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째날(평창마을 길)
새벽에 일어났다 잠깐 눈을 부친다는 것이 6시에 눈을 떴다. 감기가 아직 낫지 않아 목소리가 말이 아니다. 그래도 약속을 하였고 늘 중한 병을 보던 터라 감기쯤은 병으로 생각도 안하는 돌팔이의사니까. 일곱 시까지 구기터널입구까지 가려면 얼른 준비하고 택시를 타면 된다. 일요일 새벽 택시는 날아서 나를 7시 오 분전에 내려다 주었다. 서초동 집에서 불과 25분 만에 요금 만 사천 원이 나오는 거리를. 사실 적당히 신호를 무시하며 달리기 땜에 이런 새벽의 택시는 나는 가능하면 피하는 입장.
벌써 김 현수선생은 와있고 정각에 수원에서 지하철 첫차 5시 16분에 타고 온 부지런한 양 윤정선생과 원 총무 두 사람이 더 와서 정원인줄 알았더니 오랜 만에 김 태헌선생이 금방 택시를 타고 내린다. 날씨는 흐리고 약간 쌀쌀하여 모두 긴팔을 입고 와서 반팔에 방풍 재킷을 꺼내어 입고 산행을 시작한다.
이 둘레길의 초입은 평창동의 유명한 추어탕 집 옆. 일단 입구만 찾으면 되는데 글쎄 그게 쉬운 일인가요. 경사 급한 길에 눈이 오면 차가 어떻게 올라갈까 걱정을 하며 안내표지를 따라 마을 골목길을 오르다 약간은 넓은 길을 만나
가다 보니까 뒤에서 돌아오라 한다. 우측으로 오르는 둘레길 표지판을 놓친 것이다.
오르다 본 구기동 쪽.
오르막이 비교적 급하여 가쁜 숨을 몰아쉬며 바위 옆에 휴식을 취하니 땀이 비 오듯 쏟아져 방풍 재킷을 벗어 배낭에 걸치고 시원한 물 한잔마시고는.
다시 걸어 올라가니 전형적인 둘레길을 만난다.
이 뜻은 등산로가 아니라 걷기 편할 정도의 경사를 가지는 길.
우리만 전세를 내어 걸어가는 길, 들이 마시는 공기까지 달콤하다.
조용한 곳에서 한 사진 커트.
저 멀리 북한산의 연봉들이 보이고 전망 좋은 장소에는 봉우리이름을 적은 안내표지를 보며 보이는 봉우리들을 비교해 본다.
이 둘레길의 거의 정상으로 생각되는 곳에서 각각 준비해온 간식들을 꺼내어 펼치는데 커피, 밀감, 네이블 오렌지, 사과와 배 등 여러 가지이다.
해가 나면 이런 곳에서는 쉴 수가 없지요. 양 윤정선생은 막내답게 일어 설때 깨끗이 주변을 청소하곤 김 현수가 배낭에 넣어 라는 것도 잘 챙겨서 넣고 남은 과일 등은 집에서 먹으라고 양선생에게 준다.
능선의 오솔 길은 언제나 걷기에 기분이 좋다. 나무들은 잎의 색갈들이 변하기 시작하고. 이 길 사자능선은 계속가면 쌍사자봉(어떤 곳에는 숫사자와 암사자봉, 어떤 곳에세는 큰 사자봉과 작은 사자봉이라)을 만나나 이 코스는 암릉코스로 위험하고 더 진행하면 보현봉을 오를 수 있으나 이 역시 시간이 걸리고 위험. 청설모가 재주를 부리는데 원체 빨라 사진을 못 찍었다.
북한산에 야간 산행을 할 때 파란 눈이 반짝이면 이는 야생화된 고양이. 이들이 다람쥐와 바위 틈에 집을 짓는 박새들을 잡아 먹어 보기가 어려우나 청설모는 건드리지 못하니까 자꾸만 개체수가 늘어나고.
마지막 평창동 주택가로 내려오는 곳은 미끄럽다. 전자계수기를 통과하면 일단 둘레길의 끝.
그러나 다른 코스와 달리 당연히 설치해두어야 할 나무계단이나 데크가 하나도 없다.
하산하여 첫번째 만나는 사찰 옆길을 빠져 나와.
사우디대사관저를 지나고,
가다 보면 이런 이상한 집들도 만나고. 모양은 그러나 살기에는 별로 일것 같은데. 집집마다 보안 설비를 해 놓았고 개들이 무료한지 지나가는 사람들보고 컹컹 짖는다. 이 때 우리의 재주꾼 김 현수선생이 무시무시한 개소리를 내니까 이들이 바짝 경계하여 짖느라고 정신이 없다.
집의 뒷모습도 이상하군.
평창동 길에서 올려다 본 북한산 능선, 미리 선점하였는 교회 건물들.
무슨 열매일까?
이 자리에서 보니까 바위 위에 아슬아슬하게 지은 집들도 보이고.
그래도 경관 좋은 곳에 있는 nursing home.우리도 은퇴하면 이런 곳에서 지내야 할지. 김 흥수화백의 미술관과 알려진 레스트랑 In My Memory 를 지나 누가 “석희야” 하고 불러 보았더니 나의 50년 죽마고우 박 군이다.
우리는 하산을 하는데 이 백수그룹은 아직도 올라갈 일행을 기다리고 있다.
입구에 조각품까지 설치한 집도 있군요.
가서 커피와 간단한 요기를 할 예정인 아는 카페에 원총무가 전화를 해 보더니 아직도 문을 열지 않았다나. 할 수 없어 김 현수선생의 자동차 동아리의 집합장소인 "About the Life"에 들어갔다.
첫댓글 앉아서 둘레길 구경 잘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