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건지...
하루이틀 사이에 부쩍 올라간 기온,
그러나 화창한 날씨에 즐거운 맘을 안고 오늘도 자전거 여행을 떠납니다.
연거푸 서산으로 가고 있지만,
매번 다른 여행이 되니, 참 신기할 따름입니다. ㅎㅎㅎ
사람들로 북적대는 환러구.
출발서 부터 여기 까지 한 번도 쉬지 않고 내리 밟은 건 또 첨입니다.
한켠 힘들면서도 또 한켠 대견하기도 합니다. ㅎㅎ
그런데 커피가 없네요.
아쉽게도 날이 더울 동안엔 이 곳 환러구 길다방의 커피는 마시지 못할 것 같습니다.
하긴, 찬바람 불 때 더 맛있긴 하지요~
오늘의 간식은 설탕 뿌린 달달한 토마토.
그리고 맑은 공기와 시원한 바람을 찾아 예의 그 산림욕장으로 출발합니다.
아이유.. 길가 가로수의 은행잎이 일주일 사이에 많이 자랐습니다.
마치 따뜻해진 날씨를 도저히 못 견디고 서로 뚫고 나오는 것 같습니다.
그리하여 기지개를 켜듯, 부채를 펼치듯 그렇게 초록 은행잎이 자라고 있습니다.
똑 같은 길로 가는 법이 없습니다.
앞서가던 선두가 느닷 없이 푸른 밭 사이로 길을 꺾었는데,
아글쎄, 그 곳은 알알이 이삭이 팬 푸른 청보리밭인 것입니다!
지난 주 유채꽃 너머로 보았던 푸른 밭이 바로 이 보리밭이었나 보았슶니다.
비록 길을 못 찾고 다시 돌아나오긴 했으나, 보리밭 사잇길에서
즐거운 잠시였습니다.
외딴집.. 볕이 좋아 빨래가 잘 마르겠습니다.
시원한 그늘 드리워진 그 곳으로 다시 왔습니다.
정말 상쾌하고 시원합니다.
함께한 얼굴들 잠시 둘러봅니다.
처음으로 함께 여행 하신 분.
헬멧이 작다고 하시더니.. 잘 어울리십니다~
뺑 둘러쳐진 담장 안으로 대나무가 반짝입니다.
새로 돋은 죽순은 키가 자라 벌써 담장 위로 뻗어나오고 있었습니다.
잠시 꿀 같은 담소와 스펀지 같은 마시멜로와 휴식을 나눈 후
또다시 자전거에 앉아 페달을 밟습니다.
산그늘 아래 자리잡은 마을로 들어가 보았습니다.
어떻게든 길을 찾아내는 것을 보며 저는 항상 감탄을 합니다.
그 덕분에 저는 그저 쫄쫄 따라다니며
매번 다른 풍경을 즐거이 둘러본답니다~
어김없이 배가 고픕니다.
이제 단골이 되어버린 그 식당을 향해 가는데,
뜨악, 일 주일 사이에 새로 지은 식물원이 개장을 하였나봅니다.
길이 넘치도록 가득찬 차들입니다.
놀랍습니다.
어쨌거나, 복숭아마을의 그 식당으로 고고~~
그런데 음...
식물원 개장의 여파가 이 곳 까지 당연히 미쳤나보았습니다.
1시가 넘은 시각이었음에도 식당엔 자리가 없습니다.
그러다 겨우 잡게 된 커다란 룸.
다행히 이 곳에서 주린 배를 채울 수 있게 됐습니다.
창 밖의 신록,
그리고 땀 흘린 후에 마시는 깜장전사님표 맥주, 사이다 특제 칵테일.
크억... 말이 필요없습니다.
함께 라이딩 한 후, 직접 맛 보시기를 적극 권해드립니다. ㅎㅎ
식사를 마친 후 오늘은 늘 나서던 오른편이 아닌 왼편 길로 나섰습니다.
그랬더니 꽃 길이 이렇게나 이쁠 수가요...
그런데 그 길이 이 강을 만나 아쉽게도 끝나버리고..
어찌할까 고만하는 사람들을 불러세워 단체사진을 박았습니다.
좀들 웃으시랬더니... ㅎ
없을 것 같던 길은 강을 따라 주욱 따라 올라가니
기어이 큰 길과 닿아있었고,
또 그 큰 길에서 옆으로 들어가니 또 만나는 또다른 마을입니다.
물로 향한 뒷마당에선 빨래가 마르고 있고,
배가 대어져 있으며, 아낙이 감자 껍질이라도 벗기고 있는 듯 했습니다.
자, 다리 위에서 내려다본 저 집이 이 마을의 첫 집인 듯한데.
여기서 누군가의 제의로 경주가 붙었습니다.
아이스크림 먹기 복불복!
도착 순으로 4명까지랍니다.
드드득, 슉슉///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기아 최대로 올려놓고 열나게 달렸습니다.
숨이 깔딱깔딱 해서, 가게 앞에 3등으로 도착했습니다. 헉헉...
하하하, 머 만족합니다. 맛있습니다.
후딱 다 먹고는 마을을 살짝 둘러보았습니다.
제법 분주하게 사람들 오가고 있었고, 이 길에 작으나마 시장이 서고 있었습니다.
아, 옆 골목으론 작은 학교도 있습니다.
과일상도 있고, 거대미꾸라지를 파는 아줌마도 있었고,
이 할아버지는 미싱을 들고 나와 무언가를 박으며 연신 말을 거시는데.....
아직도 못다먹은 아이스크림을 들고 있는 저 분...
가만보니, 복불복이 아니었습니다요...
괜히 부정출발했어.. 괜히 기아 올리고 달렸어... ㅋㅋㅋ
저 세 사람이 엉덩이 붙이고 앉아있는 저 의자,
오래 되어 반질반질하고 곧 부서질 것 같은 그 의자가 정다웠습니다.
역시나 길 찾기 선수, 질경이님이 마을 맨 끝집 뒤로 끊어진 듯 보이던 길을 찾아내 쐥쐥 달립니다.
다 지고 하나 남은 꽃에 매달린 나비.
그러나 머지 않아 아뿔싸...
요리 보고,
조리 봐도,
이번에야 말로 이 강 너머로 길이 있을 것 같 같지 않은 그런 막다른 길에 다다랐습니다.
저 사람들이 길이 있다고 했는지, 어쨌는지 듣지 못했습니다만,
선두는 이미 저 흙길을 앞서서 달려간 후입니다.
커다란 바퀴자국이 있는 걸 보니 이번에도 따라가면 될 것 같습니다.
점점 이런 비포장길이 좋아지고 있습니다.
앞쇼바(?)가 없어서 비록 바닥의 요철이 그대로 몸으로 다 전해지긴 하지만,
그래서 간혹은 몸이 붕붕 뜨기도 하지만,
폭신한 아스팔트와는 또다른 매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어느새 뜨겁던 해도 옆으로 살짝 비켜났습니다.
그렇게 다시 길을 찾아내어 무사히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날이 더워지며 물을 두세병은 마신 것 같습니다.
부케님의 계란 노른자 맛 죽염, 고마웠어요... ㅎ
아, 그리고 저 빼고 모든 분이 이젠 양손 놓고 타는 경지에 오르셨습니다.
고백합니다만, 저는 저번주에야 겨우 한 손 놓기에 입문한 초보입니다.
이제 한 손 떼 놓고 단번에 두 손을 떼려는 건 무리겠지요?
하지만 담주엔 저도 도전합니다!
이번 여행도 버라이어티하고 맛있고 즐거웠습니다.
감사합니다~~~
첫댓글 즐거게 보았습니다..동참은 못해도 대리만족 합니다.,,.사진 또,한 멋집니다.다음에도 볼수 있겠죠.
대리만족보다는 직접느껴보세요 훠~얼~씬 행복하답니다. ^^;;
다시금 그날의 잔차여행이 그려지네요....매번 다같이 같은 길을 가면서도 미쳐 보지 못했던 것들을 다른 사람눈을 통하여 보기도 하네요...때론 내눈에만 보였던것도 있고ㅎㅎ...함께하는 님들 더분에 항상 즐거운 여행을 하고있습니다...생활의 활력도 찾고...일주일의 스트레스도 확~ 날려 보네고요...한주도 건강히 보내고 담주에 또 만나요^^
웅~ ㅡ0ㅡ;;
참 보기 좋습니다^^
..... - -;; ....... 그르쵸? ^^;;;;;
당일 라이딩 거리가 80km 이고 평속이 16.4km/h 였습니다. 사진 감사합니다. 단주엔 얼루 가기로 하셨지요?
아..다음주엔 어디로 라는뜻이구나..
난 순간 "단주엔"이라는곳에 "얼루"라는곳에 가기로 약속한줄알았읍니다. ㅡ..ㅡ
예~~ 다음주 맞습니다. 맞고요... 얼루 가냐고요?
ㅎㅎㅎ 좋은 코미디 소재입니다. 두 분의 나이를 잊은 사오정 버전과 티격댐이 말입니다... 재밌네요.
체력으로 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참가하면 함께 하는 다른 분들께 민폐라는 근거있는 자격지심을 가지고 있는 저로서는 입맛만 쩝쩝 다시며 올려주신 사진들로만 대리만족하는 중입니다. 운동 좀 해서 기초 체력 올려 저분들 따라가 볼까 하는 꿈만 꾸고 있는데 일단 이 꿈만이라도 당분간 계속 꾸며 기회와 여건을 만들어 봐야 겠습니다. 담번 여정스케치와 사진들도 기다리겠습니다.
민폐를 즐기는? 저회로썬 씨린하오터님의 말씀을 전혀 공감하지 못하고 있읍니다.
씨린하오터님이 충분히 감당하고도 남을 잔차여행입니다.
근거있는 자신감으로 말씀드립니다.
죤말할때 걍 나오셔서 같이 즐기길 바랍니다.
위로와 용기, 감사합니다^^; 좀 중대하게 걸리는 게 없진 않지만..., 일단 5월 중 집 이사 마친 후 자전거 구입부터 고려해 보겠습니다. 준비 작업을 하면서 혹 문의 사항이 있으면 쪽지 등으로 귀찮게 하겠습니다...
제바~알~ 귀찮게 해주십시요. 기다리겠읍니다. ^^
이 모임 왜 이래!!!!..... , 착실히 정모 사진도 올리고,,,, ㅋㅋㅋ. 덕분에 좋은분들과 즐거운 경험을 했습니다. 사진에 올라온 낡은 의자에 걸터 앉아 김치 한조각에 막걸리 한잔 마시고 싶다는 생각을 잠깐 했었읍니다. 기울어져가는 5월의 저녁 햇살도 보기좋았습니다. 그럼 다음에 꾸벅... , 시간 나시면 사진보내주십시요(choinobless@daum.net)
가끔...막걸리도 한잔할수도 있다는....
나오신다면 확인시켜줄수도 있다는.... ^^;;;;
담주엔 거의 먹벙 수준으로 라이딩 예정 입니다. 나오실거죠?
한국-제주도-일본오사카-일본동경-한국-중국으로 돌아돌아 오는동안 배만 남산만해지는
공갈임신?이라는 중병에 걸려돌아왔읍니다.(상상임신은 여자가 걸리는병입니다 --;;)
이젠 날이 많이 더워졌읍니다. 공갈임신 치료하기에 아주좋은계절입니다.
저같이 중병에 걸린사람도 충분히 가능한 자전거여행입니다.
체력이 저질입네..기초체력을 길러서 참석하겠네..하시는분들 그냥나오세~~요~~~ㅡ0ㅡ
우리 자전거여행이 공갈임신치료방법이자 기초체력만드는 운동입니다.
아무걱정하지마시고 나와주세요.
자전거모임 공지후기에들어오셔서 곁눈질로 눈팅만 열심히하시던분들 사시가 되어서 한국으로 귀향했다는 전설이... +_____+
ㅡ,.ㅡ;;
아니여..눈이 사시잔여..비행기탈때 게이트를 헥깔려서..
지금 아프리카 오지마을에서 풀빤스입고 산다던데..ㅡㅡ.
와~~~아~~~~~~~~~~~~ ㅡ0ㅡ
파란공님께 해야할 수고인사를 까먹엇따~아 ^^;;
후기 넘넘 잘읽었읍니다.
마음이 아주많이 이뻐지는 후기였읍니다.
다음도 그다음도 아주머~언~ 그다음도...오...
노인장에서 찬차여행출발하는 그날까지 수고해 주세요~~오~~ ㅡㅁㅡ;;
(왠지 악담으로 들릴것같기도...ㅡㅡ;;)
마져!!!
악담이여..
늙어꼬부랑할머니 되서도 부려먹겟다는....
너무 멋있네요. 부럽기도하고, 저질체력때문에 맘은 다니고 싶은데...낭만이 느껴지네요. 참으로 행복한 삶을 사시는 분들 같네요...ㅎㅎㅎ
어느한남자가있읍니다. 생긴건 멀쩡합니다. 그러나 배는 항상 8개월이상입니다.
100M달리기를 18초안에 주파합니다. 다만 회복하기위해 10분 이상을 헐떡거려야합니다.
그래서 어느날부터인가 인간이 아니고 곰인척 살아가는 사람이 있읍니다.
그 초저질체력에 안습형몸뚱이 인간이 현재 자전거여행을 다니고있읍니다.
용기까지도 필요없읍니다. 그냥 편한마음으로 나와주세요.
아쟈~아쟈~ 파이팅~~~ ㅇ^^ㅇ
뜨악~~~ 이렇게나 많은 댓글이!!! 하고 놀래서 봤더니... 하얀곰님의 작업이군요~~~ ^^
저도 늙어 꼬부랑 할머니가 되도록 부림을 받고 싶다는... ^^
o ^______^ o
이젠 저도 자전거 정비중입니다,,,ㅎㅎ
1960님....오랫만입니다....언능 자전거 정비하시고...ㅎㅎ 함께 잔차 여행합시당~~
정비는 정확하게 그리고 엄청 신속하게 토요일전까지...^^;;;;;
ㅎㅎㅎ, 즐거운 시간 부럽습니다. 다음 모임에 찾아 뵐수 있길 ,,,
담 모임에 함께 하시면 우리모임이 더욱 풍성해지겠는데요^^...함께 여행합시다~!~
woddl님 꺽?나오세요....^^*
서산...차를 타고 가도 멀던데요 --; 자전거를 타고 다녀오셨군요 ㅋㅋ 대단들 하십니다^^;
멋진사진에~ 멋진 재밌는 글솜씨까지~ 잠깐동안은...저두 함께 다녀온듯 한 착각이 들면서 기분이 좋아졌답니다! 대리만족 ㅋㅋ
울집에도...신랑이 어디서 얻어다준...일명 아줌마 자전거 ㅋ(앞에 바구니도달려있는거 있죠?ㅋ^^;) 있긴한데 엄두가 안나네요 ㅋ
하~~~참! -_-+ 부담없이 나오시래니깐 참으로 말들 안들으시네요....
정말로 그냥 나오시면 된다니깐요.. 체력 별로 필요없읍니다.
이곳은 싸이클훈련모임이 아니고 자전거 여행모임입니다.
부담없이 나와주세요.
아셨쬬? ^^*
학생도 참여할 수 있는 모임인가요?^^
남 녀 노 소 구분 없습니다. 다만, 두발 자전거 필참하시고 안전모 착용 하셔야 합니다.
오랜만에 들어왔습니다. 저는 아직 한국에 있읍니다. 이번주 일요일 상하이 복귀 예정입니다. 가서 뵙도록 하겠습니다. 역시나 재미있는 후기........!
이렇게 상하이에서 또 다른 즐거움을 찾을수 있다니,자연을 좋아하는 언니에게 딱!!! 이네요. 자주 들어와서 사진 보고 갈께요. 오사카에서
정선아 이제 댓글 쓰기가 되어서 이렇게 글 남기고 간다. 정말 멋진 모습을 잘 유지하고 자전거 타는 너의 세상이 무척 아름다워 보인다. 나도 어제 수엉강변을 자전거 타고 가서 농구도 하고 왔단다. 요즈음 학교생활이 바빠서 운동을 등지고 사는데 나도 너처럼 그렇게 확 바꾸고 살고 잡다.^0^ 지금 점심시간 너를 그리며 지금도 씽씽달리고 있을지도 모르는 너에게 간단히 인사글 남기면서 하루 행복하고 너거 팀들이 참 좋아보이네. 특히 저기 보리밭이 미치도록 좋아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