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치 향방 대통령선거 분석서 찾아
기성 정당정치에 국민의 불신감은 심각
전국지표조사에서도 국민정서 잘 나타나
국회입법조사처 정치행정조사실 정치의회팀이 2022년 8월 발간한 ‘제20대 대통령선거 분석’을 보면 현 집권여당인 국민의 힘이 정치적 방향을 어떻게 설정하고 추진해야 하는지를 유추하게 한다.
한국은 1980년대 민주화 이행을 겪은 신생 민주주의 국가군에 속하지만, 이제는 선진민주주의 국가들과 대등한 수준의 성숙한 민주주의 국가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이번 대선을 통해 기성 정당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심각한 수준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정치적 외부자 간 대결임에도 양 진영이 총결집한 가운데 과열된 네거티브 경쟁이 선거기간 내내 이어졌다. 선거경쟁이 끝나면 패자를 지지한 국민들도 당선인을 수용하고 나아가 국정운영에 대한 기대를 품게 됨으로써 민주적 정당성이 강화된다.하지만 이번 선거를 통해서도 이러한 국민통합의 기제가 작동할 수 있는지에 의문이 제기된다. 현재 여소야대의 국회 의석분포까지 감안하면 향후 국정운영의 전망은 더욱 녹록치 않다
전국지표조사는 양당의 후보 선출 이후 정책능력과 도덕성에 대한 설문을 추가하여 매달 물어보았다. 경제 및 외교·안보 정책에 대한 능력은 이재명 후보에 대한 평가가 윤석열 후보보다 높게 평가되었다. 반면 도덕성에 대한 평가는 2021년 12월에 비해 2022년 1월에 두 후보 모두 하락하였다. 2022년 2월 2주차 조사에서 ‘도덕성이 가장 높은 후보가 누구냐’는 질문에 이재명, 윤석열 후보는 각각 12%, 16%로 매우 낮았다..
2022년 2월 2주차 조사를 지지후보별로 살펴보면, 이재명 후보를 지지하는 집단에서 이재명 후보가 도덕성이 가장 높다는 평가는 33%에 머물렀으며 윤석열 후보 지지자 집단에서도 윤 후보가 가장 도덕적이라는 응답은 42%였다. 이는 심상정(78%), 안철수(84%) 후보에 비해 매우 낮은 수치이다
제20대 대통령선거는 과거에 비해 현직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이 높으면서도 정권교체 여론도 높은 상황에서 양자구도로 치러졌다.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 말 국정운영에 대한 평가가 전임자들과 비교했을 때 양호함에도 긍정평가자들이 정권유지로 결집하는 것보다 부정평가자들이 정권교체로 결집하는 추세가 강했다.
과거 대선에 비해 현 정부에 대한 평가가 투표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회고적 투표’ 행태가 뚜렷했다.
양대 정당의 대통령 후보선출을 위한 경선 과정에서 당의 유력인사들이 탈락했고, 정당경력이 짧거나 중앙정치의 경험이 거의 없는 정치적 외부자가 선출되었다.
공고한 양당체제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외부자가 양당의 대선후보가 된 것은 기성 정당정치에 대한 불신을 방증하는 측면이 있다.
제20대 대통령선거에서는 네거티브 선거가 치열하게 전개되었는데, 이는 ‘부정적 투표’의 증가로 이어졌다.
투표율 77.1%를 기록하며 투표 열기가 높았지만, 당선을 원하는 후보를 지지하기보다는 상대 후보의 당선을 막기 위해 투표했다는 ‘부정적 투표’ 비율이 제19대 대선보다 상당폭 증가했다.
이번 대선에서 양대 후보들은 미시적 공약 제시에 초점을 맞췄고, 유권자들이 관심 갖는 주요 의제는 경제회복과 주거안정 등 부동산 정책이었다.
두 후보 모두 코로나19 이후 경제회복, 부동산 문제 해결을 공약에서 강조했지만, 윤석열 후보는 여성가족부 폐지, 이재명 후보는 정치와 검찰개혁을 강조하는 등 젠더와 정치개혁 이슈에서는 이견을 보였다.
이재명 후보는 과거 민주당 후보에 비해 수도권 득표가 낮았는데, 수도권 표심은 부동산 가격 상승과 관련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대선을 계기로 정치적 균열구조의 변화 조짐을 확인할 수 있다.
한국의 선거정치에서 가장 큰 영향을 미치던 지역주의가 전체적으로 퇴조하는 한편, 세대에 따른 정치적 태도와 투표선택의 차이가 뚜렷했다.이번 선거를 계기로 20·30대가 40대에 비해 보수적일 뿐 아니라, 젊은 세대 내부에서 이념성향 및 투표선택에 상당한 차이가 나타났다.
20·30대는 투표참여와 후보선호 및 지지결정 등에 있어서 유동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청년세대의 수용을 둘러싼 각 정파 간의 경쟁이 예상된다.전체적으로 이념적 정치 양극화에는 큰 변동이 없으나, 네거티브 선거의 과열로 대선 지지 후보에 따른 정서적 양극화가 심화되어 왔다.강성 지지층의 과도한 동원으로 네거티브 선거가 과열되었고, 국민을 넓게 대변하는 대의민주주의의 취지가 무색해진 측면이 있다.
양대 지지층 간 감정의 골이 깊은 데다 여소야대의 국회 등 정치적 환경을 고려할 때 향후 정치적 불확실성이 높아진 것으로 볼 수 있다.(국회의회팀보고자료요약)
(환경경영신문, ww.ionestop.kr 국회 조철재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