穀雨 곡우
곡우(穀雨)
2024년 4월 19일 (금), 오후 11시 0분
곡우(穀雨)는 청명(淸明)과 입하(立夏) 사이의 절기이다.
양력 4월 20일(음력 3월 중순) 무렵에 오는데, 올해는 19일로 4.19혁명일과 같은 날이다.
곡우(穀雨)는 '곡식[穀]이 잘 자라게 하는 봄비[雨]가 내린다'는 바램이 있는 절기이다.
올해는 비는 내리지 않지만 이 때부터 모든 곡물들이 잠에서 깨어난다.
곡우가 되면 농촌에서는 농사에 가장 중요한 볍씨를 담근다.
[그림] 창석 이억영 ㅣ 곡우 (조기잡이)
곡우 무렵에는 서해에서 조기가 많이 잡힌다.
이때 잡힌 조기를 '곡우사리' 또는 '곡우살이'라고 한다.
이 조기는 아직 살은 적지만 연하고 맛이 있어 서해는 물론 남해의 어선들도 모여든다.
조기로 유명한 전남 영광 법성포에서는 '영광굴비축제'를 열기도 하였다.
소금에 약간 절여서 통으로 말린 조기를 '굴비'라 한다.
'굴비'라 칭하게 된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다.
고려시대 이자겸이란 사람이 있었다. 그는 고려 15대 예종의 장인이자 인종의 외 할아버지이었는데 외손자인 인종이 즉위하자 자신의 딸 둘을 인종에게 시집을 보내고 엄청난 권력을 가지게 되고, '이자겸의 난'의 주동자가 됩니다. 이자겸은 왕위까지 넘보다가 결국 부하인 척준경의 배신으로 영광 법성포에 유배됩니다. 이자겸은 왕에게 법성포 조기를 진상하게 되는데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는다'는 의미인 '굴비(屈非)'라고 이름을 지어 올렸다고 합니다. |
하지만, 이 이야기는 굴비의 어원이라고는 할 수 없다.
굴비는 조기를 짚으로 엮어 매달아 건조하였는데
이 과정에서 조기가 구부러지게 된다.
예전에 이 구부러진 조기를 '구비(仇非)조기'라고 하였다.
구비는 강굽이, 산굽이, 물구비처럼 구부러진 모양새를
소리말 '구비'를 글자(한자)인 '仇非(구비)'로 쓴 것이다.
그러므로 '굴비'는 '굴비(屈非)'표기는 하더라도
우리말 '구비'에서 온 말이다.
굴비는 생김새가 조기처럼 바르지 않고 구부러저 있다.
지리산 약수제
통일 신라시대부터 지리산에서는 곡우때에 약수제(藥水祭)를 지내고,
조정의 제관이 지리산 신령에게 다래차를 올리며 태평성대와 그해의 풍년을 기원했다고 한다.
풍요로운 계절 봄이다.
그런데 다음 절기가 여름에 들어서는
입하(立夏)이다.
시간은 빨리도 간다.
-옮긴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