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등하게 배분한다는 균배를 일본식으로 "긴빠이"라 부르는데
앉으면 이빨, 서면 긴빠이라 할만큼
긴빠이는 해병들의 일상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긴빠이의 완성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계급별로 다양한 발전양상을 보이는데 그 계급별 발전형태를 살펴본다.
이병 : 팬티 난닝구부터 구두약, 청테이프등 자질구레한 개인 위생품 및 소대 비품을 책임진다.
그 외에도 수통 따까리, 함구 뚜껑등 대부분 해벙창고에 입고가 가능한 소규모 긴빠이를 벌이는데
엄밀하게 이것은 긴빠이라고 할 수도 없다. 말이 좋아 긴빠이지 그냥 좀도둑 수준이다.
일병 : 이때부터 슬슬 대담해지기 시작한다.
가까이는 대대 보급창고나 옆 중대 공내무실을 털고 타 대대, 타 연대 등 원정 긴빠이도 마다하지 않는다.
주로 지휘검열, 재물조사, 등 반드시 수량을 맞춰야 하는 시기에 만약 향도병의 지시에 의해 "오늘밤까지 판쵸우의
두 개만 채워 놓으라!!" 지시하면 판쵸우의를 그냥 들고 오는게 아니라 그 속에 시키지도 않은 A급 모포나 야전샵까지
덤으로 채워 이삿짐센터 직원처럼 들고 다닌다.
어떤 무식한 놈은 판쵸우의를 풀어내기 싫다는 이유로 아예 무장을 통째로 들고 오기도 한다.
그러나 하루만 지나면 다시 털리기 때문에 주인만 서로 바뀌지 수량은 그대로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상병 : 국내는 거들떠 보지도 않고 아예 국제적으로 놀기 시작한다.
최대의 피패자는 USMC 즉 미해병대인데, 오끼나와에서 잘 놀고 있는 미해병대 애들을 합동훈련 하자고 살살 꼬셔서
불러들인 다름에, 일단 적당한 공터를 무상으로 임차해 준다.
그런 다음 주로 미제 위장복이나 시레이션을 박스째 들어내기도 하는데, 합동훈련이 끝나면 포항은 개들도 "오천원"
짜리를 물고 다닌다. 그래서 포항사람들은 해병대가 주둔하는 지역을 지금도 "오천"이라 부른다.
병장 : 아쉬울것 하나 없는 해병대 병장들은 절대 긴빠이를 하지 않는다.
다만, 해병대 전력강화와 군비확중에 필요하다면 가지고 있는 노하우를 조금씩 선보일 뿐이다.
70년대 중반, 열약한 예산문제로 LVT확보에 어려움을 겪자, 보다 못한 병장 몇 명이 나서서 미해병대 LVT 몇대를
빼 왔는데 그냥 쓰자니 찜찜해서 제비표 페인트로 눈알과 상어이빨을 그려 놓고 옛날부터 우리 거라고
박박 우기기도 했다.
80년대 들어 눈치없는 어느 여사분 때문에 더 이상 그림을 못 그리게 되자 할 수 없이 그 때부터 국산 LVT가 개발
되기 시작했다.
조금 있으면 헬기 강습함이 도입 되는데 떳떳하게 그림이 없으면 국산으로 봐도 무방하지만, 만약 거기에 눈알과
이빨이 그려져 있으면 그 역시 긴빠이 한 것으로 봐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