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바다를 너와 함께 걷고 싶어
이 거리를 너와 함께 걷고 싶다
이 바다를 너와 함께 걷고 싶어
여수 밤바다
여수 밤바다 이 바람에 걸린 알 수 없는 향기가 있어

버스커버스커가 불러서 일약 유명해진 '여수밤바다' 노래 가사 일부분이다. 여수풀꽃사랑은 여수세계박람회 개막을 앞두고 여수 밤바다를 찾아서 걸었다. 이 노래에서 말한 여수 밤바다의 향기를 찾아서 이다. 광주 출신인 버스커버스커의 장범준이 사귀는 여자 친구와 헤어지고 여수 돌산대교 근처 횟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여자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여수밤바다를 함께 걷고 싶다는 간절함을 가사로 담았다는 이야기가 있다.
요즘같은 상큼한 밤공기에 소주와 너무나 잘 어울리는 곡 같아서 올려 봅니다.
밤에 편안한 마음으로 한번 들어보세요. 이런저런 잔잔한 추억들이 떠오르네요.
왠 소주? 하시겠지만 한병 가까이 비우고날 무렵 아시게됩니다..^^
'여수밤바다' 노래를 들은 어느 네티즌의 글이다. 이 소주를 싱싱한 여수의 회맛을 즐기면서 마시면 더욱 좋을 것 같다.

여수 바다는 낮에도 넓게 펼쳐진 드넓은 바다와 점점이 떠있는 365개의 섬이 모여서 한 폭의 그림을 그리고 있어서 아름답다. 한때 수산업으로 호황을 누리던 항구도시여서 더욱 밤 문화가 발달하였다. 남해안의 중심 무역항 여수에는 다른 도시와 다른 야경을 만들고 있다. 구항이라고 하였던 어항이면서 여객항이었던 곳에 돌산이라는 섬이 있어서 최고의 양항이다. 돌산은 어떤 태풍에도 끄덕없는 최고의 방파제여서 고깃배들이 모여드는 곳이다.
사나이 중에 사나이였던 뱃사람들의 그 호탕함은 항구의 여자들을 울렸다. 그들이 뿌리고 다닌 돈은 '여수에서 돈 자랑하지 마라!'는 속설을 만들어냈다.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것은 아직도 이어지고 있는 어획량에 따른 비율로 지급하는 급여 방식 때문이다. 지금의 연말 성과급이 나오면 마치 공돈이 생긴 것처럼 들뜨고 씀씀이 후해진다. 흥청망청 육지에서 하룻밤을 불 태우던 그 여수항이다.

지금은 그 때만 못하지만 그처럼 아름다운 추억을 간직하고 있어서 외지에서 오는 사람들을 설레게 한다. 버스커버스커도 그러한 여수밤바다를 경험하였을 것이다. 그 이후 시시각각 변해가는 돌산대교 불빛은 그 색깔만큼이나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거기에다 최근 종화동 하멜등대에서부터 해양공원, 이순신광장, 남산동회센터, 돌산대교, 장군도, 돌산 공원, 돌산우두리에 이어지는 야간경관 사업으로 불빛이 번쩍번쩍, 더욱 화려해져서 보는 이로 하여금 탄성을 지르게 한다. 여기에다 돌산제2대교까지 세워지면서 여수항이 크게 원을 그리면서 야경타운을 만들었다.
이렇게 흘러가는 바닷물에 네온싸인등과 불빛이 어른거리면서 다이나믹한 춤을 춘다. 도시의 불빛과 바닷물이 손잡고 춤을 추는 광란의 밤바다를 보면서 외로운 사람에게는 더욱 빈 자리의 공허함을 느끼게 하였을 것 같다. 버스커버스커의 '여수밤바다' 노래에서 흐르는 무겁고 가라앉은 듯 차분한 마음은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마음이 그대로 남아있다. 버스커버스커의 마음을 사로잡는 울긋불긋 여수항의 야경을 따라 걸으면 시간 가는 줄을 모르고, 다리 아픈 줄을 모른다.


관문동에서 오랜 세월 매운탕과 추어탕으로 널리 알려진 선옥식당에서 7시에 모여 맛있는 매운탕을 시켜먹었다. 1인분의 만원인 우럭매운탕에서 얼큰한 맛과 시원한 맛이 교차하고, 돔바리회와 꼴뚜기젓 같은 밑반찬으로 나오는 정갈한 반찬에서 식욕을 돋군다. 15명이 모여서 먼저 박람회장 정문으로 갔다.




서울 롯데월드 앞에 온듯한 착각에 빠진 정문은 주변 상가의 확 달라진 모습에서 더욱 놀란다. 굳게 닫힌 정문이지만 그 사이로 보는 박람회장 모습이 크게 기대된다. 옛날 같으면 이곳에서 오동도입구는 밤이면 암흑의 거리였는데 지금은 낮과 같이 불야성을 이룬다. 박람회가 여수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를 실감하려면 이곳에 와봐야 한다.

수정사거리에서 시민아파트 옆으로 자산터널이 뚫렸다. 이곳은 국도17호선 대체우회도로여서 차들이 엄청 빠른 속도로 달린다. 이 터널을 지나려면 귀마개를 준비해야 한다. 영암 F1 경기장을 방불한다. 귀마개를 하고서도 귀가 멍멍할 정도이니 그 소리가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다.

자산공원 밑으로 뚫린 터널을 나오면 바로 돌산제2대교이다. 여수의 야경의 새로운 장을 열어주는 곳이다. 대교 난간에 서서 해양공원과 여수10경 중의 하나인 종포 바다를 바라보면 한신아파트까지도 아름답게 느껴진다. 여수항의 경치를 바다쪽에서 바라보면서 항구도시의 특색이 그대로 나타났음을 알 수 있다. 밤배를 타고 세계적인 미항 여수를 들어오면서 느끼는 그 아름다움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명소이다. 지금은 이렇게 터널을 지나거나 돌산쪽에서 올 수 있으나 여수시에서 공사 중이어서 앞으로는 해양공원에서 바로 올라올 수 있어서 쉽게 여수 밤바다를 느낄 수 있다.

해양공원 끝자락 하멜등대로 이어지는 조명은 연인에게 사랑을 고백할 때 가는 길 양쪽에 촛불을 켜놓은 것처럼 화려하다. 이곳 하멜등대에 사랑하는 연인을 세워놓고 남자 친구가 꽃다발이나 촛불이 켜진 케잌을 들고 입장하면 감동의 순간이 영화의 장면처럼 연출될 수 있다. 이곳은 연인들의 사랑 고백 장소로 각광을 받을 것 같다. 물론 버스커버스커의 '여수밤바다'를 틀어놓고 해야겠지.





돌산2대교를 건너서 여수항을 한 바퀴 돌게된다. 먼저 돌산공원으로 올라선다. 돌산공원에서는 돌산대교 야경을 볼 수 있어서 우리나라 사진작가들이 즐겨찾는 대표적인 밤의 경치이다. 돌산제2대교의 야경을 보기 위해서 밤길인데도 MBC라디오 송신탑 있는데까지 올라갔어도 나무에 가려서 훤히 보이지 않는다. 물론 돌산제2대교가 제대로 조명 장치를 갖추지 않아서 돌산대교에 비해서 훨씬 뒤떨어진다.



여름이면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시원한 여름밤을 만들어 주던 돌산공원에 벌써부터 많은 사람들로 북적인다. 예상한대로 돌산대교 야경과 여수항 야경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이 좋은 곳에는 사람들의 그 순간을 놓치지 않으려고 카메라를 들이대고 있다. 모르긴 몰라도 광주 청년 버스커버스커 장범준은 이곳에서 뿅 갔을 것이다. 이 황홀한 순간을 혼자 보기가 너무 아까워서, 이곳을 먼저 왔었더라면 헤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서 전화를 들었을지 모른다. 누구라도 똑같은 마음에서 연인에게, 첫사랑에게 벅찬 여수밤바다 감동을 전하지 않는다면 사랑을 해보지 않은 사람일 것이다. '사랑은 아름다운 것이니까!'




귀곡산장 같다는 장군도 야경을 보면서 앞으로 싱가포르의 크라키 해변처럼 세계적인 명소가 될 '여수항 밤바다' 한쪽 거리인 돌산뱃머리길을 걸었다. 해변 물량장 늘리는 공사를 한창하고 있다. 완성이 되면 이곳에서 건너편 종포 해양공원과 중앙동 이순신광장을 보는 기분은 또 다를 것이다.


누구나 돌산대교를 건너면서 '저 아래로 떨어지면 어떨까?'하는 아찔함을 갖고 있는데 밤에 걸으면 밤바다의 야경, 지나가는 어선의 눈이 부신 불빛 때문에 아름다움에 취해 두려움조차 느낄 여유가 없게 된다. 돌산2대교는 워낙 세게 차들이 달리고, 중앙분리대가 높게 세워졌는데다가 왕복 2차선이어서 교통 수단으로서 기능성이 강조되었다면 돌산대교는 마주치는 자동차와 사람들이 정을 나눌 수 있는 낭만이 있는 다리이다. 누군가 저쪽에서 '나 잡아봐라!'하고 뛰어올 것 같은 예감은 나만의 착각이 아닐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멋진 추억과 함께 낭만을 갖고 있다. 비록 그것이 '폼생폼사'일지라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간직하고 싶은 추억이 아닐까 한다. 돌산대교 야경에 흠뻑 취할 수 있는 '벤허'와 '하이트 노래방', 여수의 상징이 된 야경의 중심이 된 건물 아래편 동네 골목을 지나서 또 다른 돌산대교의 모습을 훔쳐보았다. 당당하게 밤의 멋을 뽐내던 돌산대교, 혹시 '버스커버스커'가 일했다는 횟집이 이 근처 아닐까 하는 생각으로 동네길로 들어섰다.



낮은 무더운 초여름 날씨 같았는데, 밤에 이렇게 상당히 걸었는데도 조금도 지치지 않는다. 남산동 옛 수산센터에는 지금도 어선들이 줄줄이 메어져 있다. 어부가 늦은 시간에도 배를 손질하는 것이 새벽녘에 일찍 출어를 위해서 준비를 하는 가 보다. 씩씩하게 걸어서 남산동 옛 판자촌 골목길을 지나 회센터와 여객선터미널쪽으로 걷는다. 중앙동 이순신광장쪽에서 여객선터미널을 보면 너무 야간 조명을 소홀히 한 것 같다. 혹시 을씨년스럽게 하려고 모든 조명을 끈 것은 아닌지 모르지만 여수항 야경의 단절로 느껴진다.



이순신광장에서는 거북선 축제 행사를 위한 텐트가 설치되어 있고, 난장의 기쁨을 누릴 수 있는 음식 판매가 이어진다. 거리에 탁자를 놓고 술잔을 기울이는 모습이 유럽에서 볼 수 있는 풍경 같다. 종포 해양공원까지 사람들로 북적인다. 이곳 바닷가에서 건너 바다를 쳐다보면 눈에 익숙한 야경이 펼쳐진다. 언제 보아도 아름다운 경치, 마음을 통채로 빼앗아가기에 부족하지 않는 여수항 야경이 계속된다.




종포 해양공원에서는 박람회 93일 동안 문화 예술 공연이 열린다. 그 때를 대비해서 지금껏 난장과는 다른 형태의 난장이 준비되고 있다. 우연히 알게된 '마중물'에서 횡재는 걷는 이에게 기쁨을 선사한다. 우리 농산물로만 만들었다는 쥬스와 음식물이 파격적으로 싸다는 점에서 놀랐다. 누구든지 오는 사람에게 거문도 쑥차를 그냥 주겠다는 겁 없는 말씀에 고개를 갸웃거린다. 평소 삶은 달걀을 좋아하지 않는데 특별한 '해초달걀'이라고 권한다. 다른 삶은 달걀처럼 소금이 필요 없다고 한다. 해초를 집어넣어서 해초의 간간한 맛이 배어서 그렇다고 한다. 모두들 고개를 끄덕이며 때마침 허기를 들게 한 배를 채워서 만족해 하는 것 같다.


돌산2대교에서 보았던 그 하멜 공원 하멜등대 가는 길을 걸었는데 다리에서 본 것보다 덜 감동적이라고 한다. 역시 세상은 조금 한 발짝 떨어져서 보아야 다 아름다울 것 같다. 종포 해변은 이제 오동도까지 길이 뚫렸다. 옛날 구등대 아래도 터널이 만들어져서 쉽게 오동도 입구를 갈 수 있다. 이 터널은 곡선으로 되어 있어서 차 소음이 돌산2대교 터널과 같지 않다.




자산터널을 나오면 바로 엠블호텔의 번쩍이는 야경, 벽면에서 레이져로 그림을 그리는 야경이 기다린다. 오동도 방파제까지 가서 호텔과 박람회장을 보아야 제대로 본 것 같아서 그곳까지 가서 '버스커버스커의 여수밤바다길'을 마쳤다. 3시간 정도 걸려서 걸은 이 길이 나중에는 '버스커버스커'의 명성만큼이나 유명한 길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여수박람회를 와서 여수를 제대로 보려면 반드시 이곳을 걸어 보아야 할 것이다.


박람회장에서 11시까지 멀티미디어쇼를 보고서 걸어서 돌산2대교, 돌산대교를 걸으면 여수밤바다의 환상적인 모습을 보고서, 누구나 버스커버스커처럼 여수밤바다를 걷자고 할 것이다. 여수에서 환상적인 밤을 생각하면 반드시 이 길을 걸어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