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유럽의 관중문화가 다 맞는 것일까?
일부 축구팬들은 유럽에서의 관중 문화가 더 심각하다고들 한다. 그러나 유럽 문화가 다 올바른 것은 아니다. 유럽의 축구장은 욕설투성이다. 상대팀 선수가 실수를 한다면 ‘멍청이’, ‘병신’ 등의 외침이 경기장을 쩌렁쩌렁하게 울리곤 한다. 특히 그 홈팀 선수로서 사랑을 받던 선수가 팀과의 마찰 끝에 이적하여 상대 선수로 등장하면 최고 강도의 욕설이 등장하기도 한다(물론 어쩔 수 없이 떠난 선수에게는 그러지 않는다).
가끔 인종차별성 언행도 등장한다. 이탈리아에서는 얼마 전 인테르 팬들의 인종차별 구호에 견디지 못한 메시나의 아프리카 출신 수비수 조로가 경기장을 퇴장하려다가 동료들의 만류를 받았던 소동이 있었다. 그 ‘생각 없는’ 친구들의 행위에 대한 대가는 홈 무관중 경기 처분이었다. 그 팬들은 신원이 다 알려진 채 경찰 구속과 함께 경기장 출입금지 판결을 받았다.
개인적 경험을 밝힌다면 2006년 초 챔피언스리그 인테르-아약스 경기 촬영을 위해 밀라노 주세페 메아짜 경기장의 아약스 서포터 앞쪽 피치에서 대기하고 있는 시간 동안 일부 아약스 서포터들의 엄청난 침 세례를 받은 적이 있다. 다른 서양인 기자들이 그런 세례를 받지 않은 것을 보면 동양인에 대한 인종차별적 행위라고 볼 만한 것이었다. 분노가 일어났었지만 옆에 있던 이탈리아 사진 기자가 ‘반응하지 마라. 저런 일들은 자주 있고 원래 저런 사람들이다’라고 자제시켰었다. 결국 UEFA 관계자들이 근처로 옮겨오자 멈추게 되었다. 그때 일로 유럽의 관중 문화를 직접적으로 실감하기도 하였고, 더 현명하게 봐야 한다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노파심에 하는 말이지만 이런 행위까지 한국으로 옮겨올 정도로 이성을 상실하지는 않기를 바란다.
여러 경기장들을 다니고 티비로 관전하기도 했지만 자신의 팀을 사랑한다고 상대팀 선수의 부인이나 가족을 모욕하는 소리는 들어보지를 못했다. 만약 안정환의 주장이나 인터넷에 도는 이야기, 그리고 몇몇 언론에 거론된 내용이 맞다면 이건 유럽보다 더 심하다는 것이다. 자신의 부인이나 가족을 모욕하는데 이성적으로 대처할 사람이 얼마나 될까.
3. 프로연맹, 이건 정말 아니지요..
앞서 언급한 '일부' 인테르 관중들의 인종차별 행위로 인해 이탈리아 리그 사무국은 인테르 측에 홈경기 무관중 처분을 결정한 바 있다. 소수의 관중이었지만 그들의 행동은 분명히 잘못되었고 그 책임은 그들이 지지하는 구단에 지운 것이다. 일례로 관중이 일으킨 문제는 유럽에서는 그들이 지지하는 팀의 홈경기를 무관중 경기 처리하거나 제3지역에서의 경기와 해당팀 서포터 출입금지를 결정하곤 한다. 제아무리 일부의 잘못이라고 해도, 그 댓가는 그들을 제대로 관리 못한 그들이 지지하는 팀, 그리고 그들을 자제시키지 못한 주변 팬들이 져야 하는 것이다. '익명성'과 '다수의 행동'을 빙자한 팬들의 범죄행위를 자제할 수 있는 방법인 것이다.
안정환은 분명히 잘못을 했다. 경기 중 심판의 허가 없이 경기장을 이탈하는 것은 분명히 규정 위반이고 퇴장감이다. 그러나 원인을 제공한 관중들의 행위에 대해선 아무런 제재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해당 서포터 주장대로 ‘경기장에서 늘 있는 비난’ 정도라면 안정환이 지나치게 흥분한 것이 된다. 하지만 가족과 관련된 모욕이 있었다면 그것은 당사자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가 되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언론 기사의 내용이 맞다면 프로연맹에서는 내용을 알았음에도 해당 관중들에 대한 처벌을 하지 않은 것으로 봐야 할지도 모른다. 프로연맹은 도대체 관중 문제를 어디까지 허용을 하려는지 우려될 뿐이다. 이미 ‘관중 사고’는 많이 터졌고 이 때문에 등을 돌리는 축구팬들도 많아지고 있다. 자정이 안된다면 강제로라도 분위기를 다시 잡아야 한다.
4. 전체 동영상 보고 싶다
인터넷과 TV 뉴스를 통해 당시 상황에 대한 동영상이 공개되었다. FC서울 쪽에서 촬영된 것으로 알려진 동영상에는 서포터들의 도발 내용과 안정환 선수가 관중석에 올라간 것, 그리고 항의하는 내용들이 나와 있다. 그리고 TV 뉴스 등에 방송이 되었고, 한 방송사에서는 독자적인 편집으로 인해 큰 비난에 시달리기도 했다. 그리고 현재 FC 서울 서포터 측은 전체 동영상 공개를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개인적으로는 그 무삭제된 동영상을 꼭 보고 싶고 또한 공개되어야 한다고 본다. 그래야 누구 말이 맞고 누구 말이 틀린지 알 수가 있기 때문이다. 정말 안정환의 가족을 모욕하는 내용이 있었는지 궁금하고, 정말 안정환이 뉴스 속의 인터뷰어 말처럼 서포터에게 위협과 욕설을 가했는지 궁금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더욱 보고싶다는 것이다. 하지만 조금의 편집이나 조작이 없는, 순수한 촬영 원본을 원한다.
첫댓글 저랑 같은 심정입니다..... 와 역시 개념충만 통신원이군여 ㅋㅋㅋ 원래 그러셨지만 ㅋㅋ
역시................최고입니다!!ㅜㅜ 내가 하고싶은말 다있어...........ㅜㅜ
원본진짜 공개되야지...
역시 이런 개념기사가 속시원히 해주는군 고맙습니다
지금쯤 프리미어로 쏵 돌려서 편집다 되엇을텐데...
개념충만.ㅋㅋ
완전 아수라장인 상황을 깔끔하게 정리해주는 기사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