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새 고니가 많이 모여있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려옵니다.
토요일 아침8시 고니를 보러 집을 나섭니다.
간식과 따뜻한 차와 도시락을 배낭에 담고서.
경기도 광주 경안습지생태공원.
팔당을 지나가니 한강을 따라 여기저기 물새들이 많이 보입니다.
도착해서 일행들을 만나 인사를 나누고 쌍안경을 들고 습지둑길로 들어갑니다.
멀리 하얀 것들이 점점이 떠 있고 고고고고~ 소리가 사방을 울립니다.
둑방에 서서 쌍안경으로 살펴봅니다.
와~~ 고니 수백마리가 모여서 울어대고 있습니다. 대단한 광경입니다.
먹이를 찾느라 자맥질을 하고, 찾은 먹이를 씻고, 삼키느라 목을 돌리고 또 돌리고..
연회색목, 하얀깃털, 눈아래 노란무늬, 발은 까만색의 큰고니들입니다.
긴다리로 천천히 걸으니 그 움직임이 우아합니다.
먹이를 찾느라 물구나무 선 모습이 마치 한송이 하얀꽃처럼 보입니다.
같이 간 친구가 고니가 백조였냐고 깜짝 놀랍니다. ㅎㅎ
고니와 백조가 다른새인줄 알았다고. 백조는 고니의 일본식 이름이지요.
유조때는 몸색깔이 연갈색이다가 성조가 되면서 깃털이 하얗게 변합니다. 흰색은 어른을 뜻하는 표시이지요.
우리가 결혼식때 하얀 드레스를 입는 것도 이제 어른이 되었다는 뜻입니다.
그 앞에는 큰기러기들이 모여있습니다.
위쪽으로는 흰죽지도 보이고 아래쪽에는 비오리도 있습니다.
시베리아에서 왔다가 우리나라에서 겨울을 나고 다시 북쪽으로 돌아가기위해 모여있습니다.
고니는 Z기류를 타고 북쪽으로 돌아가는데 그 Z기류가 형성되지 않아서 가지 못한 고니들이 모이고 모여서 때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지구온난화로 Z기류형성이 잘 안되어 철새들이 돌아가지 못하고 점점 텃새화가 되는 경향이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한참을 보다가 작은습지쪽으로 갑니다.
작은습지에는 큰고니 몇가족과 물닭이 아주 가까이 있어 맨눈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큰고니가 풀뿌리채 뽑아서 흔들어 씻어 먹으면 물닭은 그 옆에서 떨어져 나온 한가닥을 얻어 먹느라고 큰고니옆에 딱 붙어서 다닙니다.
습지를 한바퀴를 다 돌고 나와 한강생물보전연구센터로 갑니다.
강의실에서 각자 준비해온 도시락을 꺼내서 먹습니다.
여기저기서 김밥이며, 과일, 빵을 주셔서 맛있게 먹고 차도 마시고 뒤늦게 오신분들과 인사도 하고 이야기도 나눕니다.
점심을 먹고 영상을 보며 설명을 듣습니다.
이곳 한강생물보전연구센터는 다친 새들을 치료해준후 나으면 자연으로 돌려보내주는 일을 하는 곳입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맹금류를 치료해서 야생으로 돌려보내주는 곳으로는 유일한곳입니다.
센터장 선생님께서 보호중인 참매와 황조롱이, 수리부엉이를 데리고 와서 설명을 해주십니다.
우리나라에서 매와 사람과의 역사는 오래됩니다. 매는 힘이 좋아 사나운 발톱으로 한번 잡으면 자동잠금장치가 되어 스스로 풀지 않으면 풀수가 없고, 시력이 좋아 땅에서 1.6km 위에서도 지상의 목표물을 40배로 확대해서 볼수 있는 매서운 눈과, 청력이 좋아 5층위에서 걸어가는 소리까지도 감지하는 예민한 귀를 갖고 있어 사냥에는 천하무적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2천년전부터 매사냥을 일상화 하여 생활속에서 매와 관계된 말이 많이 생겨나 사용되었습니다.
'매만지디' ‘매끄럽다’ ‘매섭다’ ‘매의 눈’ ‘응시’ ‘시치미’ '꿩대신 닭' 등.
역시 참매의 몸을 매만져보니 털이 매끄럽고 응시하는 매의 눈이 매섭습니다.
참매를 본후 ‘시치미’ 만들기를 합니다. 매의 꼬리에 주인이름을 써서 매달아 누구의 매인지, 사냥해온 꿩이 누구네 것인지를 알기 위한 표식입니다. 하얀바탕에 이름을 쓰고 붉은 깃털을 달고 방울을 달아 움직일때마다 소리가 납니다.
만들어 놓으니 노리개같이 예쁩니다.
시치미를 만든후 뒷마당으로 나갑니다.
오늘은 특별한 날입니다.
그동안 치료를 받던 황조롱이 세 마리를 야생으로 돌려보내주는 날입니다.
이중 한 마리는 산을 깍다가 황조롱이 새끼 4마리가 있는 새집을 포크레인이 찍어 세 마리는 죽고 발가락 하나를 잘린채 살아남은 새끼 황조롱이였습니다. 포크레인 기사가 공사를 멈추고 다친 황조롱이를 안고 이곳을 찾아왔다고 합니다.
새들이 유리창이나 건물에 부딪혀 죽거나 다치는 수가 해마다 몇만마리씩 됩니다.
재활관리사가 예부터 매를 길들이는 방법인 줄밥부르기를 직접 시연해보입니다.
빨랫줄같은 줄 끝에 매를 올려놓고 줄끝에서 매를 부르면 줄을 타고 어김없이 주인의 손에 올려앉습니다.
참가한 아이들도 무서워하면서도 줄밥부르기를 해봅니다.
매가 매서우나 훈련이 되어있어서 재활관리사와 함께 있을때는 안전하다고 합니다.
드디어 황조롱이 세 마리를 날려보내는 순간!,
하나 둘 셋!
동시에 손을 놓자 황조롱이 세 마리가 힘차게 날아서 순식간에 숲속으로 사라집니다.
쪼롱아 잘 살아~
그러나 잠시후 다시 돌아와 우리 머리위 하늘을 빙빙돌고 한 마리는 저만치 보이는 전봇대에 와서 앉아있습니다.
마치 그동안 돌봐주신 분들게 고맙다는 인사라도 하는 듯 합니다.
팔당댐으로 가서 다시 큰고니들을 보고 단체로 오신분들과 헤어집니다.
우리 일행은 다시 큰고니를 보러 경안습지로 갑니다.
해질녁의 경안천엔 사람들이 별로 없고 고요한 물가에 큰고니들이 더욱 우아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습지를 한바퀴 돌아 나옵니다.
하늘에는 한쪽 귀퉁이만 살짝 모자란 둥근달이 떠 있습니다. 아 내일모레가 보름이지..
이제 저녁을 먹으러 갑니다.
북한강에서 물고기를 직접 잡아서 매운탕을 끓여주는 집으로 매운탕 맛이 끝내줍니다.
하루종일 밖에서 있어서 그런지 매콤하고 뜨끈한 매운탕이 유난히 더 맛있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니 밤10:30분이 되었습니다.
참 재미있고 의미있는 하루였습니다.
오늘밤엔 꿈에서도 큰고니와 쪼롱이를 만날 것 같습니다.
첫댓글 😍
귀한 경험의 시간을 갖고 오셨네요.
자연속에서 새들과 교감하셨겠어요~~
준수도 꼭 데려가고픈 현장사진 잘 봤습니다👍👍👍
네~ 아주 좋은 시간이었어요,.
김대중 대통령께서 심혈을 기울여 만든 경안습지는 생태계의 보고입니다.
나들이 장소로도 좋은곳이니 한번 가보시면 좋을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