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문 앞에서 서성이는 - 김밝은
우리의 마지막과 만나면 어떤 인사를 해야 할까
당신의 심장은 아직도 저 혼자 싱싱하게 펄떡인다는데
뒤늦은 인사처럼 눈이 내리고 간절한 목소리를 목숨처럼 껴안을 때 뜨겁던 당신의 붉은 몸도 닫히게 될까
우리가 그토록 그리던 이국의 어디쯤 푸른빛으로 모르포나비 손짓하고 있을지 모른다며 잠깐 웃었던 어제를 기억하라 했던가
죽음이 춥고 어둡다는 건 가보지 않은 이들의 말일뿐일지도 몰라서
생에서 돌아서지 말라고 말하고 싶은 내 욕심을 그만 내려놓을까 하면서도
잘 가,라는 말은 너무 멀고 안녕, 이란 말은 너무 가벼워서
아직 마지막 인사말을 찾지 못했네
ㅡ월간 《모던포엠》(2025, 2월호) ************************************************************************************ 코로나팬데믹 후유증으로 세계경제가 휘청거리고 기상이변으로 인류 생존마저 위협받는 상황인데 국내 정치마저 어수선합니다 지구촌 곳곳이 불확실성으로 안갯속이니 저 문 밖은 완전 미궁입니다 정치적 대립각만 세우다보니 자신에게 주어진 권리만 주장하다가 결국 나락으로 떨어진 것이 작금의 현실입니다 아무리 큰 사고일지라도 빨리 수습하고 새 출발을 기약해야 하건만 우리 정치는 끝간 데를 모르고 내달리기에 골몰하다보니 민심도 두 쪽 나고 말았네요 서로를 헤아렸다면 거부권이든 게엄선포권이든 불소추특권으로 인정해주되 잘못된 판단으로 위헌 위법한 권한을 행사했으니 탄핵으로 파면한다고 했으면... 지금처럼 마지막 인사말을 찾이 못해 허둥대는 꼴은 보지 않았아도 되지 않았을까요? 여당 야당의 욕심 때문에 빚어지고 있는 날선 언행들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얼마나 더 국민의 가슴을 후벼파야 멈출지 으스스한 을사년 정월 초순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