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 들어 한낮 기온이 올라 이제 낮 동안은 창문을 활짝 열어놓고도 충분히 지낼 정도입니다.
아울러 산에서도 춥지 않기에 캠핑을 더 하게 되는데, 저희야 평소에도 사람들 어울리는 함께 하는 (저지대의) 캠핑장이나 공원 야영지에는 잘 가지 않기도 하고 이번 코로나 사태 때문에라도 사람들 없는 곳, 가능하면 전망이 뻥 뚫린 데 올라가 자곤 합니다.
나와 자연과 산과의 충만한 교감을 위해서라는 거창한 말보다는 그저 공기 시원함만으로 족합니다. 시야까지 트이면 더 좋죠.
그러다 보니 인적 드문 더 높은 외딴 곳으로 향하는데, 어디 멀리 가기에도 번거롭다거나 취미가 없어 가기 편한 공산자락에나 가는 걸로 족하는데, 여하튼 올라가 자려면 문제는 짐의 무게입니다.
산불 예방을 위해 우선 화기사용을 하지 않아야겠기에 1박 산행에서는 가능하면(절대) 요리를 하지 않습니다.
아무래도 요리를 하지 않아야 쓰레기 덜 생기고(국물 덜 버리고) 흔적 덜 남기는 깨끗한 산행이 되리라 봅니다. 평소 국물 음식을 선호하지 않다 보니 산에서도 편한 게 사실입니다.
물론 학창시절에는 참 산에서 많은 요리를 해 먹었습니다.
꽁치 통조림에 감자 썰어 넣고 고춧가루 뿌린 찌게 등.... 동하계 설악산에서 보름 이상 한 달 가까이 살곤 했었죠.
물론 요즘도 산에서 부득이 해 먹더라도 가능한 줄이고 조심하겠습니다. 무엇보다 상식적인 수준에서...
산정에서 1박 하러 올라갈 때는 보통 점심은 아래에서 해결하고 출발합니다.
우선 1리터 크기의 보온병에 뜨거운 물을 넣어 가면 다음날 오전까지 따뜻한 물을 이용해 커피까지 마실 수 있습니다.
아시고들 있겠지만 보온력을 높이기 위해 반 시간 전에 뜨거운 물을 넣어 보온병을 충분히 데워두었다가 출발 전에 한 번 더 팔팔 끓여 담으면 좀 더 오래도록 따뜻하더군요.
겨울철 당일 산행에서 이용하는 보온밥통도 이렇게 하니 좋더군요.
곱게 간 커피 가루 조금 하고 야외용 필터(젓가락 하나로 지지할 수 있는 것) 두어 개면 저희에겐 1박2일 산행에 충분합니다.
저녁식은 도시락이나 김밥 등으로, 다음날 아침은 빵식을 하니 산정에서의 1박에서도 별 불편 없이 지낼 수 있더군요.
물론 과일 몇 개와 아침에 마실 커피 조금이면 풍족하진 않지만 그런대로 소소한 산행을 할 수 있습니다.
대상지에 따라 다르지만 체력에 자신 있으면 빈 물통에 담아간 물로 그때그때 손을 씻으니 위생뿐 아니라 기분도 좋은 등....
한편 요령봉처럼 산정에 데크가 있는 곳에서뿐 아니라 보통의 (사람들 다니지 않는) 비박지에서도 일반적으로 등산객들이 다 내려가고 없는 늦은 오후 어둑해서나 텐트를 치고 아침 일찍 짐을 꾸리곤 합니다.
국립공원이나 도립공원이 아니더라도 (하늘 아래 다 안방 같이 배째라는 식으로 늦잠 자기에는) 아무래도 눈치가 보이기 때문입니다.
뭐 크게 슬기로울 거야 없지만 산에서 화기를 사용치 않는 최소한의 준비이기에 혹 몇몇 분들께서 저들은 산에서 도대체 무얼 먹으며 어떻게 생활할까 싶어 궁금증 해소를 위해 (실없이 허씨가) 몇 자 적어본 겁니다.
아 참, 하산시 배낭 무게는 최대한 가볍게 하기 위해, 먹고 마실 거리는 다 비워야 (손씻기용 버리는 물 외에는 배에 채워야 쓰레기도 덜 생기는 등...^^) 무릎에 부담이 없더군요.
하산시 스틱은 꼭 사용하고 있답니다.
그리고 올봄부터는 저도 가능하면 무릎보호대를 착용합니다.
아직 가지고는 가지만 깜박하는 등 습관이 덜 되긴 했지만 무릎만 양호하면 앞으로 (이 또한 욕심은 아닐까 싶지만) 몇 십 년은 더 산에 다닐 수 있지 않을까 희망해봅니다.
첫댓글 1박 2일 정도 캠프, 바닥 야영지 아닌 조용한 곳에서
자연을 지키고 무릎을 지키어 보다 오래도록 산을 즐기는
유익한 알짜 Tip ~ ~
Thank you 입니다.
취향이 다른 옆지기 설득하여 한번 만 해보면
더운 도시의 열기를 벗어나 한 해 몇번 만이라도
실천할 수 있을 듯.....
텐트 마련 기로에서 대장님 글로 기울어집니다 ~
실행은 미지수... ㅎ
ㅎㅎ 지름신 강림하셨을 때 바로 이때다 하고 곧바로 지르시기 바랍니다.
그 찰라 지나면 다시 오지 않으실 지름신께서 나중에 내 그럴 줄 알았지 하면서 꼭 후회하게 만들더군요.
물론 너무 허접한 걸 추천하고 싶지 않습니다.
여하튼 공기 좋고 ? 좋은 백패킹 장소들 추천은 얼마든 해드리겠습니다.
코로나만 아니어도 장비선택 등 모든 서비스 해드릴까 싶지만 독학? 하시길 바라며 혹 도움말 원하시면 언제든 문의해주시기 바랍니다.
눈치보지 마시고 저질르세요...
분명 따라 오실거에요.
@백마강 ㅎ ㅎ ㅎ 소식이 있을라나요 ?
산행과 노숙이 제철을 만난듯 합니다.
요즘 길벗님들과 당분간은 야영장에서 박하고 도보로 이어지는 캠핑도보를 하고 있습니다.
내년 대비 열심히 해야 될텐데..계획에 차질이 없길 바라며...
ㅎㅎ 예, 캠핑과 노숙은 비슷하지만 뭔가 조금 다를 듯도 싶은데, 저희도 사실 노숙 많이 해봤습니다. 야영장에서 박하시면서 이어지는 도보도 아주 멋지겠군요. 예, 코로나가 조만간 종식되길 학수고대합니다.
대장님! 백패킹 배낭무게를 잠시 생각해봅니다.
세계테마여행인가 TV프로그램 진행 속에서
그랜드 캐년 콜로라도 강 바닥 내려간 데서 15-6세 딸과 아버지
몇 달 간의 긴 트레킹 하는 데 백패킹 짐이
먹는 것 물 빼고 1인 3kg
딸 취침자리 만드는데 매트가 어깨에서 엉덩이 밑까지
다리는 배낭에 걸치고 베개는 옷 말아서?
아버지가 쓰는 화기는 알루미늄으로 작은 손바닥 오그린 크기
그것보고 굉장히 충격적으로 인상이 깊었습니다.
관심만 많습니다. ㅎ
ㅎㅎ 배낭무게야 야외에서 본인이 어떻게 생활하고프냐에 달렸다고 봅니다.
저도 그 티비프로그램을 보고 싶습니다. 아마 물무게 빼면 그정도도 가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만 콜로라도 강바닥은 좀 더운 곳이라 침낭이나 보온의류가 가볍거나 얇아도 되겠기에....
일반적으로 배낭과 침낭, 매트리스, 여분 옷과 물통 등의 무게 외에 공동장비로서 잠자리인 텐트와 취사도구, 그리고 식량의 무게가 더해지겠죠. 대상지나 계절에 따라 조금 차이가 날듯 합니다. 보통 한겨울만 아니면 침낭은 우모600g짜리 정도면 쓸만하고 텐트도 1인용은 2kg 이하, 취사구도 소형으로 요즘은 잘 나오더군요. 사실 요령있게 준비하면 (장비 준비하는 재미도 솔솔한데) 크게 힘들지 않게 멋진 캠핑을 즐길 수 있습니다. 다만 처음 몇 번 캠핑지 잘못 선택해 낭패를 보면 영 그다음부터 흥미를 잃을 수도 있어 조심스럽긴 합니다. ㅎㅎ 뭐든 초창기에 흥미를 잃지 않는 게 좋을텐데 사실 처음의 번거로움 등은 산에서 맞는 즐거움들에 비하면 별거 아니죠. 준비하시면서 언제든 문의해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