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사람이 있었답니다. 한 여자와 두 남자. 한 남자는 사업가가 되었고 또 한 남자는 글을 쓰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둘이서 한 여자를 좋아했는데 여자는 사업가와 결혼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남자가 불임 상태입니다. 아기를 갖고자 하나 불가능하다는 말입니다. 그렇다고 인공수정 하는 것은 둘이 모두 반대했습니다. 차선책으로 그 남자를 택하였습니다. 그래서 아들을 낳았습니다. 부부가 선택한 것도 힘든 일이었지만 다른 남자와 잠자리를 같이 해야 한다는 것도 부담이었지요. 그러나 합의 하에 일단 만난 그 날 몇 시간의 데이트를 하였습니다. 그리고 깨달은 바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사실 엎질러진 물인 걸요.
사업가는 출판업을 성공시켰습니다. 자신이 뛰어난 글재주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사업에는 그래도 재능이 있었던 모양입니다. 자식은 그 아들 하나뿐입니다. 어려서부터 글 쓰는 재주가 있었습니다. 진작 수필집을 만들 정도로 말입니다. 그것을 아버지에게 보여주었습니다. 크게 칭찬하지는 않았지만 ‘볼 만하네,’ 정도로 그쳤습니다. 그러나 아들이 글 쓴다는 사실에 매우 부정적인 반응으로 일관합니다. 작가로 산다면 생활이 힘들다는 것이지요. 이제 다 자랐지만 이 뉴욕에서 하는 일도 별로 없고, 할 일도 없는 것 같고, 무료하게 하루하루가 지나갑니다. 그런 아들에게 직장을 알선해주려 아비는 노력합니다. 그런데 아들은 별다른 관심도 없습니다.
책방이나 드나들며 책이나 읽고 음악이나 들으며 글이나 긁적거리며 지냅니다. 그러면서 정기적으로 아버지가 여는 작가모임에는 꼭 참석합니다. 물론 엄마도 그 자리에 함께 합니다. 엄마는 다소 우울증 비슷하게 가지고 있습니다. 출판업자로서 작가들과의 대화도 의미 있는 일일 것입니다. 한편으로는 성공적인 작품도 일궈내야 하니까요. 결국 사업의 성공과도 연관되는 일입니다. 대부분 나이 든 작가들 틈바구니에서 젊은 토마스는 그다지 어렵지 않게 어울립니다. 작가다운 기질이 있는가 봅니다. 아버지는 그다지 탐탁하게 보지 않겠지만 말입니다. 그래도 윽박지르지는 않습니다. 단지 글을 포기하고 다른 일을 찾기를 바라고 기다리는 거지요.
어느 날 여자 친구와 찻집에 있는데 아버지가 웬 여자와 함께 자리하고 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더구나 나란히 앉아 아주 다정한 모습입니다. 세상에! 퍼뜩 엄마 생각부터 납니다. 엄마가 알면 어찌 될까? 충격으로 삶까지 포기할지 모릅니다. 안 되지요. 며칠을 여자 뒤를 쫓아다닙니다. 도대체 뭐 하는 여자인가? 어떤 관계인가? 젊고 발랄한 조한나는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토마스 아버지 사무실에 놓인 가족사진에서 아들 얼굴을 익혔기 때문입니다. 어느 날 대놓고 마주합니다. 아버지는 유부남입니다. 도대체 알고나 붙습니까? 당연히 알고 있지요. 그런데 왜? 서로 좋아하니까.
뭐, 하는 일도 없고 되는 일도 없고 어쩌면 무료한 날들입니다. 그런데 어느 날 여자 친구 미미가 충격 발언을 합니다. 멀리 해외로 떠난답니다. 자기 일을 찾아서. 아니 그럼 나는? 우리의 그 날 밤은 의미도 없는 일이었다는 말인가? 그래. 하룻밤의 사고였지. 하기는 자기 연인이 멀리 공연차 긴 시간 떠나 있어야 한다는 사실에 마음이 많이 힘들었겠지요. 그래서 친구인 토마스와 진탕 술 마시고 일을 저질렀던 것입니다. 그 후 토마스 혼자서 짝사랑한 셈입니다. 미미는 단순히 좋은 친구로 가까이 지내는 것이고. 그러면서도 스스럼없이 잘 지냈습니다. 그런데 이제 떠난답니다. 자기야 그런 마음이 없었지만 토마스로서는 마음이 편치를 않습니다.
그런 토마스에게 새로 이사 온 어른이 말을 붙입니다. 그리고 얼굴을 읽었다는 듯이 조언을 해줍니다. 어지러운 마음에 차츰 이 어른과 힘든 점을 이야기하며 가까워집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인생 수업도 합니다. 미미 이야기 조한나 이야기 집안 이야기 등등 혼자서 짊어지기 어려운 문제들을 쏟아냅니다. 그런데 어느 날 그의 방으로 찾아가서는 그가 써놓은 원고를 발견합니다. 좀 읽어 내려가니 그대로 자기 이야기입니다. 세상에! 아니 여태 나를 이용한 건가? 이럴 수가! 하기야 작가는 언제나 새로운 소재를 찾아다니는 법입니다. 아니면 새로운 소재를 창출해 내야지요. 자신도 작가를 꿈꾸고 있으니 이해도 됩니다. 그러나 이건 좀 너무한데.
아버지의 여자이지만 그 매력에 오히려 빠집니다. 엄마를 생각하기보다 자신의 감정을 이기지 못합니다. 조한나 역시 토마스에게 또 다른 매력을 느끼나봅니다. 둘이서 가까워집니다. 그러나 때가 되어 선택의 기로에서 조한나는 토마스를 떠나려 하지만 토마스가 용서하지 않습니다. 아버지 사무실에서 한 자리에 모입니다. 그리고 폭로하지요. 모든 관계는 깨집니다. 그 아버지 사무실에서 발견한 사진 속의 인물을 보고 깜짝 놀랍니다. 아니 어떻게? 그렇다면 이 모든 것이 그의 작품? 엄마에게로 갑니다. 용서와 위로, 엄마는 비로소 마음의 짐을 내려놓고 환하게 웃을 수 있습니다. 아버지도 인생을 새롭게 시작하려는 모양입니다. 출판 사업은 토마스에게 물려주었습니다. 그리고 그의 작품을 출판해주었답니다. ‘The Only Living Boy in New York’ 영화 ‘리빙 보이 인 뉴욕’을 보았습니다.
첫댓글 넘 복잡해@#
저런!! 제가 너무 이야기를 돌렸나요? 저도 끝에 가서 아 그렇구나, 했던 이야기입니다. ^&^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잘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복된 한 주를 빕니다. ^&^
멋지고 좋은 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