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해 여름은 비와의 동행이었다.
올해 여름 휴가는 긴 장마로 인해 비와 함께했던 여행이었다.
아이의 어린이집 휴가와 우리 부부 휴가 일정이 맞지 않아서 장모님께 육아를 부탁드릴 수밖에 없었다.
그리하여 장모님께 고마움을 전하기 위해서 원래 8월 넷째주에 떠나기로 했던 계획을 갑작스럽게 변경하여 8월 둘째주에 떠나야만 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이상 기후로 인하여 예년에 비해 무척이나 긴 장마와 함께 할 수밖에 없었지만.
물론 여행은 날씨가 컨디션이나 기분에 큰 영향을 미치지만 장마라는 걸림돌이 화창한 날씨에는 느낄 수 없는 또 다른 매력을 경험할 수 있기에 기분 좋게 떠날 수 있었다. 언제나 여행은 즐거움인가 보다.

계속되는 장마 속에서 오랜만에 보는 저녁노을이었다. 이후에는 계속 비와 함께했지만.
우리는 금요일 저녁 늦즈막히 떠났지만 도로에는 적막함이 감돌 정도로 한산했었다. 당초 도로 정체를 예상했지만 보기좋게 그 예상은 틀렸고 더욱이 긴 장마 속 소강 상태였기에 좀 더 안전하고 빨리 숙소에 도착할 수 있었다.
도중에 영동고속도로 휴게소 맛집으로 정평이 나 있던 횡성 휴게소를 찾았지만 그 맛을 경험해보지 못해 아쉬웠지만.
가족여행단의 여행 정보 [횡성 휴게소]
- 횡성 휴게소는 영동고속도로 인천 기점으로부터 153km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다.
- 2010년 10월 30일부터 고속배서 영동선 노선의 환승 휴게소로 지정되었다.
- 승객들은 도보로 휴게소 밖 도로로 나갈 수 있어서 민족사관고등학교, 파스퇴르 횡성공장을 방문하기 위해서 편도 승차권만 구매하여 이동할 수 있다. 그리하여 민사고 학생들이 타지로 귀가하기 위해 찾는 터미널의 역할도 겸한다.
- 이곳의 예전 명칭은 소사휴게소였다. 강원도 횡성군 안흥면 소사리에 위치해 있어서 붙여졌으나 횡성 한우로 인해 횡성 휴게소로 명칭이 변경되었다.
- 이 휴게소의 별미는 당연 "한우더덕스테이크"다. 방송인 이영자가 휴게소 맛집으로 인정한 후 이 메뉴는 횡성 휴게소의 상징이 되었다. 이 음식은 다소 이른 시간에 매진되므로 동해로 여행을 떠난다면 조금 서두르는 것이 좋다. 우리 가족도 이곳을 들려서 한우더덕 스테이크를 맛보기로 했었지만 그 유명세로 인해 동이 난 상태였다.
테이블의 투명 가림막을 보니까 아직도 코로나-19가 일상에서 아직 머물고 있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횡성의 특산물인 한우와 로봇 태권v의 만남이 인상적이었고 아이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캐릭터였다.

휴게소 중앙에 위치한 곳에 설치되었는데, 민사고 학생들의 창작곡이 가사와 함께 전시되어 있어서 소통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약 2시간 30분 가량 걸려 도착한 숙소는 강릉 옥계면에 위치한 한국여성수련원이었다.
급하게 숙소를 알아보던 중 아내의 지인이 추천한 이곳을 정했다.
성수기이기 때문에 숙소를 구하기도 힘들뿐더러 가격도 만만치 않기에 기대반, 걱정반으로 예약했지만 우리 가족들은 대체로 만족스러웠다.
규모 면이나 시설의 청결도 및 서비스 면에서도 의외로 괜찮았고, 비교적 넓은 라운지와 갤러리를 갖추고 있었고 수련원 앞에 옥계 해수욕장과 산책로가 잘 정비되어 있어서 장마로 인해 일정에 착오가 생긴다면 숙소에 지내는 것이 덜 지루할 것 같았다.
참고로, 2층에는 헬스장을 비롯하여 놀이방 등도 운영하고 있다.
가족여행단의 여행 정보 [한국여성수련원]
- 수련원은 강릉시 옥계면 금진리에 위치해 있고 옥계 해수욕장과는 1분 거리에 있다.
- 많은 공공기관에서의 연수와 행사 등을 진행할 수 있는 동시에 숙박도 가능한 곳이다. 다만, 대관 등이 아니라 가족단위로 숙박을 이용할 경우에는 수련원에서 마련한 프로그램에 참여해야만 가능하다.
- 2020년 여름에는 문화여가 특화프로그램으로 공정희망여행-옥계 해변의 낭만, 금진에서 즐기는 서핑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1박 2일과 2박 3일의 일정으로 마련되어 있다.
- 우리는 옥계 해변의 낭만(2박 3일)을 예약했고 숙소(양실 또는 한실 선택), 2일치 브런치(커피 & 잉글리시 머핀 또는 샌드위치), 대관령 치유의 숲 셀프산림 체험권, 바나나보트 이용권 등을 이용할 수 있었지만 숲 체험권과 바나나보트 이용권은 날씨로 인해 이용하지 못했다. 그렇다고 해서 환불 등의 조치는 없었다.
주기적으로 방역을 하고 있어서 코로나19 감염병 예방 수칙을 잘 준수하고 있어서 안전함을 주고 있었다.
5층에는 휴게실이 마련되어 있어서 답답하면 휴게실에서 바다를 보며 차를 마시고 책을 읽을 수 있는 여유를 가질 수 있었다. 아이들을 위한 동화책도 확보되어 있어서 아이들에게도 더없이 좋은 시간이 될 것이다.
갤러리 "솔"은 한국여성수련원의 가치와 품격을 높여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여름 휴가에서 이 같은 전시회를 만났다는 것은 행운이었다.
이 작품은 조용준 작가의 "양의대 습지"다. 이곳은 반세기가 넘는 시간 동안 사람의 발길이 끊어져서 생태계의 보고로 알려져 있었다.
1층 갤러리에서는 강원도 비무장지대의 생태계와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의 남북 단일팀이었던 아이스하키팀과 패럴림픽 선수들의 사진전이 열려서 평화의 중요성을 말해주고 있는 듯했다.
옥계 해변에는 금진솥밭이 자리하고 있어서 캠핑하기에 안성맞춤이었다.
오토캠핑장 수준의 캠핑카 전용은 아니었지만 곳곳에 캠핑카가 눈이 띄었었다. 장기간 캠핑하고 있는 듯했다.
그밖에 소나무 숲에는 여기저기 텐트를 치고 있었고 데크로 산책로도 조성되어 있어서 날씨만 좋다면 캠핑하기 더없이 좋은 장소였다.
다들 장마임에도 불구하고 캠핑족이라고 불려도 손색이 없을 만큼 좋은 장비들을 갖추고 있었다.
한편, 옥계 해변은 장마로 인한 호우주의보 발령으로 해수욕이 금지되어 있었다.
여행객들은 우산을 들고 모래사장을 걷거나 주변을 둘러보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옥계 해변에서 북쪽으로 조금만 올라가면 금진 해변이 있었는데, 그곳은 옥계와 달리 서핑족들이 많았다. 서핑 강습도 활성화되어 있어서 그랬는지 비가 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서퍼들이 서핑을 즐기고 있었다.

텅 빈 모래사장와 잿빛 하늘, 강한 파도소리는 운치를 더해주는 우리 여름 휴가의 미장센 역할을 해내고 있었다.

아쉽게도 걸어서는 금진 해변까지는 가질 못한다. 군부대가 있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보안시설처럼 보이는 건물이 보였다.

해변가 바로 앞에 위치한 한국여성수련원 그 앞의 소나무숲에는 높은 내공을 자랑하는 캠핑족들이 즐비했다. 소나무들이 그들의 우산 역할을 톡톡히 해주고 있는 모습에서 그들의 경험치를 더욱 느낄 수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