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업주부 10여 년에 음식은 잘 못하지만 주방청소에 나름 一家見을 갖고 이야기하자면 면행주와 치약이 만병통치약이라는 것이다. 아이들이 아직 아가였을 때, 남편이 군대에서는 청소에 치약을 쓴다면서 거실바닥에 물하고 치약하고 뿌려놓고 닦는 것을 몇 번 봤었는데, 최근에 이 치약을 주방행주 헹굴 때 사용하니 설거지 마무리하는 기분이 상쾌하고 번거롭다는 생각이 그다지 들지 않는다.
행주는 이것저것 써 보았지만 아기용품 판매하는 곳에서 흔히 '가재수건'이라고 하는 면수건을 사용하니 아주 좋다. 이 면수건은 일반 주방코너에서 판매하는 면행주보다 얇고 튼튼해서 그릇을 씻을 때 잘 닦여진다. 요즈음 많이 사용하는 스폰지가 있는 수세미는 주방세제 거품이 잘 일어나도록 고안된 것 같은데 이 수세미는 기름기 있는 그릇을 닦을 때 사용하고 평상시에는 면행주 하나로 설거지를 한다. 집에서 그다지 기름기 있는 음식을 먹지 않기 때문에 그릇을 닦을 때에는 주방세제를 사용하지 않고, 설겆이를 마치고 나서 설거지통을 닦아내면서 한 번 주방세제를 사용하고 그 다음 마지막으로 행주를 헹궈내면서 치약을 사용한다. 치약물 묻은 행주로 싱크대도 닦고 가스렌지 눌러붙은 곳에는 치솔을 사용한다. 그러니까 주방 개수대 옆에 주방세제와 치약과 치솔이 비치되어 있는데 오래된 뚝배기에 이 세가지를 넣어두고 쓰니까 편리하고, 무거워서 안 쓰는 뚝배기를 활용한다는, 일종의 명품 유저 기분도 나고 좋다.
명절날 여러가지 선물세트들이 있지만 백화점 지하 식품코너이든 마트든 맨 앞줄에 놓이기 마련인 비누치약세트는 그 어느 집에서나 환영받는 선물일 뿐아니라 새로운 치약 향기를 비교할 수 있는 기분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오래된 면행주는 명절 집 떠날 때 쯤에 싱크대 문이라든가 안을 대략 닦은 다음에 쓰레기통에 버리고 새 것을 걸어놓으면 새해 맞는 행사도 된다. 주방에는 이렇게 설겆이용과 설겆이 후 손을 닦는 주방수건용으로 가재수건이 늘 걸려있고, 청소 후 얼굴과 목을 닦는 가재수건을 하나 더 비치해놓고 있는데 여름에는 특히 참 유용하게 쓰인다.(2013년 2월 6일 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