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라디오를 듣는 사람이 별로 없다고 하는군요. 하긴 버스나 택시를 직업적으로 운전하시는 분 이외에는 그런 것 같기도 합니다. 그래도 여전히 좋은 프로그램은 많고, 저의 작은 소망 중의 하나는 주위 사람들과 얘기할 때 TV연속극이 아닌 라디오에 나온 얘기, 노래나 신문기사(정치, 경제 말고 그 신문의 시각이 반영된 사회 기사나 따로 취재한 기사)를 화제로 삼을 수 있을 만큼, 저와 같은 프로그램을 들었으면 하는 것이지요. (저는 티비는 거의 안 봐요...) 그래서 제가 듣는 라디오 프로그램을 소개해보려고 합니다.
라디오를 고정적으로 들은 건 물론 중, 고등학생 때구요, 저도 별밤 세대. 우리는 하이틴, 그런 것도 꽤 열심히 들었고. 그래서 어쩌다 다른 사람이 진행하는 별밤은 꼭 별밤이 아닌 것 같아요. (이문세 짱!) 고운 목소리로 청취자를 녹이던 윤종신이 티비에 모습을 드러났을 때의 충격을 아직 많은 분들이 기억하실 거라 생각합니다. (그래도 윤종신이 좋아요! 그의 출중한 외모는 좋아하는 대상은 아니지만, 정답긴 하죠^^)
저의 라디오에는 단 4개의 채널이 기억돼 있습니다. 1번 89.1(KBS2FM), 2번 91.9(MBC), 3번 93.1(KBS1FM: 고전음악), 4번 107.7(SBS) 또한 아래의 소개는 제가 3교대 직업을 가지고 있는 동안의 경험이 바탕이 되므로, 개편 이후의 프로그램은 차이가 있을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6-7AM: 93.1 <새아침의 클래식>. 주로 바하, 헨델, 텔레만의 곡이고, 단순 깔끔한 현악 합주라서 듣기에 상쾌하긴 합니다. (그러나 좀 졸린...)이 시간에 딴 채널은 하나같이 영어회화를 방송합니다. 라디오 역시 동시간 대에는 비슷한 프로그램을 방송해요. 영어 실력을 daily로 늘리고 싶다면 아무데나 틀어도 영어 합니다. 저는 안 들어요. 이 아침에 내가 저걸 듣고 있어야 하나, 싶어서.
7-9AM: 저의 주 채널인 93.1에서는 <출발 FM과 함께>를 합니다. 그러나 아침잠을 데리고 도서관에 다니면서는 89.1을 들었죠. 바로 <황정민의 FM 대행진> 저의 morning wake-up call로도 쓰이죠. 돌발적이지 않으면서 신나는 곡도 나오고, 신곡도 나옵니다. 가요와 팝송의 비율은 반반 정도. 7시 30분 경에는 퀴즈 코너가 있는데, 도전자가 전화로 연속 5개의 문제(하루에 하나)를 맞추면 현금이 상품으로 주어진답니다. OX퀴즈- 객관식- 주관식의 단계인데, 도전자가 맞추지 못한 주관식은 즉석에서 청취자 전화를 받아 맞추면 도서상품권인가를 줘요. 저두 한 번 전화걸어봤는데 연결은 되지 않았답니다. 요즘 유행 정도를 넘어선 로또보다는 이 퀴즈에 운을 걸어보심이 어떠한지... FM대행진의 자랑거리는 더 있는데 8시 정각의 유머 '댄스댄스'와 하루의 뉴스 브리핑. 특히 이 뉴스는 핵심과 설명이 맘에 쏙 듭니다. 따로 신문을 안 봐도 될 정도. 그리고 8시 30분 정도가 되면 매주 다른 코너가 있는데 재밌습니다. 과학, 역사, 영화 등등. 제가 추천하고 싶은 것은 월요일의 '해피먼데이' 이구요, 생각과 기분을 긍정적으로 만들어줘요. 여느 프로그램처럼 일요일엔 좀 썰렁.
9-11AM: 다시 93.1로. 타 채널에서는 유열, 이종환이 팝 중심의 노래를 트는데 별루예요. <FM가정음악>에서 편안 클래식을 듣지요. 커피 한 잔 마시며 듣는 음악은 어찌나 감격적인지. 단 금요일엔 뭔 예술인을 초대해 주절주절대는데, 저의 채널 선택 법칙- 말 많은 것, 청취자 연결해 떠드는 것, 초대손님이 허구한 날 나와 프로그램 망치는 것은 제외-에 의해 끄거나 다른 음반을 듣습니다.
11AM-MD: 가장 들을 것 없는 시간 중 첫 번째. 93.1에서는 국악을 합니다. 별로 좋아하질 않아서 저의 라디오는 이 시간에 timer off됩니다. 그 중에서는 107.7이 낫고, 프로그램 제목은 <심혜진의 시네타운> 영화음악을 틀어주지요.
MD-2PM: 93.1에서 하는 <KBS음악실>에서는 비교적 최근에 녹음된 음반이나 국내 연주를 들려줍니다. 점심먹느라 잘 듣지도 않고, 93.1중 정 안 가는 프로그램입니다. (가끔 연주회티켓이나 음반 신청할 때 빼고) 91.9의 <김원희의 정오의 희망곡>과 89.1의 <강수지의 가요광장>이 안 졸리고 재미있으며 최신곡도 많이 틀어주는데, 단점은 초대 손님의 코너가 매일같이 있다는 것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