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평 사는데 천만원 내라니…” 집단소송 준비

[권경욱]

“30평 사는데 천만원 내라니…” 집단소송 준비

파이낸셜뉴스 2007-03-14 20:45:00

"이게 말이 됩니까. 공시지가가 1년 사이 3억원 가까이 오르다니요. 내지않던 종부세가 200여만원에 재산세를 합치면 보유세만 500여만원이나 되니…. 말 그대로 세금 폭탄이예요. 어떤 조치든 할 겁니다. 이대로 당할순 없어요."

14일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발표되자 집값 상승률이 높았던 지역 주택 소유자들의 불만이 폭발했다. 목동 7단지 35평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는 Y모씨는 "작년 공시지가가 5억7800만원하던 게 올해 9억1000만원으로 올랐다"면서 "작년 100여만원 내던 세금을 올해는 부가세 포함해 500만 물게 됐다"며 기가 막혀했다.

목동 인근 B공인 관계자는 "요즘 목동 35평형 아파트는 10억원에 내놔도 매매가 잘 안되는 판인데, 공시지가가 이렇게 높게 나왔으니 당황스럽다"면서 "작년부터 거품이니 뭐니 했지만 다 인정해준 꼴"이라고 말했다.

이날 종부세 집단위헌 소송을 준비중인 세무법인 코리아베스트에는 오전에만 수십여통 전화 문의가 급증했다.

코리아베스트 최인용 세무사는 "1주택 보유자들중 이번에 종부세 해당자들이 얼마나 내야 하느냐며 세금 문의를 많이 해 왔다"면서 "60세 이상 연금 생활자, 세대별 합산되는 실거주자들 등 갑자기 두 세배씩 세금을 내게 된 사람들의 상담도 많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세무법인 코리아베스트 상담자 중에는 과천에서 30평형에 살고 있는 60세 퇴직자로 작년 300만원정도 세금을 내다 올해 800만원까지 보유세가 급증한 사람도 있다.

시중 은행 세무사들도 공시지가가 급등한 주택 보유자들의 전화 상담으로 몸살을 앓았다. 국민은행 원종훈 세무사는 "하루 종일 얼마나 세금을 더 내야하는 지 문의하는 고객 전화가 계속됐다"면서 "고객 중에는 30여평에 살면서 1000만원정도 세금을 내는 경우도 생겨 세금부담이 커졌다고 호소하는 경우도 많았다" 고 말했다.

그는 "부자 고객 중 한사람은 올해 종부세만 4억원을 내게 됐다면서 본인의 임대수입이 2억원인데 이렇게 세금이 나오니 울화통이 터진다고 상담한 사례도 있다"고 귀뜀했다. 최 세무사는 "소득 없이 집이 전 재산인 사람, 세대 합산 등으로 세 부담이 급증한 사람 등을 중심으로 종부세 위헌 논란이 본격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