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이 컨센서스를 하회했는데 유럽 반도체 관련주와 동반 상승
반도체 노광 장비 공급사 ASML의 2분기 매출은 40.2억 유로 (+21% Y/Y)이다. 가이던스에 부합했으나 컨센서스 41.2억 유로 대비 하회했다. 예상 대비 소폭 하회했지만 실적 발표 직후의 주가는 긍정적으로 반응했고, 유럽의 반도체 업종을 대표하는 다른 기업(ASM International, Infineon, BE Semi, Nordic Semi) 주가도 상승했다. 2분기에 출하된 ASML의 장비 중에 일부 제품에서 사전 테스트(Factory Acceptance Test)가 완료되지 않아 3억 유로의 매출이 2분기에서 밀려나 3분기에 계상된다. 이해할 수 있는 매출 인식의 지연이었으므로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
오타가 아닌지 의심할 정도로 역대급 수주 기록
ASML은 매출이나 주당순이익과 같은 통상적 실적 지표보다 장비 수주 지표로 투자자들을 놀라게 했다. 2분기 신규 수주는 오타가 아닌지 의심할 정도의 수준인 83억 유로이다. 1분기 신규 수주 47억 유로 대비 70% 이상 증가했다. 2분기 넘사벽 수준의 신규 수주를 합산한 수주 잔고는 175억 유로이다. 연간 매출과 거의 맞먹는 규모이다. 극자외선 노광 장비의 신규 수주는 49억 유로를 기록하며 2분기 신규 수주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비메모리 위탁 제조 고객사 외에 DRAM 제조사들도 극자외선 노광 장비를 사용한다. DRAM 제조사 중에 미국의 Micron도 극자외선 노광 장비를 2023년부터 적용한다고 발표 했다. 올해 메모리 반도체용 노광 장비 매출 중에 극자외선 노광 장비의 사업계획은 10억 유로이다. 5~7대 수준으로 추정된다. 이를 포함한 연간 기준 극자외선 노광 장비의 출하는 40대내외로 추정된다. 극자외선 노광 장비와 기존 장비의 역대급 수주를 반영해 ASML은 2021년 매출 성장률 가이던스를 3개월 전에 제시했던 30%에서 이번에 35%로 상향 조정했다. 차량용, 산업용, 가전제품용 반도체를 제조하는 데 필요한 노광 장비의 수주도 견조하다. ASML은 <해가 지지 않는 기업>으로 신고가를 계속 경신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 반도체 중소형주에 관한 아이디어는?
한국 반도체 밸류 체인의 관점에서 ASML의 실적 발표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 한국 반도체 밸류 체인 중에 잠정 실적을 발표한 반도체 장비 공급사 테크윙과 한미반도체의 경우 6월 말기준 수주 잔고가 과거 동일 시점 대비 사상 최고치로 추정된다. 전 세계적으로 각국에서 반도체 제조 능력 강화를 추진하고 반도체 장비 투자가 첨단 공정뿐만 아니라 역사가 오래된 공정(mature node)까지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ASML의 분기 매출 중에 기존에 설치된(installed) 장비에서 발생하는 유지보수 및 업그레이드 매출이 10억 유로 이상 발생하고 있는데, 이는 장비사 중에서 Applied Materials와 Lam Research도 마찬가지다. 각각 분기 평균 1조 원 이상의 유지보수 및 업그레이드 매출이 발생한다. 한국 반도체 밸류체 인에서 공정 장비용 소모품 공급사의 지속적 수혜가 예상된다.
하나 김경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