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그제 극악 더위에 유쌤께 도저히 못가겠다고 미룬 외벽으로 비가 와 좀 선선해진 오늘 드디어 오후 늦게 도착했습니다.
그런데 유쌤 찾아 오피스로 향하는데 한 여자분이 나오며 제게 꾸벅 인사를 하네요? 저도 엉겁결에 꾸벅 인사를 받았습니다. 인사를 받았으니 뭐라고 말을 할려고 하는데 도대체가 이름이 떠오르지 않네요.
'누구지? 웬지 김자인 비슷하게 생겼네? 그런데 기억이 .... 아 도무지 안난다. 이름을 물어봐야겠네...'
생각하고 오피스로 들어갑니다. 제가 얼굴 기억 잘 못하고 사람 못알아 보는 것 하루 이틀 아니니 사실 자주 일어나는 일입니다.
박태환이 올림픽 출전하러 가는 비행기에서 제가 앉아 있던 곳에서 스트레칭 하기에 제가 너그러이 ^^;; 자리를 좀 비켜 주며 운동선수 같은데 무슨 운동 하시냐고 물은 적도 있었으니까요. 스튜어디스가 기겁을 하며 손짓으로 가슴에 메달그리며 사인을 보냈으나 저는 박태환이 웬지 한참 더 피곤해진 ㅋㅋ 표정으로 스트레칭 다끝내고 돌아갈 때까지 전혀 눈치채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히 강하게 뇌리를 스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눈앞에 드러나는 서채현, 사솔, 천종원, 송윤찬, ...
"김자인이이었다!!!!"
그렇게 국가대표팀 실전 모의훈련을 유쌤과 둘이서 바로 옆에서 관람을 시작했습니다.
말 그대로 손좀 뻗으면 방해될 거리에서 말이죠.
그리고 사진촬영 시작!
제가 넘 좋아하는 클라이머들이라, 뭘해도 감동 ㅎㅎ
위에 보이는 김자인과 서채현의 명장면 사진은 뒤에 다시 이야기할게요 기대하세요.
일단 김자인 배경으로 기념사진 한장 찍고 ^^
그런데 김자인이 이 파란색에서 온사이트를 실패하고 맙니다.
오후에 너무 힘을 많이 뺐는지 쉬면서 올라갔지만 결국 같은 크럭스에서 두번째 시도에도 재차 멈추고 일단 테이크 하고 쉬고 말지요.
그러자 밑에서 지켜보던 서채현이 한마디 합니다.
"언니, 거기 밑에 그거 밟으면 그냥 쉬워요. 별거 아닌데."
음, ... 등반 넘 잘하고 귀여운 서채현님이지만 이순간 김자인님의 눈이 파르르.
'지금 내가 그걸 몰라서 못올라간다고 생각하는거냐!!!!!!'
김자인은 다시 시도합니다. 그런데 웬일인가요. 아까 그리 몇번을 헤메더니 이번엔 단 한번의 흔들림이 없네요.
"오 역시 등반은 정신력이야."
그래요. 체력, 기술 다 필요 없네요. 힘이 모자라면 마력을 발휘하고, 자세가 안나오면 건너 뛰고, 홀드가 없으면 날아가면 되네요.
정신력, 근성 +1 레벨 업. 경험치 300 증가~~
직접 등반한 것보다 훨 낫네요!!
물론 서채현이라고 안떨어진 건 아니고 아래 사진 빨간색 크럭스에서 추락합니다. ^^
언니 힘내라고 그냥 귀엽게 한마디 한거죠. ^^;;
사실 위에 비디오 끝부분에 서채현의 코멘트가 시작되는데, 제가 그만 시작하자마자 스탑을 누르고 말았네요.
선수들 쉬는 동안 저와 유쌤도 좀 등반하고 ^^
"아 근데 왜 난 외벽 등반이 늘지 않지?"
금방 펌핑이 와서 10c 막판 핀치 홀드 못끝내고 하강. 시무룩.
펌핑와서 쉬는 동안 유쌤이 식사를 하십니다.
아니 그런데 점심을 해가 뉘엿한 여섯시 반에 드시네요.
오늘 넘 바쁘셨어요.
식사후 펌핑 풀렸으리라는 기대로 마지막 어려운 코스 12B
"나도 할 수 있어 정신력!"
하며 김자인을 떠올리며 도전하였으나,....
나의 손은 5.9 홀드도 쥐지 못할 만큼 완전 퍼져 있었다....
손이 돌아온 것은 약 두시간 후 집에 돌아가서였음.
오늘의 결론:
"음.... 정신력이 부족해....."
첫댓글 음.정신력. 그렇겠지요?
믿음을 가져요 ^^
신은 뭘 신으셨나요?
때론 신력도 필요하던데요. ㅎㅎ
솔루션이었사오나, 손에다 신지 않는한 ^^ 전혀 도움 되지 않을 지경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