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스텔빛 컬러스톤이 유행 주도할 듯”
2000년 이후 오랫동안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던 유색보석 시장이 서서히 기지개를 켜고 있다. 지난 2~3년 전부터 외국 유명브랜드들은 유색보석을 세팅한 주얼리 출시 비중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으며 이러한 흐름은 지난해 열린 각종 해외 전시회를 통해서도 여실이 알 수 있었다.
지금까지 귀금속업계가 활성화되지 못하고 침체의 늪에서 허덕이는 요인은 많이 있다. 그 중 하나는 원가노출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순금이나 다이아몬드 원가는 인터넷을 통해 노출되어 있기 때문에 관련 업자들은 더 이상 이익창출을 기대하기 어렵게 되었다. 따라서 새로운 대안을 찾을 수밖에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된 것이다.
반면에 유색보석은 원가가 그나마 덜 노출되어 있어 올해부터 유색보석 관련 사업으로 빠른 전환이 이루어지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진단해 본다. 특히 최근까지 금과 은값은 최고가 대비 30%이상 떨어졌다. 따라서 금으로 세팅된 유색보석 제품의 소비심리가 자연스럽게 살아나지 않을까 예상된다. 지금까지 순금 값이 비싸기 때문에 금제품 보다는 천연보석으로 세팅된 은제품이 꾸준하게 상승 곡선을 그어 온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해석해 볼 수 있다. 그러나 전통적인 루비, 사파이어, 에메랄드 등은 소비자들이 그 중요성을 인지하게 되어 예물보다는 중년층 고객을 중심으로 꾸준한 소비가 이루질것으로 예상된다.
색상의 경우 지난해에 이어 비싸지 않은 파스텔컬러 위주의 스톤이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미국 펜톤컬러연구소는 2014년의 컬러를 매혹적인 연보라색과 잠재된 분홍색으로 선정했다. 따라서 유색보석 또한 이러한 흐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다. 연한 퍼플사파이어와, 핑크사파이어, 쿤자이트, 자수정 등이 올해의 보석컬러와 디자인을 주도할 것이다.
유행은 저절로 오는 것이 아니고 창조하는 것이다. 보석관련 업체나 전문가들이 유색보석 활성화에 얼마나 성실하게 접근하고 실천하고 창조하느냐에 달려있다. 지난해 업계가 스스로 나서서 유색보석에 대한 홍보, 교육, 전시, 세미나 등을 마련한 것은 높이 평가할 만한 예라고 할 수 있다. 올해는 한발 더 나아가 업계인 스스로의 자화상을 돌아보고 새로운 시대에 맞는 비즈니스 모델을 도입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대 명제를 실천해야 한다.
먼저 신뢰회복에 대한 업계인들의 자성이 절실하게 필요한 때다. 우선 팔고보자는 식이 아니라 판매된 제품에 대해서 끝까지 책임 질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 항상 하는 얘기지만 기본적인 보석전문가로서의 자질을 갖추고 감정에 대한 신뢰, 환금성에 대한 보장, 품질향상, 사후 서비스 등 유통 업자들의 인식전환이 하루빨리 선행되어야 한다.
즉 과거의 전통적인 판매방식이 아닌 소비자가 끝까지 감동 할 수 있는 새로운 마케팅기법으로 접근해야 할 것이다. 더 나아가 소비자를 보호하고 환금성이 보장 될 수 있도록 제도적 보완장치도 고려해 볼 만하다. 그럼으로써 소비자는 진정으로 보석전문가를 신뢰하고 마음 놓고 살 수 있는 풍토가 조성될 것이다. 이러한 과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유색보석 활성화는 요원(Distant)할 것이다.
다음으로 지속적인 홍보와 교육이 필요하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라는 말이 있듯이 아무리 보석이 귀하고 아름다워도 홍보하고 교육하여 그 가치를 인식시키지 못하면 그냥 일반적인 돌에 불과할 것이다. 소비자들은 유색보석 이름은 고사하고 일반적인 상식마저 전무한 상태다. 이참에 오랫동안 잠자고 있던 유색보석에 대한 매력이나 가치, 아름다움, 무궁무진한 디자인의 활용성에 대한 메리트 등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교육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유색보석은 그 종류와 색상이 다양하고 품질 또한 천차만별이다. 그러므로 진정한 보석의 가치를 아는 전문가라면 고객이 보석에 대한 지식이 있든 없든 항상 최고의 품질을 권해야 할 것이다. 값은 조금 비쌀지 모르지만 다음에 고객은 그 매장을 신뢰하고 분명히 다시 찾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진정한 유색보석의 가치를 소비자의 마음속 깊이 심어주는 것이야말로 최고의 마케팅이자 고객을 확보하는 지름길이다. 반면에 가치가 떨어지는 보석을 싸게 팔면 그 고객 다시 찾아오지 않을 뿐만 아니라 판매자 역시 3류급 싸구려 장사꾼에 불과 할 것이다.
바야흐로 21세기는 디자인 시대다. 20세기가 가격과 품질의 시대였다면 21세기는 디자인이 성패를 좌우하는 시대인 것이다. 유색보석은 매우 다양한 색상과 크기, 종류, 커팅 등이 있다. 따라서 천연보석과 다이아몬드를 잘 이용한다면 얼마든지 무궁무진한 디자인을 창출 할 수 있다. 새로운 유행에 민감한 신세대 디자이너들의 감각을 기대해 볼만하다. 이와 같이 올 한해 업계가 자성하고, 연구하고, 홍보하고 신뢰를 쌓기 위한 노력을 계속한다면 유색보석 시장도 지난날의 영광을 되찾는 원년이 될 것이다.
올해는 갑오년 청마해라고 한다. 청마는 ‘행운과 성공, 그리고 상서로움’을 뜻한다고 한다. 마찬가지로 보석에서 청색(사파이어, 라피스라줄리, 청색투어멀린, 청색지르콘, 청색토파즈 등)은 사랑과 행운, 성공, 권위 등을 뜻한다. 귀금속업계도 상서로움과 성공을 기대하며 달리는 청마처럼 힘차게 도약하는 한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글 / 박준서 젬프라이즈 대표
출처 : 주얼리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