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왕 박태준을 다시 만나다
청암 그리고 임랑
<박태준 기념관 특별전>
~2022.4.10.
얼마 전 기장의 역사를 잘 알고 지역에서 많은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정영주 씨 부부를 만나 임랑문화공원 박태준 기념관을 함께 찾았다. 박태준 기념관은 2011년부터 준비하여 2021년에 완공되었으며 작년 12월 정식으로 문을 열었다고 한다. 한국을 대표하는 건축가 중 한 사람인 조병수 건축가의 손끝에서 완성된 기념관은 ‘2021년 대한민국 공간문화대상’ 문체부장관상을 수상했다.
포항제철의 초대회장이자 한국의 철강왕이라 불리는 박태준 전 회장은 1927년 임랑에서 태어났다. 부모님이 크게 잘 되라는 뜻으로 태준(泰俊)이라고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6살에 아버지를 따라 일본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고 1945년 일본 와세다대학에 입학하였다가 광복을 맞아 학업을 중단하고 귀국하였다. 1948년 육군사관학교(6기)를 졸업하고 육군 소위로 임관한 뒤 6·25전쟁에 참전했다. 1960년대 군사쿠데타로 집권한 박정희 정권 아래서 대 일본 배상금으로 받은 자금의 일부를 받아 영일만 허허벌판에 포항제철을 건설하였고, 1973년 6월 종합제철 일관공정을 완공했다. 포스코 역사 40년 중 26년을 CEO로 일한 그는 1992년 명예회장이 되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날 때까지 포항제철을 세계 3위 철강사에 올려놓았다.
기념관은 유품 전시실을 비롯해 도서관, 세미나실, 수정원 등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되어 있었다. 기념관 전시물들은 그의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주는 것들이 많았다. 그가 일상생활에서 쓰던 소소한 생활용품과 딸과 손주들에게 보낸 편지글을 훑어보면서 평범한 아버지와 할아버지의 모습을 느낄 수 있었다.
기념관을 돌아보던 중 도서관에 기장의 향토사에 관련한 책들이 없어 아쉽다고 하자 정영주 씨는 자신이 소장하고 있는 책을 기증하고 싶다고 직원에게 즉석에서 제안했다. 자기 지역의 전시관을 돌아보면서 부족한 부분을 직접 채우려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았다. 귀한 시간을 내준 정영주 씨 부부에게 감사의 인사를 올린다.
박태준기념관전시실 : 051-709-3935
(동해선 좌천역 → 기장군 3번 마을버스 4분 → 임랑삼거리 하차)
/ 신병륜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