뚱아저씨의 걷기 다이어트 성공기 (14)
부제 : 살빼니까 쇼핑이 넘넘 즐겁다. ^^
내가 얘기 했었나? 난 6년 6개월간 결혼 생활을 한 후, 6년 전부터 돌씽이 되었다. 전에는 쇼핑이란 게 참 지겨운 일이었다. 특히 옷사는 일은 제일 재미없는 일 중에 하나이다. 그래서 결혼 생활할 때는 옷을 사는데도 관심없었고 아내가 굳이 옷을 사준다고 하면 “그냥 대충 맞는 거 하나 사와”라고 성의없이 말하곤 했다.
그래서 아내가 나름대로 골라 옷을 사오면 사온 정성을 생각해서 한 번 입어보는 성의는 보였는데 “응.. 좋네..” 하곤 그냥 티비나 보곤 했다. 그게 언제부터냐면 살이 찌고 나서 부터였다.
예전 대학 시절에는 “옷걸이가 참 좋다”는 소리 좀 듣고 살았다. 원래 옷걸이가 좋으면 옷이 싸건, 비싸건, 디자인이 멋있건, 안멋있건 간에 걸치면 대충 웬만큼 때깔이 나기 마련이다. 그런데 살이 찌고 나서부터는 아무리 비싸고, 디자인 좋은 옷을 입어도 후져보인다. 그러니 더욱 더 옷이 사기 싫었다.
늘 입버릇처럼 하던 얘기가 “난 세상에서 제일 아까운 돈이 옷사는데 드는 돈이야”라고 했었고, 돈을 써도 제일 아깝지 않은 게 “괜찮은 안주에 술마시고, 맛있는 거 사먹는데 쓰는 돈”이라고 말하곤 했다.
그런데 다이어트 하고 나서는 정신 세계가 확 바뀌었다. 우선 장보기가 참 재밌어졌다. 다이어트를 하면서부터는 동네(낙성대역 부근) GS 마트를 자주 가곤 하는데 거기서 닭가슴살 5개 들이 팩(500g) 짜리를 팔기 때문이다. 그리고 가면 샐러드용 야채를 몇 장씩도 따로 살 수 있어 골고루 사먹을 수 있는 게 좋았기 때문이다.
장에 가면 거의 늘 사는 것은 샐러드용 온갖 야채들(내가 젤 좋아하는 청경채와 브로컬리를 포함하여 대략 10 ~ 12가지 정도)과 과일들(주로 방울토마토, 귤, 사과) 포장 닭가슴살, 그리고 갖가지의 샐러드용 드레싱을 사곤 한다.
마트까지는 집에서 대략 1.5km 정도 되는 거리에 있는데 다이어트 전까지는 늘 승용차로 후딱 다녀오곤 했었다. 그런데 요즘은 마트 오며 가며 구경도 할 겸 걸어다닌다. 오다가 재래시장에도 잠깐 들러 뭐 살 것 있으면 사고.. ^^ 마트는 다양한 물건들이 구비되어 있어 좋고, 재래시장은 주인과 이런 저런 얘기를 할 수 있어서 좋다. ^^
장보기와 더불어 지난 주 일요일부터 잔뜩 재미를 들린 게 또 하나 있으니 그것이 바로 쇼핑이다.
지난 주 집에서 한 정거장 거리인 서울대입구역 부근에 에그 옐로우라고 동대문 밀리오레 비슷한 의류 타운이 있어 거기 구경을 갔다. 처음에는 옷을 살 생각이 아니었는데 잠뱅이라는 중저가 청바지 매장에 갔더니 청바지가 한 장에 19,000원인 것이다. “아니.. 청바지가 이렇게 쌌나?” 하는 생각에 매장 아가씨에게 “34인치 청바지 한 장 주세요.” 그랬더니 “손님은 34인치는 클 것 같구요, 32인치가 맞을 것 같은데요?”하고 32인치를 권해주길래 한 번 입어봤더니 여유있게 맞는 것이 아닌가. “허걱.. 내가 살이 이렇게 빠졌나? 조금만 더 빼면 30인치 청바지도 맞겠네..”
아마 옷사는 쇼핑이 재밌어진 게 그 때 부터인 것 같다. ㅎㅎㅎ
그날 청바지에 어울리는 케쥬얼 혁띠 한 개와 티셔츠 하나를 더 사고 난 후 생각한 게 이왕이면 패션 1번지 동대문 의류타운, 그 중에서도 전에는 한 번도 갈 생각을 안했던 밀리오레에 가보자라고 맘먹다가 드디어 오늘 가게 된 것이다.
충동 구매를 하지 않으려고 아예 구매할 품목을 적어갔다.
. 폴라 티셔츠 2장 (검은색, 짙은 자주색)
. 패션 모자 2개
. 와이셔츠 흰색 1장
“대략 10만원 정도면 사겠지”라고 생각하고 밀리오레 매장을 두루두루 구경하는데 생각보다 훨씬 쌌다. “엥.. 이거 완전 거저네?” 라는 생각에 다음에 기회가 닿으면 구매하려고 마음 먹었던 등산화 한 켤레, 등산용 바지 한 벌도 마져 사고, 둘러보는 길에 케쥬얼 혁띠 멋진 게 하나 더 있길래 샀다.
추가로 더 산 것.
. 등산화 한켤레
. 등산용 바지 1벌
. 케쥬얼 혁띠 1개
전에는 그렇게 사람 많이 모이는 의류 매장에 갈 생각도 안했지만, 다닌다고 해봤자 40대 아저씨에 100kg이 넘어 거길 돌아다니는 사람 중에서는 눈에 띄게 뚱뚱했고, 아예 옷가게에는 맞는 옷이 없으니 호객 행위도 안했지만, 오늘은 가는 곳곳 마다 “구경하고 가세요”라고 하며 적극적인 호객 행위를 하는데 뭔가 좀 대접을 받는 기분이라고 할까? 약간 으쓱한 기분이라고 할까.. ㅎㅎㅎ 암튼 그랬다. ^^
사실 오늘 산 것은 다 합쳐봐야 15만원 정도에 불과하다. 직장 생활하며 쓰는 하루 술값 수준에도 못미친다. 그런데 오늘 지하철을 타고 오면서 생각한건데 15만원 어치 술마신 것보다 15만원 어치 골고루 쇼핑하는데서 느낀 기분이 훨씬 더 좋다. 오!!! 이 놀라운 발견 ~~~!!!
물론 비싼 옷도 많이 있을 것이다. 15만원으로는 한 벌도 못사는 그런 옷 말이다. 하지만 쇼핑의 즐거움은 그런 비싼 옷을 사는데 있지 않은 것 같다. 예전에 미스코리아 출신의 어느 여성이 이런 고백을 했다.
돈많은 부자와 결혼하고 싶어 일본에서도 몇 손가락 안에 꼽히는 재벌과 결혼해서 옷값이 수백만원이고, 수천만원이고 맘껏 쇼핑을 하고, 심지어는 하루에 몇 억원 어치씩 쇼핑을 하기도 했는데, 처음에는 재밌다가 나중에는 가난했던 시절 돈 아껴가며 1만원 짜리 티셔츠 하나 살 때 보다 기쁘지 않았다고.
아무튼 태어난 지 42년 만에 진출해본 동대문 의류 타운, 그 중에서도 밀리오레에서의 쇼핑은 참 즐거웠다. 다음에 날씨 좀 따뜻해지면 다시 한 번 진출해야지. 그나저나 타이밍도 좋게 백수 생활 하며 살 한 번 기분좋게 잘 뺐다. 다음 주부터는 바빠질텐데 어쩌면 이렇게 톱니바퀴 맞듯이 딱딱 떨어지는지.. 2007년은 뭐가 좀 되려나 보다. ^^
오늘도 팁으로 비포 애프터 사진 한 장 올려본다.
한 장은 작년 5월에 태어난 조카(동생 아들)와 9월 경쯤 뚱땡이 때 찍은 사진(Before),
또 한 장은 오늘 밀리오레와 두타 중간 쯤에서 옆에 있던 사람에게 한 장 눌러달래서 찍은 사진이다. ^^
첫댓글 멋지세요 +ㅁ+ ㅎㅎ 완전 칼럼같은 느낌의 글 ㅎ 블로그에 놀러가겠습니다 ^ㅁ^
부산가스놔님.. 반가워요.. ^^ / 칭찬 고맙구요.. 제가 원래 글쓰는 걸 좀 좋아해요.. ^^ 블로그에 놀러오세요. 다이어트 관련 글 말고도 다른 주제로 직접 쓴 글들이 많이 있어요. ^^
우와... 완전 짱이에요 -0-!! 맞아 진짜 칼럼같은 글 ㅠ !!
고마워요. 아싸 호랑나삐...님.. ^^ 조금만 더 살빼서 턱선을 완전히 살리고 배에 왕자도 좀 새겨서 완전 몸짱 아자씨로 비포 애프터에 사진과 함께 글 올리겠습니다. ^^
조카가.. 너무 귀여워요;ㅂ;
울 조카 예쁘죠? ^^ 12년만에 태어난 조카라 더욱 그래요. 올해 고등학교 들어가는 조카애 하나와, 중학교 올라가는 조카 애들이 둘 있는데(남자애 1, 여자애 1) 그 밑으로는 얘가 처음이에요. 집안에 애기가 있으니 온 집안 식구가 모일 때 마다 정말 화기애애 하답니다. ^^ 역시 사람 사는 집에는 아이가 있어야 활기차요.. ^^
오오오~!!!!!!! 정말 멋져여 옷 살맛 나시겠어요 사진에서보니 턱살이 사라지셧어영~~ 이제 살은 그만빼시고몸만만드셔도 될꺼같아여~ 나도 글잘써서 이런거 잘써보고 싶다ㅠㅠ
난나나나~쏴~ 님 반가워요.. ^^ / 그렇죠.. 턱살이 확실히 사라졌죠? 살빼기 시작하니까 가장 눈에 띄는게 볼살과 턱살이더라구요. 전에는 턱이 막 여러겹으로 잡히더니 지금은 제법 턱선이 살아나더라구요. ㅎㅎㅎ ^^
비포애프터에 올라올 글하고 체중감량 노하우도 기대할께요~~~ 멋지세요 *^^*
비포애프터에 올릴 사진 준비 중입니다. 사진은 지난 사진과 같은 컨셉으로 똑같이 찍는 건데 아마 상당한 비교가 될 것 같아요. 특히 조카를 안고 찍은 사진 살빼기 전후의 사진은 몇 개월이라는 시간의 변화를 뚜렷이 느낄 수 있는 좋은 작품이 될 것 같아요. ^^
와!!!멋지세요!!!글도 참 멋지게 쓰시네요 ^__^ 잘보고가요!!ㅋㅋㅋ크크
둘리여친님, 반가워요.. ^^ / 남친이 둘리처럼 귀여운 분인가봐요? ㅎㅎㅎ 칭찬 고맙습니다. ^^
오오 !! 브라보 ~~ 멋지궁 글도 참 잘쓰시네요 !! ㅎㅎㅎㅎㅎㅎㅎ
날으는꽃돼지님, 반가워요.. ^^ / 고마워요.. 님도 브라보 ~ ^^ 오늘은 글에 관한 칭찬이 많네요. 그냥 평소 쓰던 스탈대로 쓰던 건데.. 칭찬을 해주시니 부끄럽사와요.. ^^
멋지십니다^^
뚜비루바라님, 반가워요.. ^^ / 그리고 칭찬 고맙습니다. 꾸벅 ~ ^^
이런말.. 어떠실지 모르지만 너무 귀여우세요 ㅋㅋ
날씬쟁이♥ㅋㅋ 님 반가워요.. ^^ / 허걱.. -_-;;; 귀엽다구요.. ^^ 40대 아자씨에게 귀엽다니.. ㅎㅎㅎ 듣기 나쁘진 않네요. ^^
멋지세요^^ 글을 읽으면서 저까지도 마음이 훈훈해지네요^^* 화이팅입니다!?!ㅎㅎ^^*
김딘규♥ 님 반가워요.. 마음이 훈훈해지셨다니 저까지 기분이 좋네요. 님도 화이팅이에요. 아자 ~! ^^
오~ 정말 왠지 훈훈해지네요^^ 글도 너무 잘쓰시구요. 젊고 긍정적으로 사시는 것같아 보기 좋아요~ 앞으로도 다이어트 열심히 하셔서 더 멋있고 건강해지세요^^
160/50♡ 님, 고맙습니다. 와.. 160에 50.. 내가 젤 좋아하는 딱 그 몸매네요. ^^ 다이어트 성공하시면 넘 멋지겠어요. ^^ 이번 다이어트를 계기로 앞으로도 쭈욱 운동하고 다이어트 해서 젊고 건강하게 살려구 해요. 앞으로 우리들은 100세까지는 살텐데 이제 전반전도 아직 다 뛰지 못했으니 남은 기간 즐겁게 살려면 더욱 건강하고 활기차게 살아야겠죠. ^^
ㅋㅋㅋ 글 잘쓰시네요~젊게 사시는 것 같아요 ㅋㅋ 저도 다이어트 진행중이긴 한데 님 글 읽으니까 기분이 너무 좋아지네요 ㅋㅋ 우와~^^^^^^멋지셔요!^^^^
돌굴러가유 님 반가워요.. ㅎㅎㅎ 충청도 분이신가봐요? ^^ 제 글을 읽고 기분이 좋아졌다니 저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지는데요. ^^ 이런 게 댓글 주고 받는 맛인가봅니다. 님도 멋지세요. ^^
삭제된 댓글 입니다.
ㅎㅎㅎ.. 류미엘님 반가워요.. 열다의 동기가 부여됐다니까 다행입니다. 아자.. 화이팅!!! ^^
우와~ 또 글 올리셨네요..글 참 재밌게 잘 쓰시네요.대개 공감가는 부분도 많구요. 다음글도 기대하겠습니다.
48까지 조내... 님, 반가워요.. ^^ / 48kg를 목표로 다이어트 하는 여자분이신가보군요.. ^^ 성공하면 엄청 날씬해지시겠어요. 거의 환상이겠는걸요. ㅎㅎㅎ ^^ 칭찬해주시니 고맙습니다. 다음글도 다른 소재로 재밌게 써서 올릴께요. ^^
대단하셔요...!! 미남형이시구몸무게에비해 많이 날씬해보이셔요 ^^ 대부분이 공감가요 ㅜㅜ 더욱 열심히해서 건강해지자구요 !!
도비아님, 반가워요.. ^^ / 40대 남자들은 175cm에 74kg이면 같은 키, 몸무게의 여자들에 비해서 훨씬 날씬해보여요.. 뼈무게가 더 많이 나가서 그런가.. 암튼.. 그렇더라구요.. ㅎㅎㅎ ^^ 칭찬 고맙습니다. ^^
와 멋있어요!! 글도 재밌구요~~ㅎㅎ 화이팅~!
48kg으로고고 님, 반가워요.. ^^ / 재밌게 읽어주셔서 고마워요.. 그리고 칭찬두 고맙구요.. 님도 48kg 달성할 때 까지 화이팅!!! ^^
와 ~~~ 진짜 멋있으시네요^ㅁ^맨파워를 지대로 보여주시는군요!!!저도 우먼파워를 보여드릴꺼에요~~~~!!!!
옙.. 우먼파워 .. 빠샤 ~~~!!! ^^ 기대하겠습니다. ^^
안녕하세요^^ 글이 참 재밌었어요, 내용도 알찼구요~! 산맥처럼님처럼 쇼핑이 즐거워지는 순간이 오기까지 열심히 다이어트할게요ㅎㅎ 파이팅
Msjuice 님, 반가워요.. ^^ / 재밌게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정말이지 살 빼면 쇼핑이 가장 즐거워요. 나중에 살빼고 나서 친구나 앤하고 한 번 가보세요. 저 처럼 혼자 가셔도 나름 재미가 있어요. 어떤 경우라도 대접받으며 쇼핑하는 기분.. 끝내줍니다. 이 맛에 살 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거에요. ㅎㅎㅎ ^^
와...진짜 대단하시네요!! 아..우리아빠가 이글을 봤어야 하는건데..ㅠ흑 암튼 넘 존경합니다~~~
에구.. 무슨 존경까지.. 별말씀을요.. / 아참.. 프린트해서 아빠 읽어보라구 주세요. ㅎㅎㅎ ^^
글 재밌게 잘봤어요^^ 저도 힘내서 살열심히뺄께요!
혜민겅주우님, 반가워요.. 한참 지난 글인데.. 댓글 달아줬네요. ^^ 살 열심히 빼서 즐겁게 사세요. 홧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