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1회 詩하늘 시 낭송회 - 流石 손남주 시인 편에 다녀와서
어느 날 하찮은 일로 문득
큰스님 득도하듯
꽃은 어떤 한 순간에 피는 것인가.
흙과 물, 해와 바람,
억겁의 인연으로 피어나는 순간인가!
...........................<꽃이 피는 순간> 끝 연
류석 손남주 선생님의 첫번째 시집 <억새꽃> 시중 "꽃이 피는 순간" 이라는 시에
대한 박곤걸 선생님의 해설 중에 '큰스님이 득도하듯'시인은 섬광과 같은 영감으
로 하여 황홀한 순간에 그의 분신인 시를 창조한다'라고 하셨듯이 그렇게 두번째
시집을 상재하셨다.
1999년에 내신 선생님의 첫번째 시집 <억새꽃> 자서에서도 말씀하셨듯이 오랜 교직
생활 후 정년퇴임을 빙자하여 출판한 그 이후 6년만에 내신 이번 새 시집, 첫번재 시집
보다 더욱 젊어진 시들을 읽으면서 나는 나이가 들어 선생님처럼 그렇게 열정을
가지고 시를 쓸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해보았다.
<날개, 파란 금을 긋다>
시를 읽고 시를 쓰는 일엔 정년이 없다고들 하지만 다시 읽어본 첫번째 시집과 비
교해 볼 때 두번째 시집 <날개, 파란 금을 긋다>의 박재영 시인의 표지글에서 처럼
선생님의 시는'투명하고 청정하다'하였다.
그 두번째 시집 상재를 축하하는 2005년 10월의 시낭송회 자리는 어느 때보다 많은
분들과 함께 하였다. 선생님의 가족, 선생님의 초등동창, 중학 동창, 고등 동창,
교직에 계실 때의 동료분들, 그리고 여러 대구의 문인들, 그리고 시하늘 가족.
스타지오를 가득 메운 정겹고 고운 눈빛들은 선생님의 시와 선생님께 향했다.
너와 나, 알고 보면
생각은 별 다름 없는데,
별 것 아닌데,
말의 차이가 빚어내는
'달'과 '6펜스'
너는 - 스트릭 랜드 -
나는 어쩔 수 없는
-스트루브 -
너의 언어는
피카소 구도의 입체어,
내 언어가 그려내는 그림은
사진 같은 덤덤한 평면의 임화(臨畵)
아무렇게나 그린
아이들 장난같은 너의 터치는
원초적 공포요,
전율의 환희다.
아무라도 그릴 것 같은
그 쉬운 점과 선을 나는
알면서도 흉내 못 낸다.
카멜레온의 360도 시계(視界).
잠자리 같은 겹눈으로 본다면
할 수 있을까?
선생님의 첫번째 시집<억새꽃> 책머리에 있는 글을 읽고 두번째 시집의 시인의
말을 읽어보면
유리창을 닦을수록 하늘이 파랗게 보인다.
멧새 한 마리 비행선을 그으며 날아오른다.
내 작은 날개만큼의 높이로 그 파란 곳에 닿고 싶다.
오래도록......그 날까지
에서 처럼 선생님의 두번째 시집은 닦으신 만큼이나 맑아진 유리창으로 더욱 파래진
모습들이 시집 가득하였다.
입구에서 일찍 혹은 늦게 오시는 분들을 안내하느라 낭송시와 소감들을 꼼꼼하게 듣지
못한 것이 늘 아쉽고, 모처럼 만난 분들과 정다운 대화 나누지 못하는 것이 아쉽지만
지금까지 내가 즐긴 그 기쁨을 이제 다른 분들께 나눠주는 시간이라 생각했다.
스타지오 입구에서 서서 혹은 앉아서 시를 듣다 음악을 듣다 오신 분을 맞이하다 바라본
꽃바구니, 꽃다발, 화환들, 그날 오신 분들 마음만큼이나 환하고 눈부셨다.
나와 류석 선생님과의 첫 만남은 처음 시하늘에 올린 내 자작시에 올려주신 꼬리글로
인해서 였다. 그 꼬리글이 내겐 용기가 되었고 늘 해주시는 충고글 혹은 격려의 글, 혹은
칭찬들이 오늘의 내가 있게 해주셨다.
나뿐만 아니라 자작시에 시를 올리시는 다른 분들께도 똑같이 애착을 가지시고 열심히
시에 대한 의견을 주시고, 맞춤법, 띄워쓰기 등 문법에 대해서는 어느 누구도 따라갈 수
없는 지식을 가지고 계셔서 시를 쓰시는 많은 분들께 많은 도움을 주시고 계신다.
스타지오에서의 시낭송회를 마치고 언제나 가는 BNA에서는 긴 탁자에 들러앉아 술과 음식
먹으며 또 다른 시낭송이 있었다.
가우 님의 장사익 노래와 함께 김은영 님의 류석 선생님에 대한 애정 표현과 김미선 님
의 즉석 노래로 모두 흥이 겨웠다.
노창재 님께서 선생님의 시를 낭송하고, 원무현 시인이 "다큐멘터리8-기린'의 시를 낭송
하고, 이승엽 님이 '바다와 소줏병' 시를 낭송하였으며, 나는 '밤바다'를 낭송하였다.
스타지오에서의 시낭송도 좋지만 자연스런 술자리에서 흥에 겨워 시를 낭송하는 모습은
시에 대한 사랑없이는, 시인에 대한 사랑없이는 이루어질 수 없는 일, 저마다 얼굴은
시로 노을지고 있었다.
그런 선생님과 시하늘에서 함께 함이 늘 즐겁다.
<날개, 파란 금을 긋다> 시집에 실린 '달'이라는 시를 함께하며
오
래
도
록......함께 유리창을 닦을 수 있도록 늘 건강하시길 빌어본다.
달 / 손남주
참 오랜만이다
저기 떠 있는 나
겨운 등짐을 내려
저 달에 걸어 놓고
나는
남루를 벗어
푸른 옷으로 갈아 입는다
적요한 벌레 소리에 앉아
바람과 꽃과
눈물과 환희를 실어
말간 얼굴 오래 오래
저기 떠 있다
첫댓글 느낌을 공감하며 잘 보고 갑니다
류석 선생님 오래오래 건강하셔서 꿈꽃 피우는 저희들 지켜 보아 주십시오. 전향님도 너무 고마워요 선생님 시낭송회를 이렇게 마무리 해 주시니 감사해요.^^
정감어린 글, 시인에 대한 따스한 마음이 환하게 돋쳐오릅니다. 잘 읽었습니다. 훈훈합니다
그 느낌 함께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박동덕 님, 시주머니 님 그리고 목석 님.
**당사자가 나서는 일은 언제나 쑥스러운 일이지요. 꾹 참아야 되는데 한마디 하고 싶어서 좀이 쑤시네요. 전 향 님, 고맙습니다. 아마 어느 누구보다도 두 권의 제 시집을 머리말부터 시작해서 뒷표지의 표서까지 한 자도 빠뜨리지 않고 깊이 읽으시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미처 저 자신도 알지 못했을 내면에 숨은 의도
까지 꿰뚫어 보셨네요. 그것도 좋은 면으로만 이끌어 나갔으니 고맙다는 말 안나오고 못배기지요. 시 쓰는 사람이 제일 듣기 좋고, 기쁘고 신나는 일은 아마 자기 시 좋다는 말일 거에요. 자기의 느낌과 생각에 공감하고 동의해 주는 사람, 그런 사람이 이 세상에 있다는 것은 다시없는 행복이 되기 때문일 거에요. 내 이
야기래서가 아니라, *글의 실마리를 이끌어내는 그 터치와 구성, 그리고 짧은 글 속에서도 짚을 것은 다 짚고, 의도하신 방향으로 글을 마무리짖는 솜씨가 능숙한 평론가를 연상케 하네요. 시도 좋지만 산문도 참 훌륭한 것 같습니다. *'시하늘'의 기금을 위해, 편짓글과 독서감상문 심사를 맡았을 때, '4막'님과 함께
했던 그 독파력에서 감은 잡았었습니다마는 다시 한번 놀랐음을 밝혀 둡니다. 집안끼리 자화자찬 제 자랑 늘어 놓듯 해서 민망스럽습니다. 못cka고 뱉어낸 말, 우리 시하늘의 많은 임들의 해량을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류석 선생님, 마음 가는대로 편안하게 썼는데..... 제게 너무 과한 칭찬이십니다. 고맙습니다.
이제야 봤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선생님 후기가 정말 정이 갑니다. 잘 읽었습니다.
오랜 만입니다, 조명선 님~ 뵙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