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들판 전체가 지뢰밭” 탱크 버리고 기어다니는 우크라 공병들
김자아 기자
입력 2023.07.17. 12:09
업데이트 2023.07.17. 12:41
우크라이나군이 지난 4월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러시아군이 매설한 지뢰를 탐색하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우크라이나군의 반격 작전이 러시아군이 촘촘하게 깔아놓은 지뢰 탓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6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NYT), 워싱턴포스트(WP) 등은 “우크라이나의 반격에 가장 큰 걸림돌은 지뢰밭”이라고 전했다.
러시아군은 주요 근거지 앞 5∼16㎞ 지역에 대전차·대인 지뢰와 인계철선을 빽빽하게 설치했다. 설치된 지뢰는 플라스틱과 금속 재질, 음료수 캔이나 통조림 같이 생긴 수십가지 종류로 알려졌다.
부상 병사를 구출하는 부대의 한 군인은 “지뢰가 전선을 따라 일렬로 깔려있을 줄 알았는데 들판 전체가 지뢰로 가득하다”고 NYT에 말했다.
우크라이나 공병들은 지뢰밭을 기어다니며 직접 지뢰 제거 작업을 하고 있다. 또 반격에 투입된 군인들은 지뢰 때문에 서방이 지원한 보병전투차량(IFV)과 전투 탱크로 진격하는 대신 천천히 걸어서 이동하고 있다.
지난달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M2 브래들리 보병전투차를 운용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지난달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M2 브래들리 보병전투차를 운용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특히 러시아가 설치해놓은 지뢰밭 앞에선 독일제 주력 탱크 레오파르트2, 미국제 M2 브래들리 장갑차가 취약점을 드러냈다고 WP는 지적했다. 탱크가 지뢰를 밟게 되면 안에 탑승한 군인은 경상만 입고 살아남지만 더 이상 탱크로 러시아의 방어선을 뚫지는 못한다는 것이다.
This is a modal window.The media playback was aborted due to a corruption problem or because the media used features your browser did not support.
발레리 잘루즈니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은 “지뢰밭이 너무 깊어 장갑차만으로는 할 수 있는 게 없다”며 “특수 원격 지뢰 제거 장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이 제공한 지뢰 제거 장비 미클릭(MICLIC)과 같은 장비가 많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그러나 정작 현장 병사들은 첨단 지뢰 장비를 쓰길 꺼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첨단 장비의 크기가 큰 탓에 러시아군의 공격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러시아군은 드론을 활용해 지뢰 제거 시스템을 감시 중이다.
이 때문에 우크라이나군은 주로 수동으로 지뢰 제거 작업을 진행 중이다. 우크라이나 공병들은 눈에 잘 띄는 낮과 러시아군이 야간 식별 장비를 사용하는 밤을 피해 해질녘 짧은 시간에 4명씩 조를 구성해 지뢰를 제거하고 있다.
한편 지난달 ‘대반격’에 돌입한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군의 방어선을 쉽게 돌파하지 못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도 최근 “반격이 늦게 시작되면 우리 영토의 더 많은 곳이 지뢰밭이 되리라는 것을 모두가 이해했기 때문에 나는 반격을 더 일찍 시작하길 원했다”고 토로했다.
김자아 기자
김자아 기자
기사 전체보기
앱설치
많이 본 뉴스
러시아 “크림대교 통행 중단, 긴급상황 발생”... 일부선 “폭발음 났다”
러시아 “크림대교 통행 중단, 긴급상황 발생”... 일부선 “폭발음 났다”
美·유럽 48도 끓고, 日북부 415㎜ 퍼부어… 세계 날씨가 미쳤다
美·유럽 48도 끓고, 日북부 415㎜ 퍼부어… 세계 날씨가 미쳤다
대낮 같은 핀란드 백야, 알몸으로 호숫가 등장한 1000명 정체는
대낮 같은 핀란드 백야, 알몸으로 호숫가 등장한 1000명 정체는
100자평
도움말삭제기준
100자평을 입력해주세요.
많이 본 뉴스
1
‘광우병 연예인 40명’ 전모 최초 공개...‘가짜’와 싸우는 언론인 [송의달 LIVE]
2
‘보통 사람들 시대’ 되살리기 나선 노태우 아들… “정치적 행보? 전혀 아니다”
3
“중환자실 스트레스 풀려고…” 프로복싱 챔피언 된 대학병원 여교수
4
러시아 “크림대교 통행 중단, 긴급상황 발생”... 일부선 “폭발음 났다”
5
‘조국 재판’ 보고 조민 기소여부 결정하겠다는 검찰, 왜?
6
美·유럽 48도 끓고, 日북부 415㎜ 퍼부어… 세계 날씨가 미쳤다
7
서울 반지하, 포항 주차장, 오송… 비만 오면 반복되는 ‘지하 참변’
8
예천 산사태로 ‘나는 자연인이다’ 출연자 실종, 아내 사망
9
50년전 놀라운 AI 예측...고졸로 MIT 교수 된 에드워드 프레드킨[홀오브페임]
10
대낮 같은 핀란드 백야, 알몸으로 호숫가 등장한 1000명 정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