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람이 친다해 바보는 여수 놀이공원 행사를 광주로 바꿨단다.
따라갈까 망설이던 나도 한강이한테 준 차를 가져오려고 같이 간다고 한다.
아침에 동생의 저온저장고에서 쌀 두포대를 철수형 차에 싣는다.
아침을 안 드시는 형을 두고 난 염치를 불고하고 바보 차를 운전하고 집을 떠난다.
보성공설운동장에서 새로운 얼굴에 아는 얼굴도 만나 큰 버스에 타고 광주로 간다.
내 옆에 꼭 붙은 차민우는 답은 듣지 않고 계속 질문을 해 대다가 틈나면 게임을 한다.
금남CGV에 따라가 팝콘과 콜라를 받는다.
일본 에니메이션 '당신은 어떻게 살고 싶은가'인데 뭔 영화인지 모르겠다.
전쟁 끝무렵 시골로 공장을 옮긴 부모를 따라간 주인공은 이모를 새어머니로 맞는다.
오래 된 고택에 다지 말라는데 주인공은 들어가 여러 모험을 한다.
뭐가 뭔지 모르겠다.
다문화 아이들이나 중도입국 고등학생은 한글자막 읽기도 어렵겠다.
나도 지난 밤의 술기운에 여러번 잔다.
이해하기도 어려운 만화영화를 보고 나와 가까이의 치즈닭갈비집에 가 점심을 먹는다.
기사님과 같이 먹는데 둘 다 무슨 맛인지 모르겠다고 한다.
아이들은 가까이의 롤러스케이트장으로 간다는데 난 빠진다.
알라딘에 가려다가 오랜만에 아문당에 간다.
나무가 가을 분위기를 자아내고 건물 계단엔 담쟁이덩굴이 늘어졌다.
몇개의 공연포스터가 보이나 바로 라이브러리로 들어간다.
도서관이나 전시물이 많이 변했다.
책읽는 쪽이 더 편해진 듯하다.
1월에 가기로 한 중국의 청뚜에 관한 책을 찾아도 안 보인다.
중국관련 서가에서 몇 권 꺼내 나도 테이블에 앉아 읽어본다.
눈이 금방흐려 걷는다.
인도네시아 악기들을 보며 나도 대나무로 만들어볼까 해 본다.
신병호 선생님이 대밭에서 나무를 베어 와 퉁소를 만들어 불으신 걸 중학교 때 보았다.
동아시아의 민주화 과정과 영화인들을 대충 둘러본다.
3시가 넘어 나오며 한강에게 전화하니 첨단에서 헌혈 중이란다.
쌍촌역 부근에서 만나자고 하면서 지하철을 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