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무안군[全南 務安郡]
산과 바다, 들녘이 신천지가 된 ‘무한의 도시’
이건 정말 지각변동이다. 땅 위에 변화가 너무 많고, 그 울림도 깊다. 하늘도 ‘개벽’ 수준이다. 무안국제공항이 들어서면서 중국·동남아·일본 가는 길까지 열려 있다. 그저 서남해안 끝자락 그리 높지 않은 승달산(333m)을 가운데 두고 영산강 물에 의지해 농사를 짓던 것이 무안의 본 모습이었다. 그러나 서해안고속도로(2001년)가 열리고, 전남도청 이전(2005년), 무안국제공항(2007년) 개항, 광주~무안 고속도로 개통(2008년), 무안기업도시 선정(2009년) 등 대형 프로젝트가 무안으로 몰려왔다. ‘동해안 시대’의 대안으로 ‘대중국 서해안 시대’가 본격 시작되면서 과실을 가장 많이 따먹은 고을이 됐다는 부러움을 받고 있다. 덩달아 대규모 자연훼손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을 맞았다는 지적도 따르고 있다. 하지만 무안사람들은 대대로 지켜온 자연 그대로를 후손들에게 물려주겠다는 다짐이 남다르다. 개발은 하되 되도록 자연환경을 다치지 않겠다는 의지다. 무안군은 무안읍·일로읍·삼향읍(남악출장소) 등 3개읍과 몽탄면, 현경면, 청계면, 망운면, 해제면, 운남면 등 6개 면으로 이뤄져 있다. 남악출장소는 전남도청이 광주에서 이전하면서 새롭게 이뤄진 ‘남악신도시’를 관할한다. 인구는 도청이전 전에는 2만 5,215가구, 6만 1,915명(2005년말)이었으나 지금은 3만 2,311가구에 7만 5,943명으로 늘어났다.(2012년 기준) 남악신도시에만 2만 6,805명이 살고 있다. 전남도청 이전 효과는 무안 발전속도를 더욱 높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전남지방경찰청, 전남도교육청, 농협 등 광주에 있던 전남도 단위 공공기관들이 속속 남악신도시로 이전해오고 있기 때문이다. 무안 기업도시도 가슴을 설레게 하고 있다. 산업생산과 교역을 주목적으로 하는 민간기업이 산업시설을 중심으로 교육·문화·의료·주거시설 등을 짓는 자족적 복합도시다. 무안읍과 현경면 일대 150만 평 규모에 인구 2만 명이 살수 있는 도시를 하나 더 건설하고 있는 것이다. 항공특화단지와 도매유통단지 등을 짓는 것을 주 내용으로 한다. 중국계 자본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지만 국내 사정으로 진도가 늦어지고 있다. 하지만 한중 교류 적지로 꼽혀 기업도시로 성공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야말로 무안은 대변신을 꾀하고 있는 것이다.
인간 아닌 자연이 축제를 벌이는 이색지대
축제는 인간이 벌이는 놀이다. 그러나 무안은 다르다. 정반대다. 자연이 빚어낸 때묻지 않은 모습이 그대로 축제가 된다. 사람을 일부러 불러들일 필요도 없다. 자연이 지남철처럼 인파를 끌어모은다. 우선 무안연꽃축제다. 매년 7월 하순에 열린다. 일로읍 복용마을 회산 백련지 33만㎡ 일대가 그 공간이다. 일제때 만든 저수지가 동양 최대규모의 백련(白蓮) 서식지가 돼 관광자원이 됐다. 이곳 백련은 홍련처럼 한꺼번에 피지않고 7월부터 9월까지 수줍은듯 잎사귀 아래 보일듯 말듯 숨박꼭질하며 피는 것이 매력을 끈다. 1997년 이후 축제가 계속되고 있다. 세계의 연(蓮)수생식물 생태전시관 개설, 신비의 연꽃길 보트탐사, 연잎차 시음 체험, 연 비누·연 황토 천연염색·연 칠보공예 만들기·연 초콜릿 만들기 등 전시와 체험행사가 많다. 11월엔 이곳에서 연근캐기 체험행사와 연음식 만들기 등 행사가 축제 규모로 열린다. 초의선사 탄생 문화제도 독특한 축제다. 조선 대표적인 선사로 우리 땅에 다도문화를 심어놓은 초의 스님을 기리는 행사다. 탄생지인 삼향면 왕산마을에서 매년 그의 탄신일(음력 4월5일)을 전후로 이틀간 열린다. ‘커피문화’의 대세가 될 것이라는 우려는 그곳에 가면 기우가 된다. 길놀이, 시낭송회, 국악공연, 남도민요 합창, 천인 헌다제, 어린이 행다 경연대회, 전통다례복 발표회, 학술세미나, 초의등 밝히기, 차 떡만들기 체험, 무료시식, 세계의 다양한 차 전시 등 행사를 매년 다채롭게 펼치고 있다. 품바축제도 있다. 무안 일로읍은 품바 발상지다. “어얼씨구씨구 들어간다, 저얼씨구씨구 들어간다. 나랏님 개판쳐도 우린 새판을 짜고….” 유신시대·군부시대 등 엄혹한 시절에도 거침없이 무안인들은 이런 대사를 거침없이 읊어댔다. 품바는 이제 상전 대우를 받고 있는 정식 예술 장르로 변신했다. 1981년 12월 이곳 출신 고 김시라씨(1945~2001)가 불러오던 장타령을 마당극으로 만들어 무대에 올린 것이 성공했다. 발상지답게 보존회가 설립돼 2006년부터 가장 권위있는 ‘전국 품바명인 선발대회’가 매년 7월 열리고 있다. 전국 품바명인들이 실력을 겨루는 장면엔 익살과 해학이 넘쳐난다. 그래서 4일 동안 무안골이 떠들썩하다.
오감이 한해동안 짜릿해지는 체험 행사 손짓
무안의 바다는 때하나 묻지 않은 갯벌로 이뤄졌다. 바닷물이 빠지면 검은 비단을 펼친 듯하다. 들판의 황토는 왕성한 생산력의 대명사다. 이런 천혜의 자원을 이용, ‘또다시 오지 않고는, 참을 수 없는 추억’을 만들어 낸다. 무안 갯벌은 해양수산부 습지보호구역 제1호이자, 람사르습지 제1742호로 지정돼 특별 관리받고 있다. 그 임무를 무안생태갯벌센터가 관리를 맡고 있다. 갯벌체험은 맨발에 와 닿는 감축을 느끼며 조개줍기와 바지락을 캐고, 갯바위 낚시 등을 하면서 신선한 해산물을 바로 맛볼 수 있는 재미가 쏠쏠하다. 각종 바다생물의 삶을 살펴볼 수 있어 교육공간이기도 하다. 갯벌체험은 연중 가능하다.
서해안의 일출명소로 잘 알려진 도리포 인근 송계마을과 현경 월두마을이 전통어촌체험장으로 이름을 얻고 있다. 해제면 송계마을은 일출과 일몰을 함께 볼 수 있다. 3㎞여 백사장과 해송림이 어우러진 마을이다. 봄에는 낙지잡기, 여름엔 갯바위 낚시, 가을엔 낙지와 어패류잡기, 겨울엔 이각망 물보기 등 체험행사가 준비돼 있다. 현경면 월두마을은 전국 첫 갯벌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됐다. 사방이 바다로 둘러싸인 어촌으로 100여가구가 옹기종기 모여 살고 있다. 마을 모습도 동화처럼 다정하다. 달머리같다고 해서 월두(月頭)라는 이름이 붙었다. 2.5㎞여 뱃사장과 그 앞 소당섬이 물이 빠지고 나면 그림같다. 세발낙지, 굴, 바지락, 고동, 바다게 등을 그냥 잡을 수 있다. 팔방미인 마을이 있다. 현경면 석북 마을 등 8개 마을을 그렇게 부른다. 이곳 사람들은 ‘왔다가는 사람들’은 모두 마음과 몸이 금세 아름다워지게 된다며 마을의 영향력을 자랑하곤 한다. 마을 앞이 바다여서 갯벌체험도 동시에 할 수 있다. 황토감자캐기·황토비누만들기·양파캐기·모심기 등을 할 수 있다.
회산백련지 인근 마을인 백련흑콩마을은 간척지 마을에서 친환경농사를 짓는 곳이다. 쌀과 흑콩이 불티나게 팔린다. 봄·여름의 초록녹음과 가을의 황금벌판을 보는 것만으로 벌써 ‘씻김’의 감동에 젖어든다. 연잎차만들기, 연씨휴대폰걸이 만들기, 지장수 연잎팩 등을 체험해볼 수 있다. 청계면 월선리 예술촌은 말 그대로 예술인들이 모여산다. 한국화·서양화·조각·도예 등 예술인들이 마을을 만들었다. 이들은 마을 곳곳에 복숭아나무를 심었다. 꽃이 필 때는 ‘복숭아꽃 살구꽃~’하며 동요가 절로 나온다. 방학엔 한문학당, 예절학당을 운영하고, 주말엔 도예체험과 짚물공예만들기 등 다양한 문화예술체험을 할 수 있도록 했다. 고향의 향수를 맛보도록 연날리기, 떡메치기, 서당체험도 할 수 있다. 또 분청사기 도요지인 몽탄면 사천마을과 몽강마을의 자기만들기와 다도체험도 가볼만 하다.
혼을 쏙 빼놓는 관광지 수두룩
승달산은 그 고운 자태가 자원이다. 그리 높지 않은 산이어서 올라가봄직하다. 오른쪽으로는 S굽이를 이루며 흐르는 영산강이 있고, 그림같이 펼쳐진 다도해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안성맞춤 공간이다. 원나라 승려 원명이 이 산에서 교세를 크게 떨쳤고, 그를 찾아온 제자 500명이 한꺼번에 깨달음을 얻었다는 산이다. 인재가 나는 산이란다. 그래선지 목포대·초당대·목포폴리텍 대학 등 3개 대학이 산자락에 둥지를 틀었다. 몽탄면 이산리에 자리한 식영정(息營亭)의 풍경은 장관이다. 나주출신 한학자 임연 선생이 지은 강학소다. 바로 옆에 굽이 도는 영산강과 어울려 시인묵객들의 찬사를 받았다. 자연스럽게 석학들의 토론장이었고, 시의 경연장이었다. 일자형 건축에 정면 3칸, 측면 3칸, 단층 구조이다. 전남도 문화재 자료 제237호다. 담양 가사문화권의 식영정이 ‘그림자가 쉬어가는 정자’라는 곳이라면, 이곳 식영정은 ‘쉬면서 학문을 나누는 공간’이란 뜻이다. 몽탄면 사창리에는 의외의 볼거리 하나가 기다린다. 호담항공우주전시장이다. 이곳 출신 전 공군참모총장 옥만호 장군이 만들었다. 후세들에게 우주의 꿈을 심어주기 위한 그의 애향심이 묻어난다. 1만㎡ 전시장에는 훈련기, 전투기, 북한기 등 실물 항공기 11대가 전시돼 있고, 1000㎡ 실내 전시관에는 항공발전사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실물, 모형, 사진 등 각종 자료가 갖춰져 있다. 청소년들의 수학여행코스로 각광받고 있다.(061-452-3055) 지난해 2월 문을 연 오승우 화백 미술관도 새로운 볼거리다. 초의선사 탄생지 바로 앞에 지하 1층, 지상 2744㎡로 지었다. 오 화백은 한국 서양화의 선구자인 오지호 화백(1905~1982)의 장남으로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이다. 자신의 ‘십장생도’ 연장 60점을 비롯, 대작 179점과 미술관련 서적, 화구 300여점이 전시돼 있다. 이밖에 14세기 고려청자 639점이 인양된 해제면 도리포 유원지는 일출일몰지로 유명하다. 현경면 홀통유원지는 대표적인 해수욕장이자 윈드서핑 장소로 이름을 얻고 있다.
가는 길
전남 무안 가는 길은 확 트여있다. 곳곳에 길이 열려 있어 ‘사통팔달’이라 할 정도다. 국도(목포~신의주) 1호선, 서해안고속도로가 지난다. 서울 등 수도권과 중부권에서 손쉽게 접근할 수 있다. 서해안고속도로가 고속도로 중 가장 직선도로여서 국토 끝까지 속도를 내 달려보려는 마이카족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또 광주~무안 고속도로도 나 있어 대구 등 경북권 내륙권에서도 88고속도로를 타고 광주로 들어온후 그 도로로 접어들면 25분이면 무안까지 들어갈 수 있다. 더구나 지난 4월에는 순천~목포 고속도로까지 뚫려 남해고속도로와 이어졌다. 부산에서 무안까지 승용차로 3시간 30분이면 충분히 닿을 수 있다. 서울~무안(일로) 사이 호남선 열차가 왕복 4번 다니며 고속버스도 서울~무안 하루 3번, 광주~무안 24번씩 다닌다. 제주도에선 무안국제공항으로 갈 수 있다.
출처:(신택리지, 배명재, 경향신문)
2026-04-12 작성자-명사십리
첫댓글 형님과 함께 즐거운 시간 보냈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다음 서해랑길 22코스에서 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