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르웨이 언어
노르웨이 오슬로 공항에 도착했을 때, 화장실을 찾고 있는데 두 개 언어로 표기한 안내판이 눈길을 끌었다. Toillet-영어 표기와 Tallett-자국어 표기로 간판 하나에 두 개의 글자가 씌여 있었다. 나는 그 간판을 보는 순간 영어를 인정하는 국가임을 알았다. 공공장소라서 그랬는지 모르지만 유럽에서 영어표기와 병행한 곳은 보기 드물다. 또한 영어를 변용해서 쓰는 자국어도 영어와 상당히 가깝다.
알고 보니 노르웨이인들은 누구나 영어를 잘 한다는 것이다. 순탄한 여행이 되겠다는 반가움이다. 외국여행에서 우리가 배운 미국식 영어로 대화만 통하면 큰 문제는 없는데 영어를 외면하고 사는 국가에 가면 불편함이 크기 때문이다.
노르웨이에는 두 민족이 산다. 북쪽에 사는 원주민 사미족과 게르만족이다. 언어도 두 가지를 쓴다. 원주민은 우랄 알타이어를 쓰기 때문에 게르만족의 언어와는 다르다. 그래서 TV 방송에서도 자막처리할 정도다. 노르웨이 언어는 80%가 덴마크 지배시 언어고 20%가 노르웨이 지방언어다. 말은 스웨덴, 글은 덴마크와 통한다. 덴마크와 노르웨어는 국어사전이 없다.
노르웨어 언어로 ‘나는 너를 사랑한다’를 배웠다. 어법이 영어와 동일하다. ‘나는’은 ‘야이’, ‘너를’은 ‘다이’, ‘사랑한다’는 ‘엘스게르’, 그래서 ‘나는 너를 사랑한다’는 ‘야이 엘스게르 다이’다. 운전기사 이름이 비욘인데, 비욘을 사랑한다는 표현은 ‘야이 엘스게르 비욘’ 이다. 어법은 알겠는데 영어와 비슷한 알파벳 단어를 전혀 다르게 발음하여 이해하기도, 배우기도 힘들다.
그 이외, ‘탁’은 ‘고맙다’. ‘튜센탁’은 ‘매우 고맙다’. ‘구닥’은 낮인사, ‘굿 모르겐’은 아침인사, ‘이야’는 예(yes), ‘나이’는 아니다(No) 몇 가지 더 배웠다.
발음은 다르게 하지만 호텔에서 Milk를 Melk로, 한 글자만 e자로 바꾸어서 쉽게 그 뜻을 알 수 있어 좋았다. 그 외 Bus는 Buss 등 여러 가지 표기가 그런 식이다. 유럽의 언어는 대부분 그렇다. 자존심 때문에 그러기도 한다는데 알파벳을 변용하여 쓰면서 자음과 모음도 다르고, 발음도 다르고 자기네 나라만의 독특한 언어로 구사하여 사용한다.
나는 내 조국의 언어에 대하여 자랑스러웠다. 한반도 그 작은 나라에서 세계 그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는 고유의 언어를 가지고 있지 않은가. 그래서 한국어가 어렵다고 하지만 알파벳을 변용한 것도 아니고, 일본이나 중국 문자를 변용한 것도 아니고 세종대왕이 만드신 훈민정음으로 지금껏 한민족 고유언어가 이어져 사용되고 있음에 대하여 타국에서 느끼는 큰 자부심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