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아침, 쌀쌀하지만 상쾌한 날씨입니다. 미사를 드리고 집으로 오는 길에 동네 모퉁이 가게 앞에 국화꽃이 소담스럽게 피어 눈길을 끕니다. 가게 사장님은 부지런하셔 꽃을 늘 가게 앞에서 키우며 오고 가는 동네 사람들의 눈을 즐겁게 해주십니다.
어제 아침에 다행히 비가 그쳐 한살림 조합원분들과 장담으러 합천 장꼬방에 다녀왔습니다. 메주를 깨끗하게 털거나 씻어 말리고, 소금을 내려 염도는 19브릭스, 거품은 깨끗하게 걷어내고 소금물을 뻘없게 가라앉혔습니다. 27개월 된 아기가 아빠 엄마랑 와서 호기심에 의욕이 넘쳐 호수도 잡아보고 소금도 먹어보는 모습이 귀엽고 사랑스러웠습니다. 아기는 말도 잘해 참여자분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습니다. 소금물의 불순물이 가라앉는 동안 우태영선생님의 장에 대한 강의가 실내에서 이루어졌습니다. 소금은 여름소금이 제일 좋다고 합니다. 소금과 메주와 미생물에 대한 내용을 뼈와 살과 집으로 비유하며 이야기를 하셔 인상적이었습니다. 장을 담고 장이 잘 발효되기를 바라며 장독에 절하고,
축복도 보냈습니다. 15년된 종자장도 맛보았습니다. 종자장은 33브릭스였는데 짠맛이 감칠맛에 싸여 거의 느껴지지않았습니다. 감칠맛을 내는 미생물은 33브릭스 염도에서 어떻게 살아 숨쉬는지 참 신기합니다. 아기도 종자장을 여러번 찍어 먹으며 맛있다고 귀여운 표정을 짓습니다.
가슴을 환히 열고 호흡합니다.
빛의 성자님과 온누리 만물에게 축복을 전합니다.
"숨어서 이름 없이 일하는 삶의 자세를 지향하는 것이 중요해요. 그것이 어떤 프로그램이든 그곳에서 ‘어떤 이로움을 줄 것인가, 어떤 좋은 서비스를 할 것인가’를 생각하며 그분들을 위해 최상의 것을 전해 주려 하면 절로 복을 받을 수 있어요" 라는 말씀을 떠올리며 숨쉽니다.
전쟁이 멈추고 평화가 회복되기를
아픈이들의 고통이 사라지기를
지진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사람들에게
하늘의 위로를 전합니다.
오늘도 사랑으로 평안한 날 되세요
평화_()_
* 항아리에 메주와 소금물을 가득 넣고 숯과 고추를 넣고 문종이로 입구를 막았습니다. 이번엔 100일 장을 하기로 하고 6월초에 장가르기로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