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분기 실적 가이던스가 보수적이라 시간 외 주가 하락
텍사스 인스트루먼트는 차량용, 산업용 아날로그 반도체 공급 사이다. 아날로그 반도체는 일정한 값 이상의 전류가 흐르며빛, 소리, 동작, 온도 등의 아날로그 신호를 디지털 신호로 전환해주는 반도체이다. 실적 발표 직후 주가는 시간 외로 4% 이상 하락했다. 3분기 실적 가이던스가 보수적이다, 즉, soft 하다는 평가 때문이다. 매출 가이던스는 44.0~47.6억 달러이다. 하단 값(44.0억 달러) 기준으로 컨센서스 45.9억 달러를 하회한다. 기대감을 낮추려는 것처럼 보인다. 분기 매출은 지난 7개 분기 연속(2019년 4분기 ~ 2021년 2분기) 컨센서스를 상회했었다. 실적 쇼크로 투자자들을 놀라게 하지 않는 기업이므로, 실적 발표 직후의 주가 하락은 단기에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고베타 종목이라고 할 수 없지만, 실적이 꾸준히 성장하며 Free cash flow의 100%를 주주에게 환원하는 기업이므로 안정적인 주식을 선호하는 투자자에게 적합하다.
증설 속도는 2019년에 당초 세웠던 계획대로 추진
실적 가이던스가 보수적인 것 같다는 애널리스트들의 평가와 질문이 이어졌는데 기업 측의 답변은 심플하다. 원래 3분기가 계절적으로 성수기라서 2분기보다 매출이 증가하지만, 2020년팬데믹 영향 이후 분기별 계절성이 과거와 동일한 흐름으로 전개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투자자들이 가장 관심을 많이 두는 차량용 반도체의 경우,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0% 이상 증가했다. 성장률이 워낙 크다 보니 3분기에도 동일한 수준의 매출 성장률(Y/Y)을 기록할지 지켜보아야 할 것 같다. 2분기에 차량용 반도체의 공급 부족이 극심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텍사스 인스트루먼트의 차량용 반도체 매출 증가율(100% Y/Y)은 이처럼 극심한 공급 부족 상황과 일치하지 않는 것처럼 느껴진다. 실적 발표 내용으로 보아 텍사스 인스트루먼트는 이전과 마찬가지로 2019년에 수립한 계획에 맞춰 점진적 증설을 추진한다. 증설되는 생산라인 RFAB2(R은 Texas 주의 Richardson 지역)의 양산 시기는 2022년 중반이다. Micron으로부터 인수한 Lehi 생산라인도 2021년이 아니라 2022년부터 매출에 기여한다. 따라서 차량용 반도체 수급 불균형은 3분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차량용 반도체 부족을 해결하는 열쇠는 텍사스 인스트루먼트와 같은 아날로그 반도체 공급 사가 아니라 반도체 위탁제조(파운드리)사가 쥐고 있다.
텍사스 인스트루먼트 실적 발표의 시사점은?
텍사스 인스트루먼트의 재고 일수는 111일로 기업 측의 목표치(130~190일) 대비 낮다. 메모리 반도체 업종에서 DRAM 공급사의 재고도 상당히 낮은 편이다. 반도체 업황이 2018년처럼 갑작스럽게 다운사이클로 진입하지는 않을 것 같다. 다운 사이클이 있더라도 경착륙보다는 연착륙의 흐름이 예상된다. 또 다른 시사점은 텍사스 인스트루먼트의 가동률이 매우 높은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처럼 아날로그 반도체(카메라 이미지 센서, 디스플레이용 구동 칩, 파워칩)을 설계, 공급하는 DB하이 텍의 가동률도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 높게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나 김경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