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5월 13일 – Mt. Baldy
산행시간: 8시15분 ㅡ 5시 00분
참석 (10): 이정현, 노준래, 위이성, 소용욱부부, 이형기부부, 이걸재부부, 이종진
8시 15분: 산행시작
겨울벌디 산행은 늘 힘들었기에 걱정이 앞서기도 했지만 오늘은 지난 주에 이어 미끄럼 재탕 기대로 살짝 흥분이 된다. 멀리서 보이는 5월 벌디가 아직도 설산의 위엄을 지키고있다. 봄의 따사로움이 파킹장을 출발해 걷기 시작하는 우리를 산으로 끌어준다.
10시15분: 그린하우스 도착
중간에 한번 쉬고 그린하우스에 도착해 벌디보울을 보니 급경사 면으로 직등하는 세 팀이 힘겹게 오르고있다. 눈이 살짝 녹아 미끄러우니 우리는 트레일을 따라 새들을 걸쳐 오르기로 한다. 하지만 눈이 5피트 이상 쌓인 산에는 트레일은 이미 흔적이 없고 우리는 눈밭을 다져 밟아 새 길로 직등처럼 오른다.
11시 30분: 새들 도착
새들에서 멈추어 몸을 돌려 아래를 보니 설산이 장관이다. 누군가가 알프스나 히말라야에 가도 이정도 밖에 못보지 않겠냐하자 다들 맞다한다. 축복 받은 남가주 경복산인들이다. 깔딱고개를 넘자 숨이 차오르고 다리가 먹먹해지며 정상이 가까왔음을 알린다. 코앞이 정상인데 왠 코가 이리 길까.
1시 10분: 정상 도착
정상표시판에 손도 대보고 기대어도보고 사진을 단체로도 찍고 개인으로도 찍으며 기념을 한다. 한숨 돌리고 아랫골로 내려가 따스한 햇볕을 받으며 식사를 한다.
드디어 기대하던 미끄럼을 타기 위해 보울쪽으로 간다. 우선 경사진 면에서 보울까지 100피트 정도의 1차 하강을 한다. 본게임은 2차하강. 보울 꼭대기에서 보울 산마루까지 몇 백 피트를 한번에 내려가는 것이다. 이정현 선배님이 균형있는 몸사위로 시범을 보이며 하강루트를 만들어내면 위이성 선배님이 확인고랑을 내고 이제 모두가 흥분과 떨림을 속에 미끄럼을 한 번에 타고 내려온다. 엉덩이가 차갑게 얼어있고 배낭엔 눈덩이가 잔뜩끼어있으나 마음은 재미로 가득하다. 노준래 선배님의 하강시에는 눈이 파도처럼 좌우앞뒤로 같이 밀리며 작은 아발랜치를 만드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비데오를 못 찍은게 아쉽기만하다.
언제나 이런 벌디를 또 만날 수 있을까 그것도 무려 5월 중순에. 올해는 커다란 행운이 내내 우리를 감싸안는다.
3시 25분: 그린하우스 5시 00분: 하산 종료
맘 껏 놀다보니 하산 마감이 평소보다 많이 늦어졌다. 오랫만에 손목부상을 회복하고 나와 전과 다름 없는 산행실력을 발휘한 이형기 부부께서 뒷풀이를 푸짐하게 마련하였다. 고맙습니다.
글쓴이 소용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