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자의 넋을 달래고 극락세계로 보내기 위한 진오귀굿이 '황해도굿 한뜻게 보존회'에 의해 12시부터
용산참사현장에서 거행되었습니다. 좌정거리( 모든 신에게 장구소리에 놀라지 말고 좌정하시라는 굿),
영실부정거리(망자를 굿판으로 청하는 굿), 수왕제석거리(망자가 저승에 가면 보는 십대왕과 집안의
길흉화복을 담당하는 제석신을 대접하는 굿)의 순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여기까지는 늦게 도착하여
촬영을 못했습니다.)
험하게 죽은 귀신들을 물리치고 망자들을 좋은 곳으로 인도하는 군웅굿이 시작되었습니다. (군웅굿은
배고픈 귀신들의 영향으로 돼지의 피와 내장을 먹어야 하기에 끔찍하거나 혐오스러울 수 있는 모습이
보여집니다.)
굿을 진행하던 만신이 갑자기 뒤쪽으로 뛰어갔습니다. (황해도에서는 무당을 만신이라고 합니다.)
만신은 참사 건물안으로 들어가려고 했지만 건물입구를 막고 있던 전경들에게 제지를 당했습니다.
만신은 계속 건물 주변을 돌며 안으로 들어가려고 했습니다.
그러다가 쓰러져서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유족들은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만신은 유족들을 안고서 같이 울었습니다
만신이 닭의 머리를 잡고서 빙빙 돌렸습니다.
닭의 머리를 떼어내서 입에 물었다가 뱉어냈습니다.
참사 건물 앞쪽과 뒤쪽으로 가서 같은 행위를 했습니다.
그리고 미리 준비해 놓은 돼지내장과 다른 음식들을 걸귀처럼 먹었습니다. (원래는 산 돼지를 잡는다고 합니다.)
술을 참사건물 주변에 뿌렸습니다.
삼지창을 돼지에 꽂아서 세우고 돈을 얹은 뒤 망자들의 천도를 기원하고 돼지를 쓰러뜨리는 것으로
군웅굿이 끝났습니다.
굿이 끝나고 고인들의 미망인들이 절을 했습니다.
슬픔에 겨워 유족 한 분이 일어나지를 못했습니다.
풍물굿패 삶터가 고인들이 운영하던 점포로 가서 고인들의 넋을 달랬습니다.
" ... 이월에 드는 액은 삼월이라 3.1절의 만세소리로 막아내고, 삼월에 드는 액은 4.19의 아우성으로
막아내고, 사월에 드는 액은 오월이라 5.18 광주영령들의 통곡소리로 막아내고, 오월에 드는 액은 6.10날
이 거리 저 거리를 돌아다니면서 힘차게 외쳤던 독재타도의 뜨거운 함성으로 막아내자~ "
"... 자기들이 죽을려고 불을 질렀답니다. 다섯 명 죽어서 사회 이슈화시킬려고 죽었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일부러 불질렀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맞나요? 그렇게 불맂렀나요?" "아니요" "그런 못된
놈들한테 뜨거운 팥죽을 팍 부어서 뽄때를 보여줬으면 좋겠는데 어때요? 괜찮습니까?" "예" "그리고
마지막으로 팥죽을 끼얹을 사람이 있습니다. 우리 열사들 너무 너무 억울해요. 그냥 불타 죽은 것도 아니고
온 몸에 상처도 있고 왜 불타 죽었는데 머리골은 빠개졌는지... 불에 타면은 머리가 두 쪽이 나나요?
그래 놓고 아무런 말도 안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진상규명 않하고 자기들이 잘못 않했다는 사람이 있어요.
우리나라의 최고 책임자입니다. 그 사람한테도 뜨거운 팥죽을 던져버렸으면 좋겠는데 괜찮겠나요?" "네"
"아까부터 굿을 할 때 보니까 우리 영혼들 너무너무 춥다고 그러시네요. 두 달동안 그 차가운 데 어두침침한데
계시니 얼마나 춥고 외롭고 원통할까요? 빨리 진상규명이 되어 우리 열사들 좋은 세상으로 보내줘야
쓰겠는데 그저 여기 계신 모든 사람들의 힘을 모아서 우리 열사들의 소원대로 진상규명하고요, 하루 빨리
그 추운데서 빼내서 좋은 세상 가실 수 있기를~ 소원 성취 발원이라~ "
4시부터 6시까지 추모문화제가 있은 뒤 진오귀굿이 계속 진행되었습니다. 먼저 망자를 저승길로 잘 모시고
가라고 저승사자를 대접하고 달래는 사제굿이 시작되었습니다. 굿이 시작되기 전에 진행을 보는 분이
"먼저 굿을 하면서 만신님들이 그러시더라구요 굿을 하시다가 (전혀 여기에 대해서 모르시는 분들이니까)
다 불타죽은 것이 아닌 것 같은데... 많이 맞은 것 같은데... 라는 말씀을 하세요. 망자들이 내려오면서
그 모습들을 보시면서 너무 많이 맞았다라는 얘기를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유족들에게 여쭤봤더니 그랬데요.
많이 그랬답니다."라는 말을 했습니다.
이 굿을 하던 만신도 갑자기 참사건물 주변을 뛰어다녔습니다.
다시 돌아와서 차려진 젯상 음식을 먹기 시작했습니다
유족 중 한 분이 넋대를 잡아서 망자의 넋이 실려 망자가 하고 싶은 말을 듣는 성주대잡기가 시작되었습니다.
고 윤용현씨의 미망인인 유영숙씨가 넋대를 잡았습니다.
시간이 지나자 유영숙씨의 넋대를 잡은 손이 절로 올라갔습니다.
유영숙씨는 분향소로 들어갔습니다.
고인의 넋이 실린 유영숙씨는 고 윤용현씨의 영정사진을 보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습니다.
망자는 자신의 어머니와 눈물의 포옹을 하였습니다.
망자는 자신이 아는 사람들과 포옹을 하였습니다.
자신의 자식들이 없다고 자식들이 너무 보고 싶다고 하던 망자는 마지막으로 먼저 포옹했던 사람을
다시 찾았습니다.
"내 아이들을 부탁해... 그 애들이 어떤 애들인데... 그 애들을 어떻게 두고 가... 우리 식구들 다 어떻하면
좋아... 내가 저기 올라갔다가 살려고 내려왔어... 내가 살려고 내려왔다... 내가 왜 죽어야돼. 나 살려고
내려왔어..." (녹음된 것 중 명확히 들리는 부분입니다, 윤용현씨는 불타는 망루에서 일단 빠져나왔다가
나중에 불탄 시신으로 발견된 분입니다)
망자의 넋이 빠져나가고 유영숙씨는 쓰러졌습니다.
마지막으로 베를 가르고 가족들과 마지막 재회를 하고 망자를 극락세계로 보내는 의식을 고인들에
대해 한 분씩 차례대로 거행했습니다..
무명베 가른 것과 망자의 옷을 뒤로 던지고 삼베를 갈라서 뒤로 던지는 것으로 의식이 끝났습니다.
고 이상림씨에 대해 베가르기 의식을 거행하던 만신이 갑자기 쓰러졌습니다.
이상림씨 넋이 실린 만신은 큰아들을 앞에 두고 작은 며느리를 안고 " ...내가 살아 생전 이런 데 와서
남한테 빠지지 않으려고... 내 아들 고생시키는 것... 나 죽는 것보다 내 새끼 고생시켜서... 내가 살아서
너한테 할 일을 못하고 미안하다 아가..." 라고 하였습니다.
이상림씨 며느리는 계속 통곡을 하였습니다.
진오귀굿의 진행자는 "이상림 열사가 힘들게 가시네요. 며느리만 있다가 아들이 오니까 이상림열사가
어렵게 가십니다. 좋은데 가시려면 깨끗이 잘 타야 하는데 중간중간 한꺼번에 타지 않고 이렇게 돼서
너무너무 가시기 힘드신가봐요.원래 베를 가를때 천이 갈라지면서 옆에 실오라기가 안 나와야 하는데
너무 많이 나오고요. 여기 계신 분들 다 아시잖아요. 너무너무 원울하고 원통하고.. 버팅기고 있는 나쁜
놈들도 있고요. 그래서 굉장히 어려우시네요. 만신님들 얘기는 나중에 다 이기고 진짜 편하게 굿 한 번
했으면 좋겠다고 하시네요."라고 하였습니다. (다른 고인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의식을 거행하는
것으로 진오귀굿을 마쳤고 저도 촬영을 마쳤습니다.)
낮에 열린 추모문화제에서 이수호 민주노동당 최고위원은 " 앞에 계신 유가족분들에게 정말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이 고통스런 싸움에 제일 앞장서서 온 몸으로 그것을 지고 얼마나 외롭게 고통스럽게 투쟁하고
있습니까? 이제 얼마 안가면 온 들과 산이 파랗게 변합니다. 그렇게 변할 수 있는 것은 흙 속에 떨어진
씨앗이 겨울을 견디고 살아 있었기 때문입니다. 어느 날 봄비가 내릴 때 온들이 일시에 푸르러서 온 세상을
뒤엎듯이 그렇게 우리가 이 세상을 바꿔야 하지 않겠습니까 힘들지만 고통스럽지만 싸워나갑시다. 국민들
마음 속의 씨앗을 믿고 우리가 그 씨앗에 싹이 날 수 있도록 힘차게 싸워나갑시다."라고 했습니다.
그 씨앗이 이미 죽은 씨앗이 아니기를, 빨리 움터나기를 바래봅니다.
첫댓글 정리하는 데 시간이 걸려서 좀 늦게 사진을 올립니다.
액맥이타령 소리가 들리는 듯하네요..
에이런님!. 항상 감사드립니다! 언제나 앞장서 나가시는님께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우리는 용산참사를 잊지맙시다, 무조건 살먹고 잘사는것이 우리의 목표는 아님니다, 조금 덜먹고, 조금 간난해도 사람답게 살고싶습니다.
아!~ 정말 눈물 나네요...
버스님과 같은 마음입니다 용산참사 잊지 맙시다 에이런 님 고맙습니다.
진심으로 고인들의 명복을 빕니다.
아 ...너무 가슴아픈장면들이네요 ㅜ.ㅜ 소중한사진 잘봤습니다~에이런님추운날씨 건강헤치지 않으시길 빌어요..
댓글로 관심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런데 유족들이나 앞장 서서 뛰시는 분들 생각하면 사진만 찍는 제가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듣는 것은 가당치 않은 것 같습니다. 그냥 같은 마음으로 봐주시는 것으로 족합니다. 이번에 촬영할 때는 좀 마니 슬펐네요. 전에도 울컥한 적은 있었는데 이번에는 눈물이 흐르더군요. 그리고 촬영 때보다 정리할 때 눈물이 좀 많이 나죠.
저도 사진보면서 생각나는사람이 있어서 좀 울었어요..
고물버스님 저번에 쪽지 보내셨던 것 나중에야 봤네요. 약간 의외였었는데 뭐 특별히 하실 말씀이 있었던 것 아니었겠죠? 날술님 제가 뭐 건강해칠 정도로 열심히 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오래 촬영하면 배는 좀 고프죠. 이번에는 굿이 끝나고 망자들이 대접하는 것이라며 음식을 들고 가라고 하기에 막걸리와 돼지 삶은 것으로 배를 좀 채웠네요. 아무튼 신경 써 주셔서 감사합니다.
참..눈물이 납니다. 이부분..꼭 꼭..나중이라도 정확히 밝혀 책임자를 끝까지 밝혀 처벌해야 합니다. 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