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나이의 엽서편지>
주의 은혜가 네게 족하다
(쇼난편지, 2023.7.)
반나이 무네오(坂內 宗男)
주는 나에게 말씀하셨다.
"나의 은혜가 네게 충분하다. 왜냐면, 힘은 약한 데서 완전하여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오히려 나 자신의 연약함을 크게 자랑하기로 하였다. 그것은 그리스도의 힘이 내 위에 머무시기 때문이다.
(고후 12:9, 이와나미 번역)
1. 재작년 12월 13일 저녁, 전혀 생각지 못한 교통사고로 죽음을 눈앞에서 만났다. 응급병원에서 1개월, 재활병원에서 5개월, 합해서 반년 가량을 입원하여 치료를 받은 후, 퇴원한 게 작년 6월 16일이었다. 벌써 그때로부터 1년이 지났다. 정말 순식간에 지나간 1년이다.
2. 퇴원 때 썼던 게 누울수 있는 4륜차였는데, 1개월도 쓰지 않고 돌려주었다. 상태가 좋아져 바퀴 하나가 달린 지팡이로 변경하여 쓰다가 지금은 보통 지팡이를 쓰는 중이다. 좁은 우리 집은 지팡이라는 보조물이 오히려 위험해서 사용하지 않는다. 물건을 잡거나 짚으며 걷기를 시작하여 지금도 그렇게 움직인다.
3. 나의 신체 활동에 장애가 있는 것은 머리를 다쳤기 때문이다. 오른쪽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고, 허리도 보조판을 대고 볼트로 고정하는 수술을 해야만 했다. 과연 제대로 작동하여 스스로 걸을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재활치료 덕분에 다행히도 오른쪽 다리를 끄는 증상은 사라졌지만, 왜인지 다리가 납덩이처럼 무거운 건 나아지지 않고 있다.
4. 이번 8월에 나는 만 89세가 된다. 동년배들이 지팡이 쓰는 경우를 종종 보는데, 과연 내가 얼마나 회복될 지는 알 수 없다. 외출이 가능하게 된 것만도 감사하며, 매일 위를 향하여, '주의 은혜가 네게 족하다'는 말씀대로 주께 의지하며 걸어가야 한다.
5. 나는 학생 시절, 폐결핵으로 2년간 휴학요양을 한 경험이 있다. 지금은 병이 아니라, 상해로 몸이 부자유하다. 그래서 정부로부터 장애인정을 받아 주2회 목요일과 토요일에 재활시설에 다니고 있다. 오고가는 건 차를 이용한다. 처음 퇴원했을 때는 화요일에도 집으로 물리치료사가 와서 재활을 도와주었는데, 금년 1월부터 상황이 좋아져서 중지하였다. 요즘은 재활중심의 생활이다.
6. 이번 엽서는 근황보고로 대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