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책벌레 3
까막눈이 산석의 글공부
김주현 글 | 원유미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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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약용이 가장 아꼈던 제자, 황상.
스승님의 가르침에 따라 행복한 공부를 하다.
책벌레 위인들의 일화를 동화로 엮어 독서의 소중함을 전하는 ‘위대한 책벌레’ 시리즈, 세 번째 이야기 《까막눈이 산석의 글공부》는 평생 스승님의 가르침을 새기며 부지런하고 부지런하게 공부했던 조선 시대 인물 치원 황상의 일화를 되살린 창작 동화입니다.
황상은 조선 후기 전라도 강진에 살았던 시골 아전의 아들이었습니다. 어릴 적 이름은 산석으로, 가난하고 내세울 것 없는 중인 신분이었지요. 게다가 머리가 둔하고 앞뒤가 꽉 막혀 공부에 소질도 없어 보였습니다. 다니던 서당에서조차 타박을 듣기 일쑤였어요. 그러나 황상은 공부가 정말로 하고 싶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황상은 마을로 귀양 온 조선의 대학자 정약용이 연 서당을 찾아가게 됩니다. 동문 어귀 주막집 봉놋방에서 일생일대의 스승을 만나게 된 것이지요. 저처럼 둔하고 꽉 막힌 사람도 공부를 할 수 있느냐고 진지하게 묻는 열다섯 살 황상에게 정약용은 너 같은 아이라야 공부를 할 수 있다며, ‘삼근계(三勤戒)’를 내려 주었습니다. ‘삼근계’란 부지런하고 부지런하고 부지런하게 배움에 매진하라는 뜻으로, 영리한 머리에 의지해 하나를 배우면 열을 깨치는 것이 공부가 아니라, 마음을 붙들고 붙들어 하는 것이 참된 공부임을 알려 주는 글입니다. 이 가르침은 황상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았지요.
황상은 정약용의 가르침에 따라 책을 읽고, 좋은 글을 베껴 쓰고, 외우기를 쉬지 않으면서 열심히 학문을 익혔습니다. 작은 물방울이 떨어지고 떨어져 바위를 뚫듯, 부지런하고 부지런하게 공부에 매진하다 보니 황상은 어느새 스승 정약용과 시를 주고받을 만큼 학식을 쌓기에 이릅니다. 그의 학식은 날로 높아져 훗날 당대 최고의 문인인 추사 김정희, 초의 선사, 정약용의 아들들과 교우하며 잔잔히 이름을 알렸지요.
이 책은 김주현 작가가 이야기를 짓고, 원유미 작가가 그림을 그렸습니다. 보림창작그림책공모전에서 《책 읽어 주는 고릴라》로 우수상을 수상한 김주현 작가는 《고집쟁이 초정의 작은 책》에 이어 이번 작품에서도 가난하고 신분도 낮지만 공부에 대한 의지만은 누구보다 굳셌던 산석의 이야기를 따뜻한 시선으로 밀도 있게 그렸습니다. 특별한 사제지간이었던 황상과 정약용의 이야기를 잔잔하고도 힘 있게 그려 뭉클한 감동을 전합니다. 《꺼벙이 억수》로 유명한 원유미 작가는 먹과 한지, 나뭇잎 등을 이용한 콜라주 기법을 통해 우직하면서도 순박한 황상의 어린 시절을 서정적으로 표현했지요.
책의 말미에는 황상의 일생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도록 일대기와 사진 자료를 실어 인물에 대한 탐구는 물론, 역사적인 배경 지식까지 얻을 수 있게 도왔습니다. 또한 황상이 정약용과 주고받았던 편지들 가운데 4편을 수록하여 두 인물의 인간적인 면모를 엿볼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
치원 황상은 부와 명예에 연연하지 않고 자신을 행복하게 만드는 참된 공부를 했던 사람입니다. 공부란 ‘마음을 닦고 세상 사는 지혜를 얻기 위해 하는 것’이라 했던 스승님의 가르침에 한 치 어긋남 없이 살고자 평생을 정진했던 황상. 《까막눈이 산석의 글공부》를 통해 어린이 독자들도 황상처럼 참된 공부의 의미를 깨닫고 그 즐거움을 맛보길 바랍니다.
줄거리
전라도 강진의 작은 마을에 공부가 너무도 하고 싶은 산석이라는 아이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머리가 둔하고 앞뒤가 꽉 막혀 배움을 구하러 간 서당에서 타박을 듣고 말았지요. 그러던 어느 날 마을에 귀양 온 선비 정약용이 서당을 열었다는 얘기를 듣고, 여러 날을 주저하다 큰 결심을 하고 찾아갔습니다.
“저 같은 아이도 공부할 수 있나요?”
꾸지람이나 듣지 않을까 조마조마해하는데, 정약용의 대답은 뜻밖이었습니다.
“공부는 너 같은 아이라야 할 수 있단다.”
그날로 정약용의 제자가 된 산석은 책을 읽고 글을 배우는 일에 누구보다 열심이었습니다. 술에 취한 아버지의 야속한 핀잔에도, 열이 펄펄 끓고 목이 쩍쩍 갈라지는 고약한 학질에 걸려서도, 절대 손에서 책을 놓지 않았습니다. 정약용은 산석의 굳은 의지를 대견하게 여기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지요.
그러나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먹고사는 일이 힘겨워지자 산석은 책을 가까이 하기가 점점 힘들어졌습니다. 아버지의 죽음을 슬퍼할 새도 없이 가족들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가장이 되었기 때문이지요. 그런 산석에게 어느 날 스승님이 편지를 보내옵니다.
정약용은 산석에게 왜 편지를 보냈을까요? 산석은 이대로 공부를 포기하고 마는 걸까요?
차례
우직한 바위, 산석
한양서 유배 온 선비
주막집 봉놋방
저도 공부할 수 있나요?
아비의 술
마음을 헤아리다
학질에 걸려서도 책을 놓지 않다
그리운 아버지
치자나무 아래에서
지은이 소개
글|김주현
아빠가 사 주신 빨간 세계 명작 전집을 읽으며 행복한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오랫동안 그림책 작가를 꿈꾸다가 《책 읽어 주는 고릴라》로 제10회 보림창작그림책공모전 우수상을 받았습니다.
지은 책으로는 《분홍공주의 베란다 텃밭》이 있고, 그린 책으로는 《내 마음대로》가 있습니다.
그림|원유미
서울대학교에서 산업디자인을 공부했습니다. 동화 《우리는 한편이야》의 그림이 초등학교 국어 교과서에 실렸습니다.
그린 책으로 《꺼벙이 억수》, 《나와 조금 다를 뿐이야》, 《쓸 만한 아이》, 《사람이 아름답다》, 《아주 작은 학교》, 《이젠 비밀이 아니야》, 《다리가 되렴》, 《동생 잃어버린 날》, 《루이 브라이, 손끝으로 세상을 읽다》, 《역사 거울, 형제자매를 비추다》 등이 있습니다.
본문 속으로
- 2~3쪽 중에서 -
- 14~15쪽 중에서 -
- 36~37쪽 중에서 -
- 60~61쪽 중에서 -
- 72~73쪽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