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서부새마을금고산악회 2025 괴산 산막이옛길 신년 트레킹
(충북 괴산군 칠성면) 2025년 2월 6일(목요일) 맑음. 박순옥 임재호 고부순 정윤경 고만재 외 120명 참가
산과 물과 숲이 어우러진 자연의 보물창고다!
충북 괴산군은 기묘한 산과 깨끗한 물이 많아 자연이 살아 숨 쉬는 명품 고장이다. 우리나라 등줄기인 백두대간이 동남부를 관통하고 충절의 땅을 흐르는 한남금북정맥이 서남부를 지나고 있다. 속리산 국립공원에 속한 군자산, 도명산, 낙영산, 백악산, 칠보산과 100대 명산인 희양산을 비롯한 46개 명산이 솟아 있다. 또 화양동계곡과 선유동계곡, 쌍곡구곡 등이 빛나는 풍경을 자랑하는 청정지역이다.
산막이옛길은 충북 괴산군 칠성면 외사리 사오랑 마을에서 산막이마을까지 연결된 4km의 옛길이다. 산막이란 마을 이름은 깊은 산속에 장막처럼 산이 둘러싸고 있다 하여 붙여졌다. 산막이옛길은 달래강(속리산에서 발원하여 충주 탄금대서 남한강과 합류하는 약 123km의 물줄기) 이라 불리는 달천에 1957년 우리나라 최초로 건설된 괴산댐 호수를 따라 길이 나 있어 숲과 물과 산을 한 번에 볼 수 있다.
출발 전 기념촬영
옛길에 나무 데크를 깔아 정비했고 호수 위에 데크와 구름다리를 설치해 괴산호를 한바퀴 돌아 원점으로 돌아올 수 있다. 한데 산막이 호수 길은 주말과 휴일에만 개방돼 아쉬움이 남는다. 산막이옛길은 대부분 완경사의 유순한 길이라 어린이나 노약자를 포함한 가족 산책코스로 적당하다.
산막이 주차장서 기념사진을 찍고 스트레칭을 한 다음 트레킹이 시작된다(10:33). 이정표가 잘 되어있는 길로 농산물판매장을 거쳐 관광안내소에 이른다(10:40). 이곳부터 연하협구름다리까지는 4.6km쯤 된다. 산막이옛길은 내리막길이 돼 2분쯤 나아간 후 완만한 오르막길로 바뀐다. 3분쯤 오르니 역사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고인돌쉼터가 나타난다(10:45). 이어 정겨운 돌담길로 기분 좋게 진행한다. 옛 추억을 소환하며 휴식할 수 있는 작은 그네도 눈에 띈다.
바로 약간의 높낮이가 있는 75m 길이의 소나무 출렁다리가 나온다(10:47). 출렁다리를 건너지 않고 오른쪽에 있는 소나무 동산에 오른다. 소나무 동산엔 40년 수령의 소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다. 운치 있게 이리저리 휘어진 소나무가 눈길을 끈다. 특히 이곳엔 희귀한 정사목(情事木)이 있다. 두 그루의 소나무가 사랑을 나누는 모습을 보니 민망한 느낌이다.
곧이어 산에 오를 수 있는 등잔봉(450m) 삼거리에 이른다(10:50). 이어 왼쪽으로 방향을 틀어 내리막길로 나아가 예로부터 빗물에 의존해 벼를 재배했던 연화담 연못을 거쳐 전망이 빼어난 망세루(忘世樓)로 내려선다(10:51). 망세루는 이름 그대로 세상의 모든 시름 잊고 보석 같은 자연과 함께 평안함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망세루선 가슴이 탁 트이는 환상의 전망이 열린다. 너무도 맑은 날이라 눈앞에 군자의 풍모를 갖춘 군자산과 비학산이 선명하다. 달래강(달천)을 막은 괴산댐으로 인해 생긴 괴산호수는 아름다움의 절정을 이뤄 마치 산수화 속에 들어선 기분이다. 이렇게 아름다운 풍경을 보면 큰 기쁨이 일어나 몸과 마음이 건강해진다.
산막이옛길로 올라와 내리막길로 나아간다. 울창한 숲길로 맑은 공기를 마시며 조금 진행하니 호랑이굴이 나타난다(10:55). 한데 호랑이굴로 부르기엔 적당하지 않았다. 이제 산막이옛길은 완만하게 오르고 내리는 길이 된다. 매바위와 여우비 바위굴과 스핑크스 바위를 거쳐 앉은뱅이 약수터에 이른다(10:58). 참나무 밑동의 작은 구멍에서 흘러내리는 약수로 목을 축이고 괴산호수를 내려다보며 걷는 길로 호수 전망대에 올라선다(11:03).
호수 전망대서 바라본 경관은 대자연의 아름다움에 흠뻑 취하는 경이로운 풍경이다. 군자산과 비학산이 힘차게 솟구쳐 있는 모습이 일품이고 한파에 꽁꽁 언 괴산호수가 내려다보인다. 혹자는 산막이옛길을 한번 다녀오면 3년 동안 무탈하게 건강히 생활할 수 있어 3년 무병 장수길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이곳에 서면 그 말을 실감하게 된다.
곧이어 괴산 바위를 거쳐 꾀꼬리전망대에 올라선다(11:06). 이제 마흔 고개가 시작된다. 54 데크 계단, 마흔 고개 꼭대기의 전망도 도저히 그냥 지나칠 수 없다. 자연의 아름다움에 푹 빠진 다음 내리막길로 나아가 다래 숲 동굴에 이른다(11:10). 다래는 깊은 산골짜기 계곡에 자주 나타나고 양지와 음지에서 잘 자라며 추위에 강하다고 한다.
산막이옛길은 오르막이 된다. 천장봉 삼거리를 거쳐(11:13) 내리막길이 된다. 바로 가재 연못과 정다운 물레방아가 나타난다(11:14). 다음은 널찍한 황톳길이 나온다. 평지와 비슷한 유순한 길로 산막이마을 삼거리에 닿는다(11:18). 계속하여 1.5km 거리인 연하협구름다리를 향해 길을 재촉한다. 금방 산막이 선착장에 내려서니 호수 건너 환벽정과 환벽정 아래 바위 절벽을 이룬 산자락이 보기 좋다.
이어 널찍한 평지 길로 수월정을 거쳐 잰걸음으로 진행하니 데크길이 나타난다(11:23). 다시 산길로 들어서 소나무가 많은 울창한 숲길로 삼신 바위에 이른다(11:26). 이제 완만하게 오르고 내리는 정겨운 길이 반복된다. 수시로 나타나는 철계단과 토끼 샘 등을 거쳐 트레킹 종착지인 연하협구름다리에 닿는다(11:37).
구름다리를 건너 식사하기 적당한 데크 쉼터에서 금실 좋은 민경완 선배 부부를 비롯한 여러 회원과 풍성한 오찬을 즐긴다. 요사이 강추위가 계속됐고 오늘도 추운 날이라 걱정을 많이 했는데 이곳은 바람 한 점 없고 따사롭다. 또 달래강과 연하협구름다리가 조화를 이룬 최적의 오찬 장소이다. 회원들도 만족을 느꼈는지 표정이 참으로 밝아 보기 좋다.
우리는 자연을 즐기며 살아왔지만, 자연에 돌려주는 사랑은 너무 작은 것 같다. 금수강산의 자연환경을 사랑하고 보존하여 고스란히 물려줘야 한다. 참으로 평온한 명품 길을 걷고 겨울에만 볼 수 있는 한 폭의 산수화를 보며 아름다운 대자연의 모습에 취한 오늘의 트레킹은 진짜 힐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