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산도----- 박두진
산아. 우뚝 솟은 푸른 산아.
철철철 흐르듯 짙푸른 산아.
숱한 나무들
무성히 우거진 산마루에 금빛 기름진 햇살은 내려오고
둥둥 산을 넘어 흰 구름 건넌 자리 씻기는 하늘.
사슴도 안 오고 바람도 안 불고
나, 멋골 골짜기서 울어오는 뻐꾸기······
산아. 푸른 산아.
네 가슴 향기로운 풀밭에 엎드리면
나는 가슴이 울어라.
흐르는 골짜기 스며드는 물소리에
내사 줄줄줄 가슴이 울어라
아득히 가버린 것
잊어버린 하늘과, 아른아른 오지 않는 보고 싶은 하늘에,
어쩌면 만나도 질볼이 고운 사람이, 나 혼자 그리워라.
가슴으로 그리워라.
티끌 부는 세상에도 벌레 같은 세상에도 눈 맑은 가슴 맑은 보고지운 나의 사람.
달밤이나 새벽녘.
홀로 서서 눈물어릴 볼이 고운 나의 사람.
달 가고 밤 가고, 눈물도 가고,
티어올 밝은 하늘 빛난 아침 이르면,
향기로운 이슬 밭 푸른 언덕을 총총총 달려도 와줄 볼이 고운 나의 사람
푸른 산 한나절 구름은 가고 고을넘어, 고을넘어 뻐꾸기는 우는데,
눈에 어려 흘러가는 물결같은 사람속, 아우성쳐 흘러가는 물결 같은 사람 속에,
난 그리노라, 너만 그리노라.
혼자서 철도 없이 난 너만 그리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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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의 (이 시는 한국현대시해설 국학자료원에서 발췌했슴)
1916년에 경기도 안성에서 태어남
연세대 교수,한국문학가협회 시분과 위원장을 역임
자유문학상과 삼일문화상 수상
1998년에 사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