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많이 기다리셨을 줄 믿습니다요(?)
ㅋㅋ
민똥이의 전국모임 후기 그 두 번째
(글고 오늘부터 민뇽이의 아뒤는 민똥으로 바꾸기로 합니다. 다들 그리
생각하는데 홀로 끝까지 우기기도 그렇고, 뭐 또 생각해보면 그리 나쁘
지도 않고...거시기 해서리...앞으로 자주 애(愛)용해 주시기만 하셔요^^@)
부제 : 아직도 나시2벌, 바지2벌 남았는데...
아침 6시
어제 맞추어 논 내 휴대폰 알림 소리에 깜짝 놀라 일어나는 실시리 언
니 덕(?)에 잠을 깼다. 째즈님이 아녔다면...누가 썼을지도 모르는 찝찌
브리한 여관방 이불 속에서 온 몸을 스물스물 기어다니는 벼룩
을 '틱' '틱' 잡으며 일어났을지도 모르는데 어제까지도 째즈님 여동생
님이 덮고 잤을 푹신하고도 포근한 이불 속에서 상쾌한 아침을 맞으니
아무래도 오늘 큰거 (?)하나 터트릴 것만 같았다.
어제부터 울 나라에서 젤로 크다는 탁장에 가서도 공 한번 쳐 보지 못하
고 온 것이 밤새 가슴속에 한(恨)이 된지라 서둘러 탁장으로 가기 위해
떠지지 않는 눈이지만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우리 떼거지들의 잠자리
를 위해 집에서 쫓겨나신 것도 모자라 또 아침 준비를 위해 다시 새벽 5
시에 불려오신 째즈님 여동생님... 째즈님네 거실에 걸린 사진에서 절대
로 예사스럽지 않은 패션감각을 가지신 분임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째즈님 어머님(다들 아시죠? 자신의 이름을 걸고 하는 미용실은 그만큼
자신 있지 않으면 못한다는 사실...째즈님! 어머님 모자 너무 멋졌다고
꼭 전해 주십시오!)...두분이서 우리의 아침을 위해 고생하고 계셨다.
뭐라도 도와드리고 싶었으나 우찌나 뻘쭘시러운지... 엊저녁 포도와
묵, 떡에 대한 우리의 1차 습격도 그리 만만치는 않았는데 염치도 없이
오늘 아침 또 우리 떼거지들은 째즈님이 우리들에 대한 '따랑' 하나만으
로 밤새 핏물을 뺐다는 돼지고기 10근을 2차 습격해 완전히 거덜을 내
버렸다. 진정으로 고맙고 감사한 마음을 어케 전한다는 것이 그만...
"담에 또 오겠습니다." (자수하십쇼! 누가 그랬는지...)
여전히 우리가 첨에 들어설 때와 마찬가지로 변함 없이 인자한 모습으
로 웃고 계셨지만 떼거지의 일원인 나도 뜨끔했는데 하물며 어머님이
야...
8시 탁장으로 출발했다.
세느강님이 운전대를 잡았다. 오랜 경륜에서 저절로 배나오는 스무드한
운전...기분 좋을 정도로 불어오는 시원스런 바람...맑고 청명한 날
씨...대충 때려잡고 맞다고 무조건 우기고 아니라고 실겡이 벌이는 어제
의 어수선하고 산만한 분위기가 아닌 의심할 여지없이 박학다식함이 묻
어나는 거리안내 멘트...그 속에 편안하게 앉아 있으니 한순간 마치 효
도관광(?)을 나온 듯 했다. 어제 트릭님 덕에 2시간 30분 동안 2박3일
수학여행 코스를 다 돌아보았건만 대체 뭘 보았는지 알 수 없었는데 짧
고 굵은 세느강님의 서울 안내로 국회의사당, 올림픽공원, 남산타워, 63
빌딩(아참! 아시나요? 63빌딩이 지상60층, 지하3층으로 이뤄져 있다는
사실...) 등등을 잘 볼 수 있었다.
9시...
드뎌 코리아 탁장 다이에서 실시리 언니와 공을 맞춰 볼 수 있었다.
아자! 아자! 파이팅! 민똥이!
조금 있으니 내 파이팅 상대인 메롱이가 왔다.
메롱이에게 1승을 위한 나의 물밑 작업이 이뤄졌다.
'이번에 져주면 담번엔 내가 져줄게' 꼬시기도 했다가 '져주면 밥 사주
지' 얼르기도 했다가 '안져주면 앞으로 내내 괴롭힐꼬야' 협박도 했지
만 메롱이는 꿋꿋했다.
"에이, 그리 안해도 누나가 이겨요.."
하면서 메롱이는 실실 웃고 있었지만 아무래도 불안했다.
10시30분
다움님들 모두 8조로 나누어 한 줄로 맞추어 앉았다.
다움님들의 친목도모를 위해 개인전에 앞서 단체전부터 하게 되었다. 지
역을 구분하지 않고 모두 섞어 조를 나누었지만 서울/경기 님들이 대부
분을 차지했다. 주황색 물결인 광주/전남분도 많았다. 각 지역별로 회
원 소개가 있었다. 서울/경기님들 부터 하게 되었는데 지역장님이 회원
각자에게 각자의 소개를 맡겼다. 헐~ 순간 회원님들의 소개는 건성으로
들리고 내 소개는 어케할까 고민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다행히 믿음직
한 세느강님은 우리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고맙게도 직접 우리를 일일
이 소개해 주셨다.('꿈나무를~ 하고 있는' 이 멘트만 빼고^^&) 난 무크
와 한 조로 6조가 되었다. 아는 사람 없이 뻘쭘할 뻔 했는데 다행이었
다.
단체전 오다를 짰다. 단식을 하고 싶었으나 척 봐도 별 기대를 할 수 없
었던지 광주/전남의 등소평님과 복식을 묶어 주셨다. 화장실 가서 거울
보고 '잘하자...홧팅!' 마인드 컨트롤하고 오니 등소평님이 겜 시작한다
고 날 막 애타게 찾고 있었다. 미안하고 급한 마음으로 다이에 섰다. 여
태 컨트롤 한 마인드는 한순간 다 날아가 버렸다. 장구니님과 아뒤를 기
억할 수 없는 님이 다이 앞에 서 계셨다. 핸디를 무려 5개나 접었다. 그
러나... 졌다.! 내가 좀 더 자신 있게 잘 했으면 더 잘 될 수도 있었는
데 등소평님께 미안했다. 그렇지만 다행히 울 팀이 잘해서 담 경기를
할 수 있게 되었다. 담에도 또 핸디를 5개 접어야 하는 고수팀이랑 붙
게 됐다. 여전히 자신 없는 플레이로 2 : 0 으로 지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보도 듣도 못한 상대편의 강 서브에 '에라 모르겠다.' 엉겹결에
갖다 댄 라켓이 우연찮게 잘 들어가고 있었다. 당근히 못 받을 것이라
예상했던 서브가 어설프게 맞아 들어오니 상대편도 놀랐던지 3구에서 자
꾸 실패를 하고 있었다. '어랏! 요것봐라! 왠일? 허참...이리 하니 들어
가네...ㅋㅋ' 자신감이 잼씩 생기면서 서브받기와 컷트깎기에 과감한 플
레이가 나왔다. 그리하여 마침내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2셋트를
연달아 따냈던 것이다. 등소평님의 "아자, 홧팅" 소리가 점점 커질수록
상대편은 흔들리고 있었다. 셋트 2 : 2, 스코어 9 : 1로 이기고 있었
다. 상대편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이미 등소평님의 홧팅 소리는 탁
장을 들썩일 정도로 커져 있었고 아직 겜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나 또한
얼굴에 '어쩌면 이길 수도 있겠구나' 승리의 기대감이 벌써 나타나 있었
다. 그러나 여기서 초보자와 실력자의 차이가 드러나는 법...자신의 플
레이에 자신이 없는 우리들은 한방으로 빨리 끝내고 싶은 생각에 어깨
에 힘이 들어가고 어떤 공인지 제대로 보지도 않고 무조건 팔을 휘둘러
대 몇 개는 네트에 처박히고 또 몇 개는 공중으로 붕붕 떠다니고 있었
다. 결국 마지막 셋트 스코어 10 : 10 듀스로 역전을 허용하고 나의 서
브받기 행운도 끝났던지 마지막 상대편 서브를 다이 저 멀리 보내버림으
로써 우리의 '일장춘몽' 은 끝이 나 버렸다. 어차피 우리 조에서 우린
이기면 좋고 지도 괜찮은 떨거지 팀이었기에 별 부담은 없었다. 그런데
조금 뒤에 보니 우리 팀이 이겼더라면 우리 6조가 담 경기로 진출할 수
있는 변수가 될 수도 있었던 아쉬운 경기였다.(그러길래 첨부터 좀 관심
을 가져주시죠. 핏! ^^&) 아까웠지만 단체전, 그리고 복식이었기에 맘
을 쉽게 접을 수는 있었다. 그때까지만도 나의 관심은 오직 메롱이와의
개인 단식이었기에...
1시경...
단체전에서 미리 떨어진 조부터 점심을 먹었다. 조별로 옹기종기 모여
앉아 콩나물, 김치, 소고기국밥으로 맛있게 허기진 배를 채웠다. 단체전
보다 개인전을 먼저 한 작년과는 달리 전국 다움님들의 친목을 도모키
위해 단체전부터 하기로 한 이번 전국모임은 어떤 님의 아이디어였는지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정말 멋진 생각인 듯 했다. 등소평님은 계속 아
까의 경기가 아쉬웠는지 밥 먹는 내내 2 ; 2, 9 : 1에서 역전 당한 것
을 얘기하고 계셨다.
첨에는
"어구! 어케요.. 그래! 이겼으면 좋았을걸.. 아쉽네요" 이랬던 분들이
한 두 번 반복되니까
"아참! 그만혀요! 그래 2 ; 2, 9 : 1에서 역전 당한 것이 뭔 자랑이라
꼬...계속 얘기헌대요?" 이렇게 변하셨다. ('헐~ 얘기 안하고 밥만 먹
고 있길 잘했쥐! 히히..')
고양이와 드가님이 든 4조가 단체전 우승을 했다.
고양이는 빽드라이브로 전국무대의 새로운 별로 뜨기 시작했다.
여기저기서
"고양이~ 고양이~"
를 외쳐댔다.
심지어는 6부로 출전한 실력까지 의심받았다.
"아니, 빽 드라이브까지 하는 넘이 뭔 6부래요? 4부지.. ㅠㅠ"
같이 6부로 출전한 나...
쓰라렸지만 한솥밥 먹는 처지라 항변해 주었다.
"아니래요! 탁구 시작한지 6개월밖에 안댔더래요...원래 고양이가 감각
이 있더래요.." 라고 말이다.
점심을 다 먹고 이벤트가 있었다. 이벤트 한개가 시작될 때마다 장내를
집중시키기 위한 장구니님의 애처로운 몸부림이 계속 되었다.(참~지지리
도 말 안 듣는다...장구니님 고생 많으셨습니다.^^& 진짜루..)
첫 번째는 각 조가 한 줄로 두 발을 모으고 앞으로 서서 라켓으로 공을
전달하여 맨 뒤에 있는 상자에 공을 젤 많이 넣는 조가 이기는 겜이었
다. 이 겜은 두 조가 한 팀이 돼서 하게 됐는데 우리 6조는 8조랑 한 팀
이 됐다. 단체전에서 파이팅 상대로 서로 죽을똥 살똥 샵하던 8조랑 언
제부터 아군이었다고 금새 우리의 전략을 갈차주며 잘하자고 격려했다.
(우리 경남/창원님들만 성격 좋은(?) 줄 알았더니 이 박쥐 식 좋은 성격
은 전국 다움님들의 전유물인 듯...^^&) 여하튼 우리는 부가 높은 사람
을 부가 낮은 사람 속에 한 명씩 끼워 넣으면서 상대편 조를 큰 차이로
이겼다. 첫 출전한 광주/전남에 푸우님이 맨 앞에 서시고 아뒤가 기억나
지 않지만 내 앞 뒤로 잘하시는 분들이 서셨는데 한 개의 공 떨어뜨림
도 허용하지 않는 환상의 플레이를 펼쳤다. 내 앞 뒤로 잘하시는 분이
나의 모자란 부분을 보완해 주신 것도 모르고 그 당시는 내가 잘해서
잘 한 줄 굳게(?) 믿고 좋아라 했다. 내 앞에 분은 겜이 끝난 뒤 자신
의 라바에 공을 묻혀 끌어 올렸는데 1미터 이상 공중으로 들어 올렸는데
도 공은 라바에 본드 붙인 마냥 딱 붙어 떨어지질 않았다.(이러니 안 이
길 수 있남?) 담으로 결승전을 했는데 역시나 4조가 들어있는 팀이랑 붙
게 되었다. 우리 겜이 끝나고 쉴 때 잠시 봤지만 그 팀도 하는 것이 완
전 장난이 아녔다. 그렇지만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에 불 타 의욕적으
로 겜에 임했다. 하지만 오늘의 행운의 여신은 아마 4조에게 손을 들어
주는 것 같았다. 8개 차이로 안타깝게 지고 말았다.
두 번째는 다이를 8-10개 정도 붙여 이어 놓고 14명의 사람들이 다이 앞
에 바짝 붙어 서서 겜을 하는 것이었다. 서브는 반드시 6부에 속한 사람
이 한 다이를 넘어서 들어가야 하고 공격은 공격하는 손 반대 발이 떨어
지지 않게 해야 했다. 한 조에 인원이 16명인데 이 겜은 14명만 필요했
기 때문에 나와 등소평님이 떨거지게 되었다. 헐~ 6부만 서브를 넣을
수 있다길래 바짝 긴장하며 '잘 해야쥐! 이번엔 아까의 실수를 만회하
여 팀에 꼭 보탬이 되야쥐!' 하고 있던 나는 많이 민망했다. (^~^) 정중
히 "민뇽님은 이번 겜은 빠져 주세요" 하는데 "아~ 예~"했다. 우리 6조
에는 무크가 서브를 넣게 됐다. 비록 민망함을 안겨주긴 했지만 우리 조
였기에 열씨미 응원했다. 잘했는데 우리 조 조장이 넘 잘하고 싶은 마음
에 성급히 공을 받아 실수를 많이 했다. 그런 겜은 첨이었기에 모두들
초반에는 신기해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였으나 후반으로 갈수록 점점 살
벌해져 갔다. 말썽의 소지가 있어 잠시 씨끌벅쩌구리 했지만 장구니님
이 와서 모두 진압(?)했다. '겜은 겜인데...' 다행히 좋은 사람들이 모
인 다움님들이라 그런지 모두 장구니님의 말에 복종했다. 결국 우리팀
결과는??? 졌다꼬나 할까...히히..(괜찮아! 괜찮아! 그러기에 날 넣었어
야쥐잉~)
3시경 기다리고 기다리던 개인 단식이 시작되었다.
메롱이랑 잠시 연습구를 치고 있으니 이미 부전승으로 올라가 있는 하얀
고래(아듸가 맞남?)님이 오셔서 심판 좌석에 앉았다. 드디어 시작되었
다. 바짝 긴장했다.
'제발, 잘하자!!! 홧팅! 민뇽'
신중히 첫 서브를 넣었다.
첫 구...
멋지게 드갔다.
그러나
더 멋지게 다시 내 다이로 들어왔다.
허무했다.
'헐~이게 아닌데...'
메롱이 얼굴을 쳐다봤다.
이미 메롱이 얼굴은 장난기 그득한 메롱이 얼굴이 아니었다. 진지했다.
'나도 할 수 있어... 다시 홧팅! 민뇽'
솔직히 그 뒤는 경기가 어케 됐는지 잘 기억이 나질 않는다.
열심히 한다고 했지만 이미 경기는 대세가 기울고 있었다.
나의 컷 스트로우가 몇 개 잘 드가기도 했지만 메롱이도 수비가 좋았다.
그리고 내 컷 스트로우는 항상 방향과 강도, 위치가 정해져 있었으나 메
롱이의 컷 스트로우는 양방향 자유자제였고 어떤 때는 어설프게 삐식이
들어오다가 또 어떤 때는 강하게 야물딱지게 들어왔다. 위치도 어떤 건
네트앞에 떨졌다가 또 다른 건 네트 끄티에 맞았다.
이미 셋트는 2 : 0
진지하게 최선을 다했는데 왜 이렇게 되는지 속상했다.
전국 모임을 위해 연습을 매 해서 아직도 내 어깨에선 실시리 언니가
올 아침에 새로 붙여준 파스냄새가 진동을 하는데...
셋트가 3세트로 가고 있는데 메롱이와 나 그리고 심판...
누구하나 입을 여는 사람이 없었다.
침묵 속에 오직 탁구공만 왔다갔다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공격 들어온 공을 주러가면서 건너편서 겜을 하고 계신 째즈님
의 "6조 홧팅!"(째즈님! 흰 손수건 응원이 뭐예요? 나한텐 그거 왜 안혀
줘요? 혹 알아요? 그거 해 줬음 이겼을란지...^^!) 응원 소리를 듣고 잠
시 얼굴을 풀곤 했다.
그래도 어케하다보니 그 셋트는 땄다.
잠시
'이렇게 줄 순 없다.'
새로운 의욕이 생겼다.
그러나 현실은 냉정했다.
4세트에서 결국은 무릎을 꿇고 말았다.
눈물이 핑 돌았다.
"잘했다. 메롱! 잘쳤어"
말로는 이렇게 얘기 하긴 했지만 메롱이의 얼굴을 제대로 쳐다보지 않았
다.
어디 구석에 가서 펑펑 울고 싶었다.
그렇지만 연이어 있는 하얀고래님과 메롱이의 겜 심판 때문에 자리를
뜰 수도 없었다.
하얀고래님과 메롱이의 겜...
보고 있긴 했지만 눈에 들어오진 않았다.
머리 속이 멍했다.
정말 이제 탁구고 뭐고 다 그만두고 싶었다.
이제 6개월 밖에 안 한 고양이와 메롱이...
아무리 남자가 감각이 다르다곤 해도 나름대로 탁구에 목숨 걸고 산지
가 언 1년 6개월이 다 되가는데...
밥 먹고, 직장 가는 것 외엔 이것 밖에 생각 안하는데...
하루의 모든 일과가 탁구가 중심이 되어 움직이는데...
너무했다.
차라리 1년 6개월이나 됐다고 말하지나 말 것을...
이럴 줄 알았으면 유일하게 이기는 메롱이와 붙게 되었다고 자랑이나 하
지 말 것을...
많은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그러다가 메롱이랑 눈이 마주쳤다.
나의 굳은 얼굴에 메롱이가 부담이 됐던지 경기를 힘없이 하고 있었다.
순간 퍼뜩 이래선 안되겠다 싶었다.
"야~ 정신 바짝 차리고 제대로 해"
메롱이에게 소리쳤다.
그제서야 메롱이의 눈을 제대로 쳐다 볼 수 있었다.
빨리 털어버려야겠다고 맘 먹었다.
(그 뒤에 민똥의 심경은 더 자세히 안 적을랍니다. ^^&)
여하튼 메롱은 하얀고래님을 이기고 4강에 진출했다.
4강에 경남/창원 팀중 나만 빠지고 무크, 메롱이, 도둑고양이가 다 오르
게 되었다.
무크와 부산분인지 모르겠지만 하여튼 어떤 님과 붙게 됐다.
난 무크를 응원했다. 첫승 좌절의 아픔을 떨쳐버릴 심산으로...평소보
다 더 오바해서 응원했다.
"앗싸! 무크 파이팅!"
무크는 평소보다 잘했다. 상대편도 잘하는 분이었는데 무크는 침착하게
잘 받다가 틈이 나면 바로 공격 드갔다.
3:1로 우리의 무크가 이겼다.
담에는 메롱이와 도둑고양이의 겜이었다.
난 잠시 고민타가 메롱이를 응원하기로 했다.
왜?
그래야 내가 메롱이에게 진 게 덜 쪽발리니까... 6부 우승자에게 졌다
고 해야 그나마 덜...
ㅠㅠ
메롱이도 잘했지만 오늘은 고양이가 더 잘했다. 첨부터 느꼈던 거지만
고양이의 빽 드라이브는 멋졌다. 전국모임에서 뜰만 했다. 메롱이는 여
태껏 내가 본 것 중에 최고로 진지한 모습으로 임했지만 여전히 자신의
플레이의 자신이 없었다. 충분히 자신있게 과감한 플레이를 펼치면 이
길 승산도 있는데...우찌됐던 메롱이는 양이한테 지뿌렸다.(열심히 응원
하고 있는 이 누나에게 니가 "누나, 쪽팔려요, 그만해요!" 혔기 때문이
여... 알어? 이 누나의 수훈도 모르고...짜석!)
마지막으로 6부 결승!
무크와 고양이
이미 단체전과 이벤트 Ⅰ, Ⅱ에서 이긴 고양이와 드가님의 4조는 1등을
하여 올라가기 전부터 노리던 라바를 받게 되어 있었기 때문에 4조에 대
한 다른 조의 원망(?)은 대단했다. 나 또한 마찬가지...더군다나 무크
는 우리조...난 또 당연히 무크를 응원했다.
"4조 타도! 무크 파이팅!"
죄송한 말이지만 솔직허게 이 샵은 다 안 봤다. 갑자기 또 여까지 와서
1승도 못한 좌절의 아픔이 가슴속을 후미고 들어왔기 때문에...
(전국 모임을 안 간 넘들을 위해 결과를 말씀드리자면 무크가 이겼댑니
다. 무크가 아마 좀 더 겜에 노련했나 보지요! 원래 무크가 하체가 부실
(?)한 관계로 이리 저리 왔다갔다 삐실하게 치면서 상대편을 교묘히 혼
란시키다가 갑자기 공격 드가거든요... 거기에 순진하고 묵직한 고양이
가 못 빠져나왔나 봐요! 지금까지 민똥이가 맘대로 분석한 거니 믿지 마
세요^^&)
사람들이 다 열심히 각각의 다이에서 최선을 다해 시합을 하고 있는 모
습을 보니 순간 우울해졌다. 엊저녁 그렇게 쌀쌀한 날씨에 긴 팔을 챙기
지 않은 나를 멀카지 않은 것도 이미 내 가방 속엔 상하의 각 3개씩, 속
옷 2개씩, 수건2개, 양말2개, 신발 등 밤새도록 탁구를 쳐도 까딱없을
만큼 오직 탁구를 치기 위한 준비만을 꼼꼼히 하여 날씨에 대한 준비로
내 줄 공간이 더 없었던 것이다.
올라오기 전 수요경기 뒷풀이 때 세느강님과의 대화 한 부분...
"어차피 1회전 통과도 못 할 텐데..."
"아냐, 1회전 떨어져도 그 옆에서 연습하면 되지, 연습할 데 많아...여
기 1회전 탈락할 사람 많네.. 몽시기하고,,,,또...음...걱정하지마,, 밤
새도록 아주 지겹도록 치게 해 줄께"
시합 전날 밤 세느강님과의 대화 한 부분...
"내일 몇 시에 가요? 오늘 탁장에서 한번도 공 못 쳐 봤는데..."
"괜찮아..거 가면 칠 사람 많아...걱정하지 마...힘 좋은 넘들 많이 대
기시켜 놓을께...여기 째즈하고 또...음..."
이랬다.
평소에도 땀을 바가지로 흘리는 지라 밤새도록 아주 지겹도록 칠 옷을
준비했던 것이다.
에고~에고~
그러나 오늘 내가 라켓을 든 시간은
단체전에서 길어봤자 한 10-15분..., 이벤트에서 탁공 옮기기 한 2
분..., 단식에서 메롱이랑 한 10분(10분이나 될랑가?)...이리저리 다니
다가 꼬야랑 무크, 몽마님과 나 이렇게 연습겜 복식 한 10분... 다 합해
도 1시간도 채 되지 않았다.
내 평생 이렇게 작게 쳐보긴 첨(앗! 아니구나! 전번 거제도 시합 때 4시
간 기다리고 5분 친 적도 있구나! 헐~)이었다.
세느님이 대기시켜 놓는다던 몽시기님도, 째즈님도 다들 바쁘셨다.(역
쉬! 잘생긴 넘(?)들은 인기도 좋아요~)
아직도 내 가방에는 아침에 고이 다린 상하의 2개와 속옷, 손수건, 양말
이 그득한데...
뭐라 할 말이 없었다.
올라올 땐 느끼지 못했던 가방의 무게가 새삼 내 어깨를 짓눌렀다.
7시
경기 시상이 있었다. 몇 부에 누가 우승했는지 별 관심 없었다.^^&
우야튼 4조가 1등해서 소문의 라바를 땄다.(양아~ 반 잘라줘잉~) 그리
고 우리 6조가 2등을 했다. 풀을 줬는데 나한텐 별 필요 없는 듯 해서
꼬야 줘뿌렸다.(필요한 사람 가져가서 쓰세요.. 좋은 거래요!) 3등은 8
조...(맞나?) 탁구공을 선물로 받았다. 그 뒤 경품 추첨이 있었는데 이
미 앞에서 1,2,3등에 뽑혀 선물을 받은 조의 사람들은 다시 선물을 받
을 수 없게 했다. 더 좋고 큰 선물이 많았는데 많은 사람들이 겹쳐서
못 받게 되자 아쉬워했다. 메롱이, 무크, 고양이는 멋진 수건, 실시리
언니는 예쁜 라켓가방을 받고 좋아라~ 했다. (나?) 나는 달랑 참가상...
양말 받았다. 그래도 동지가 있어 그리 슬프진 않았다. (누구?)(당근히
꼬야쥐~, 트릭이님도..푸훗!) 언제, 어느 샵 장에서든 경품 한개는 건진
다는 무선 전설(?)을 가진 세느강님과 몽마님 내외...역시나 젤로 큰 경
품을 손에 쥐었다.(경품의 전설은 계속 되야 한다. 쭈~우욱!)
7시 30분
몇 번의 기념촬영과 전국 다움님들과의 짧은 만남을 뒤로하고 헤어짐에
떨어지지 않는 발을 돌렸다. 경남/창원님들이 전국에서 인기가 젤로 좋
았다. 타자 마자 다들 골아 떨어졌다. 올 때는 꼬야, 드가님, 트릭님,
도형이, 가츠, 몽마님, 실시리 언니, 무크 이렇게 8명이었으나 갈 때는
세느강님, 주현님, 하나님, 깜찍!한 지영님 4명이 더 타게 되었다. 올
때도 그리 널널하지 않았는데 완전 주검이었다. 좋은 자릴 사수하려고
꼬야랑 쟁탈전을 벌였으나 결국 엉덩이가 끼이고 말았다. 그래도 샵 하
느라 피곤했는지 다들 잘 잤다. 나는 눈이 말똥했다. 꼬야도...(왜? 1차
전에서 탈락했으니...ㅠㅠ)
10시
우리가 이쪽으로 온다고 지방 경찰청에 누가 연락을 했는지 우찌 알고
앞에서 경찰차가 우리를 에스코트 해 주었다. 덕분에 우리 앞에는 140
을 밟고 달려도 걸리적거리는 것들이 없었다. 괜찮다고 그만 들어가라
고 해도 김천 대구식당으로 세느강님이 우리를 델꼬가기 전까지 에스콧
해 주고 말없이 조용히 사라졌다.(누가 연락했을까? ^^&) 김천 대구 식
당에 도착 전 말로만 듣던 세느강님의 서비스를 맛봤다.(안 당해본 사람
은 궁금쵸? 뭐냐면요? 알 갈차줘요! 직접 당해봐요! 아주 멋지죠!) 여
긴 야채 뷔페였다. 상 위엔 죄다 풀뿌리 뿐이었다. 그래도 다들 배가 고
팠는지 잘 들 먹었다. 몽시기님 마니 묵는다고 같이 안 앉으려던 메롱이
를 머라카고 같이 앉혔다.(나 잘했죠? 앙겔로스님... ㅎㅎ) 몽시기님 마
니 묵는다고 익히 소문은 들어 알고 있었지만 정말 잘 드셨다.(이덕화
흉내내는 옥동자 버전으로 읽어 주세용!!! "모옹~~~~시가!!! 너의 그 골
은(?) 체형이 부러워~ 어떻게 하면 그렇게 먹고도 그런 골은 체형을 유
지할 수 이있니?...." 갈차줘용~) 세느강님이 오늘 6부 우승한 무크에
게 한 떡 쏘라고 강한 압력을 가했으나 무크는 끝까지 뻗댔다.(오늘 민
똥 누님의 오바 응원의 힘 알쥐! 안내면 주거써! ^^&)
11시경
다시 출발했다. 여기서 창원까진 약 2시간에서 2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고 하셨다. 세느강님의 예상 소요 시간은 고무줄처럼 늘었다 줄었다 했
다. 우리는 감히 엄두도 못 낼만큼의 무한속도를 내 실 수 있는 분이셨
기에...
23일 0시 30분 경
현풍 휴게소에 도착했다. 커피 한잔과 함께 이번 모임의 경비를 회계했
다.(가츠야! 빌려준 펜 내놔! 글고 여기서 잠깐! 이번 경비 회계에 특별
히 공을 세운 분들을 굳이(?) 치하하자면 먼저 배 한상자 무리님! 후니
님, 병환님, 죄송함돠! 한분이 더 계셨는데...몰겄어요...진짜 죄송함
돠! 리플 다실 때 아시는 분은 꼭 적어주셔요 이렇게 세 분이서 10만
원, 숙박비, 식대에서 약 20만원 상당의 현금을 절약해 주신 째즈님! 고
맙습니다. 님들 덕에 5만원만 내고도 이렇게 잘 다녀 올 수 있었습니
다. 거짓말 안하고 돈이 딱 맞아 떨어졌습니다. 다시 한번 진심을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추운 새벽 날씨에 덜덜 떨며 차에 올라탔으나 기름
이 다 떨어져 차가 시동이 걸리지 않았다. 남자분들이 뒤에서 차를 밀었
다. 몽시기님은 뒤에서 그렇게 열심히 밀어서 조금씩 움직이는 차 열린
문 옆에서 문 잡고 그냥 뛰다가 꼬야에게 인터뷰를 당했다. 이렇게! "지
금까지 한 40키로 달려오셨는데...어떻습니까? 우승할 것 같습니까? 우
승하면 이 영광을 누구에게 돌리시렵니까?"(그야 당근히 앙겔로스님이겠
죠? 푸풋!) 그렇게 우리의 차 속은 한바탕 웃음바다가 되었다. 원래는
여기서 얼마 안 남았다고 기름을 7천원치 밖에 안 먹여 주려고 했는데
넘 굶겨 미안타고 1만원치 먹여 주었다. 일도 많고 탈도 많았던 전국모
임의 마지막을 화려하게 장식해 준사건이었다.
23일 새벽 1시
정확히 창원에 들어섰다. 중간에 드가님, 실시리 언니, 메롱이를 내려주
고 나머진 모두 운동장까지 와서 잠깐 집에 드갔다가 오늘 다시 만날 것
을 약속하며 돌아섰다.
마치면서...
개인적으로 탁구면에서 보면 그렇게 좋았다고만 말 할 수 없는 경험이었
지만 경남/창원 탁우회로서 봤을때, 그리고 새로운 사람들과의 따뜻한
만남, 기존 회원들과의 새로운 면 발견... 이런 측면에선 나름대로 얻
은 것도 많은 시간이었다. 다시 한번 세느강님을 비롯하여 다녀온 님들
께 민똥이 잘 데리고 다녀와서 감사하다는 말씀드리며 이만 전국모임 후
기 글은 여기서 마칠까 합니다. 너무 길어 죄송합니다.!!!
ps 전국 모임 후기 그 첫 번째 글 정답은 드가입니다. 몇 번을 썼는지
는 셀루 보지 않아 모르겠습니다. 정답을 맞춘 가츠에게는 대못을 박을
수 있는 [망치]를 선물로 주겠음돠! 탁장으로 오십시오^^&
그럼 20000!
카페 게시글
경남˚ο○ 창원
필독~~!!
전국모임후기 그 두번째 "상하의! 각 2벌씩 아직 남았는데..."
민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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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59
03.09.24 07:09
댓글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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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상의가 남았다뇨? 혹시.. 입을사람이 없다면. 제가 사고 싶은데.. 옷이 너무 이쁘더라구요.. ^^
혹시 주인없는.. 105 사이즈라면... 탐난다. 흐흐흐~
이글 쓰는뎅 얼마나 걸리징? 난 일주일은 써야겠는데.......ㅡㅡㅡ;; 수고요~!
역시..재미나요~ ^^ 잘 읽었구요..수고했으요...민똥~뉨~ ^^ 흥미진진...손에 '땀을쥐며 읽었어욧 ^^
옷 정말 이뻣읍니다. 정말 뺏어 입고 싶을정도로... ㅋㅋ
어이 자네 수고햇네~~ 대단혀~~
ㅋㅋㅋ 앞으로는 샵장에서 같이 칠사람 없으면 꼬야를 찾아요 꼬얀 맨날 1회전 탈락하니까 ㅋㅋㅋ
^^ 재밌게 잘읽었어요...이제 꼬야의 시대는 갔나부다...
"헤헤헤헤 밥도 꼭 고양이 눈물 만큼밖에 못먹는 것들이 잘난체 하기는 적어도 밥많이먹고 살안찔려면 나정도는 매일 탁구를 쳤었어야지...."나?옥시기~.에또 그라고 등소평(전중국공산당서기장) -->등야평(전 중국국가대표 탁구선수..에또&영동 사시는 탁우회 큰누님)....민똥 당신을 민부장(?)으로 임명합니다.
민뇽선생님 ^^ 주황색 곱게 차려입으신 분들은 대전분들이세요,,^^ 너무나도 재미있는 후기,, 잘 읽었습니다,,^^
죄송해용~ 등야평이라 생각하고도 등소평이라 썼나부네요.. 전국모임 후기 쓰느라 힘이 완전히 다 빠져뿌렷어요. 시합하는 것보다 훠~얼씬 힘드네요. (머리속이 멍멍..) 우에됐든 꼬야에게 맡긴 미션 민똥이 완수했음돠!
꼬야한테 물어봐! 그동안 후기쓰느라 꼬야 앞머리가 조금씩 빠졌다는 사실은 아무도 모를거야! 이거 발설하면 꼬야가 탁우회 사상 무지(치고로) 삐지던데......꼬야는 읽지말것 또한 꼬야에게 가르쳐주지말것....
ㅋㅋㅋㅋ 형...내가 그말해서...꼬야 삐져서 그냥 자버렸는거 몰라요??? ㅋㅋㅋㅋㅋ
언니..제 이름도 있네요?,..너무 방가웠어요...
제이름은 등야핑입니다 정정합니다 민뇽님 잘지내시죠........벌써 그리워지는군요 세느강형님 몽마르뜨후니 보구싶어지네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