게 됐다. 한국 반도체 산업으로선 한숨 돌리고 10년의 시간을 벌게 된 셈이다. 그러나 미국의 중국 봉쇄 정책이 끝나지 않는 한 ‘중국 리스크’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 반도체 종주국 미국은 원천기술 보유국이며, 반도체 설계와 제조 장비 면에서 압도적 경쟁력을 갖고 있다. 이런 미국이 중국을 배제하고 반도체 생태계를 새로 짜겠다고 나선 이상 중국이 최대 수출 시장인 한국 반도체도 전략을 수정할 수밖에 없다. ‘탈(脫) 중국’이 피할 수 없는 과제가 된 것이다.
미국은 삼성전자, 대만 TSMC 등을 끌어들여 미국 내 반도체 생산 라인을 대거 신설토록 유도하고 있다. 미 정부는 국립 반도체 기술센터를 만들어 차세대 기술을 개발하고 차세대 노광 장비에서 신소재 개발, 양자 정보통신까지 향후 반도체 산업을 이끌 새로운 표준을 만들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반도체 패권을 확실히 쥐겠다는 것이다. 미국이 이런 차세대 반도체를 한국 기업의 중국 공장에서 생산하게 허용할지는 의문이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중국 공장에 33조원, 35조원씩을 투자했다. 미국의 반도체 제조 장비 수출금지 조치로 중국 반도체 기업의 기술 수준은 당분간 제자리걸음을 할 수밖에 없다. 중국이 필요로 하는 첨단 반도체는 한국 기업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 기회에 한국 반도체 기업들은 신규 투자를 한국과 미국에 집중하면서 미국이 주도할 차세대 반도체 기술 협력 플랫폼에 적극적으로 올라타야 한다. 미국 중심 차세대 반도체 기술, 표준 개발에 한국의 기여도를 높여야 발언권이 커지고, 기술 협력 파트너로 존중받을 수 있다. 일단 그럴 시간은 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