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고학년·중등 이상
|코펜하겐대 연구팀, 바이킹(Viking) 똥 속 기생충 DNA 분석
|아프리카 기생충→아시아 기생충→아메리카 기생충 진화
|인류 조상이 같은 경로로 똥 싸면서 이동했다는 의미
바이킹은 8~11세기 스칸디나비아에 살며 배를 타고 영국, 프랑스, 독일 등으로 진출한 해적들이다./Angus Mcbride
6만 년 전 인류조상(호모사피엔스)의 이동 경로
내가 싼 ‘똥’이 먼 훗날 박물관에 전시된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요? 수천 년 전에 살았던 사람은 상상도 못 했을 텐데요. 1200년 전 살던 바이킹(Viking)의 똥이 현재 영국 요크의 요르빅 바이킹 센터에 전시돼 있답니다.
바이킹은 8~11세기 북유럽에 살며 배를 타고 돌아다닌 해적 무리예요. 바이킹 똥은 1972년 영국에서 화석으로 발견됐는데요. 길이는 약 20cm, 굵기는 5cm 정도랍니다. 지금까지 발견된 인간의 똥 화석 중 가장 크죠.
재미난 점은 1200년 된 바이킹 똥이 무려 6만 년 전 인류의 이동 경로를 밝혀냈다는 거예요. 당시 인류는 아프리카에서 출발해 아시아로 건너갔어요. 이곳에서 다시 아메리카 대륙으로 이동했죠. 이 사실은 바이킹 똥 안에 있는 기생충 유전자(DNA) 덕분에 알게 됐어요. 2022년, 덴마크 코펜하겐대 연구팀은 바이킹 똥 안에 있던 기생충과 현재 아프리카, 아시아, 아메리카 대륙에 있는 기생충을 비교했어요. 그 결과, 아프리카에 있는 기생충의 진화가 제일 오래됐어요. 가장 늦게 진화한 기생충은 아메리카에 있는 기생충이었어요.
현생 인류인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는 20만 년 전 아프리카에서 처음 등장했어요. 아프리카는 6만 년 전부터 급격히 춥고 건조해졌어요. 인류는 생존을 위해 비교적 따뜻한 아시아로 이동했죠. 약 1만1000년 전엔 아시아와 북아메리카가 얼음으로 연결돼 있었는데요. 이 덕분에 인류는 아시아에서 아메리카로 이동할 수 있었죠. 빙하기(氷河期/Glacial Epoch)가 끝나는 1만 년 전에는 빙하가 덮지 않은 지구상 모든 지역에 거주하게 됐어요. 당시의 인류는 수렵 채집 생활을 하며 돌아다녔답니다.
1200년 전, 바이킹이 싼 똥이 영국 요르빅 바이킹 센터에 전시돼 있다./jorvikvikingcentre
바이킹이 콜럼버스보다 먼저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했대요!
바이킹(Viking)은 8~11세기 스칸디나비아 반도에 살며 배를 타고 영국, 프랑스, 독일 등으로 진출한 해적들이에요. 바이킹은 스칸디나비아어 ‘하천(Vik)’에서 유래했어요. 하천을 통해 침략을 하는 사람들이라는 뜻에서 바이킹이라는 단어가 탄생했죠. 뛰어난 항해술과 강한 전투력을 가진 바이킹들은 유럽 곳곳을 탐험하고 때로는 정복하기도 했어요. 이들은 처음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한 콜럼버스보다 먼저 아메리카에 갔었답니다.
✵용어풀이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 : 현생 인류를 뜻하는 종으로, 약 30만 년 전 아프리카에서 등장했다. 뛰어난 사고력과 언어, 도구 사용 능력을 바탕으로 지구 전역에 퍼져 살아가고 있다.
◦바이킹(Viking) : 8~11세기 스칸디나비아 반도에 살며 배를 타고 영국, 프랑스, 독일 등으로 진출한 해적들과 상인들. 바이킹(Viking) 어원은 단어가 어디서 왔는지에 대해서는 여러 학설들이 존재한다. 한 가설은 라틴어로 마을을 의미하는 'vicus'에서 유래했다고도 하고, 다른 가설은 개울, 입구, 작은 만(灣)을 의미하는 단어 'vik'에서 왔다는 가설도 있지만 상대적으로 신빙성은 떨어진다.
✵NIE 코너
1. 코펜하겐대 연구팀은 어떤 방법으로 인간 조상의 이동 경로를 파악하게 됐나요?
2. 바이킹 똥을 분석한 결과, 6만 년 전 인류가 어디에서 어디로 이동했는지 기사에서 찾아 적어보세요.
출처: 어린이 조선일보 2025년 03월 13일 (김윤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