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정만화, 하면 <캔디>를 떠올리시는 분 많으시죠? 그렇다면.. 저랑은 조금 세대차이가 나시는 겁니다 ^^;; (이걸 지금 자랑이라고.... ㅡ.ㅜ)
제가 머리 털나고 맨 처음 본 '순정만화'는 <유리의 성>(와다나베 마사코)이었어요. 사악한 하녀의 딸과 서로 뒤바뀐 인생을 살게 된 착한 백작의 딸, 그리고 그들의 딸들의 이야기. '순정'만화라기에는 이야기가 상당히.. -_-;;; 미스테리싸이코호러스러운 구석이 있었고, 장장 3대에 걸친 스토리 구성도 대단했습니다.
그때만 해도 만화는 다 애들만 보는 거라는 통념이 있었는데 이 만화는 애들한테는 정말 너무 쎈! 만화였습니다. 물론 선과 악을 표상하는 주인공(마리사와 이사도라)과 권선징악적 스토리는 그때나 지금이나 똑같지만요.
악한 주인공의 거짓말 때문에 괴로움을 겪는 착한 주인공 이 설정은 흔히 보는 오래된 클리셰의 하나이지만, 여기에선 그러한 진부한 설정 자체보다도 거짓을 진실로 만들기 위해서 어떤 극악한 일이라도 눈 깜짝하지 않고 해내는 악역 이사도라의 태도와 부귀영화에 집착하는 그녀의 병적인 심리가 볼만합니다. 어찌나 지긋지긋하게 악독하던지 >_<;; 어린 제게 얼굴 예쁜 애들은 인간성이 후져! 그리고 남자들은 이쁜 여자한테는 다 속아! 라는 생각과 '이사도라'라는 이름에 대한 편견을 심어주었죠. (이사도라 던컨 아줌마, 이유없이 미워해서 미안해요.. -_-;)
아참! 작년에 방영되었던 SBS 유리구두 있죠? 잊어버린 동생을 바꿔치기 했다는 설정도 그렇고 그 증거가 목걸이(와 일기)라는 것도 그렇고.. 이걸 베꼈다는 이야기가 아주 많았죠. 워낙들 베껴대니 이젠 그러려니 하지만.. 좀 그만들 했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저도 스토리 탄탄한 만화를 보면 드라마나 영화로 만들어보면 어떨까 하지만, 정식으로! 허가받고 그렇게 해야지요.
아, 그리고 이 만화는 만화방에서도 구하기가 어려워서 최근엔 구경한 적도, 아마 구경할 수도 없습니다만, 인터넷을 뒤져보니 소개된 사이트가 있네요. (역시 인터넷은 좋은 것이여~~ ㅡ..ㅜ)
작가는 와타나베 마사코라는 사람이구요, 여성의 이상심리에 탁월하다는 평을 받는다네요. 역시..^^;
인터넷에서 '유리의성'을 검색하니까 이 만화에 대한 건 이거 하나고, 다른 건 거의 여명하고 서기나오는 영화이야기네요. 아.. 몇 개는 노래제목이기도 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