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대 국회의원 경기광주 선거 쟁점 및 전망
[프로메테우스 2005-10-13 10:50]
△ 17대 경기광주 투표 결과 ⓒ 양원호
무소속 홍사덕 후보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
[양원호]
10월 26일 국회의원 재선거를 앞두고 있는 경기 광주는 한나라당 공천심사에 홍사덕 전의원이 반발, 무소속 출마를 선언함으로써 주목을 받고 있다. 선거 후보자 등록을 마쳐야만 비로소 무소속 후보의 출마가 확정되므로 아직까지도 홍사덕 후보가 과연 출마할 것인가에 대해 설왕설래가 오가고 있는 상황이지만 현재로써는 출마가 유력시되고 있다. 이에 따라 열린우리당은 경기 광주에서라도 당선이 될지 모른다는 희망을 갖게 되었다. 이번 경기 광주 선거의 주요 관전 포인트와 전망 역시 홍사덕 후보의 무소속 출마에 근거하고 있음을 먼저 밝힌다.
10.26 재보선 최대 혼전지역 경기 광주 선거구
경기도 광주시는 16대 국회의원 선거 당시 한나라당 박혁규 후보가 민주당 문학진 후보에 3표차이로 승리, 전국적인 관심을 끈 지역이다. 경기 광주 선거구는 광주시와 초월, 실촌 등 농촌 읍,면 지역으로 구성되어 있다. 뚜렷한 지지 성향을 보이는 성남, 부천, 또는 한라라당 지지 성향이 매우 강한 분당 등과는 달리 전체적으로 혼전 양상을 보여온 것이 이 지역의 주요한 특징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17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도 한나라당 박혁규 후보가 열린우리당 이종상 후보를 656표라는 근소한 차이로 앞서 당선되었을 정도로 경기 광주는 뚜렷한 지지세를 보이지 않았다.
이번 10.26 재보선의 경우 열린우리당이 탄핵역풍에 기댈 수 없으며 당 지지도가 계속 하락하고 있다는 점, 전통적 민주당 지지세력이 부천에 비해 크지 않다는 점에 힘입어 한나라당 현역 의원과 시장이 뇌물수수 혐의로 박혁규 의원은 의원직을 상실하고 김용규 시장 또한 항고에서 계속 중형을 선고 받고 있음에도 무난하게 한나라당이 승리할 것으로 예측되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정진섭 후보를 공천하자 출생지를 둘러싼 논란, 홍사덕 후보의 무소속 출마 선언을 했고 의원직을 상실한 박혁규 의원과 같은 공천 경쟁 후보였던 김을동씨가 홍사덕 후보를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또 한번 혼전의 양상에 돌입하고 있다.
10.26 재보선 경기 광주를 보는 눈
재보궐 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낮은 투표율이다. 2005년 4.30 재보궐 선거의 경우 투표율은 33.6%로 이전 재보궐선거에 비해 투표율이 높았던 것을 참조하면 이번 10.26 재선거 역시 30% 초반의 투표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 유권자 약 14만명의 경기 광주 선거에서 투표하는 사람이 5만명이 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면 2만표를 득표하지 않은 당선자가 나올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할 것이다. 두번째는 투표를 하는 유권자가 일반적으로 연령이 높고 이에 따라 보수적 투표 성향을 보이며 지역 연고자나 후보 지명도에 좌우되는 경향이 높게 나타나는 반면 젊은 유권자일수록 투표 참여율이 매우 저조하다는 것이다.
무소속 홍사덕 후보의 출마에 따라 경기 광주 선거가 혼전 양상으로 전개될 것이라는 예상의 근거에는 홍사덕 후보가 탄핵의 주역인가 아닌가를 떠나서 개인 인지도가 높고 농촌 성향의 표심에 보다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김을동씨와 같은 지원자가 있다는 점이다. 그렇다고 열린우리당 후보가 이로 인해 어부지리를 얻게 될 것이라 생각하기에는 지역 연고에 기반한 민주당 이상윤 후보의 득표력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돼 결국 혼전이 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 경기 광주 국회의원 재선거는 홍사덕 후보와 민주당 이상윤 후보의 득표가 전체 판세를 어떻게 이끌어 갈 것인지를 보는 것과 열린우리당 후보가 집권 여당 후보의 이익을 얼마나 얻을 수 있는가를 보는 것이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
10.26 재보선 출마자의 과제와 전망
열린우리당 이종상 후보는 전 국회의장 특보로서 지난 17대 총선에 출마 600여표 차이로 아깝게 낙선한 바 있다. 이종상 후보는 이번 재선거가 박혁규 의원과 김용규 시장의 구속 등 한나라당 의원과 시장의 뇌물수수로 인해 치뤄지는 점을 강조하며 한나라당 부패정치를 청산하고 집권 여당후보로서 광주 지역문제를 해결하겠다고 기염을 토하고 있다. 앞서 밝힌 것처럼 홍사덕 후보의 출마가 이종상 후보에게는 최고의 기회를 선사하고 있으며 무엇보다 집권여당 후보라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인 반면 광주 토박이 출신을 강조하는 민주당 이상윤 후보와 지지표 분산을 극복하고 자기 지지로 이끌어 낼 것인가가 과제이다.
△ 17대 경기광주 후보자별 득표현황 ⓒ 양원호
한나라당 정진섭 후보는 경기지사 정책특보로서 가장 앞서갈 것으로 예상되었으나 홍사덕 후보의 무소속 출마로 인해 위기의 상황에 처한 것으로 보인다. 홍사덕 후보의 무소속 출마는 단순하게 공천과정에 대한 불만으로 출마하는 여타의 후보와는 달리 박혁규 의원, 김을동씨의 적극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는 것이 더욱 정진섭 후보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 재보궐선거가 낮은 투표율에 조직의 효율적인 활동을 통해 한 표라도 더 끌어와야 하는 상황이라면 현재 박혁규 후보의 조직을 끌어안지 못하고 있는 상황은 매우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군다나 한나라당에 있어서도 10.26 재선거의 최고의 결전장으로 뽑고 있는 대구 동(을) 선거구를 버리고 경기 광주에서 사활을 걸 수 없다는 것도 정진섭 후보를 어렵게 만들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 이상윤 후보는 광주에서 초중고를 졸업한 지역 토박이라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현재 민주당 조직위원장으로 있는 이상윤 후보는 지난 17대 국회의원 선거 당시 탄핵 역풍에도 불구하고 10% 이상의 득표를 했으며 16대 총선에서는 무소속으로 출마 27%대의 지지를 받아 문학진 후보의 낙선을 주도했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당시 이로 인해 문학진 후보는 광주초등학교 동창인 이윤수 의원이 이상윤 후보를 지지한 것이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할 정도였다. 이처럼 자기 득표력을 가지고 있으며 여타 후보가 지역 연고가 없다는 점은 이번 재선거에서도 무시못할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현재 민주노동당을 제치고 3당으로 도약했다고 하나 당선을 이야기하기에는 정당의 힘이 2%정도 부족하다는 점이 가장 큰 어려움이 될 것이다.
민주노동당 최종원 후보는 민주노동당 광주시지구당 위원장으로서 지역에서 노동운동을 해왔다. 냉정하게 이야기하자면 민주노동당의 선거는 울산에 집중되어 있으며 여타 지역에서는 후보를 모두 공천했다는데 촛점을 맞추고 있는 듯이 보인다. 특히 경기 광주의 경우 여타 후보들만큼의 영향력을 행사하기에는 선거 환경이 홍사덕 후보의 무소속 출마로 맞추어질 것이라는 것이 가장 큰 어려움이 될 것이다.
무소속 홍사덕 후보는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 모두를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홍사덕 후보가 당선되면 정진섭 후보 공천에 대한 후폭풍에 시달려야 하며 열린우리당은 탄핵의 주역이 국회의원이 되는 것을 눈뜨고 지켜봐야 할 상황이다. 홍사덕 후보는 자체 여론조사를 바탕으로 무소속으로 출마해도 당선할 수 있으며 당선 후 한나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전해지는 것처럼 박혁규 전의원이 홍사덕 후보를 지지하고 있다면 현실적으로 한나라당 정진섭 후보가 위축될 가능성이 높고 홍사덕 후보의 시나리오는 현실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볼 수 있다. 높은 인지도와 한나라당 지역 조직의 흡수는 홍사덕 후보의 가장 큰 무기가 될 것이다. 이에 반해 무소속 후보가 가지는 선거운동 과정의 불리함, 기호 7번의 어려움은 현재의 여론조사 1위를 허망하게 만들 개연적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도 분명한 현실일 것이다.
결론적으로 경기 광주의 선거는 한나라당 후보나 열린우리당 후보의 대결로 보기 보다는 무소속 홍사덕 후보와 민주당 이상윤 후보의 만만치 않은 저력으로 인한 혼전의 양상에서 누구에게 승리의 여신이 미소를 보낼지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아직도 경기 광주는 또다른 문세표를 만들고 있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