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겔2-32장까지는 하나님께 범죄한 모든 족속과 나라와 왕들이 받을 심판의 내용을 다루었습니다. 그런데 그 심판의 내용을 대언할 에스겔에게 주신 파수꾼 사명이 제3장에 이어 33장에서 다시 언급되고 있습니다. 이것은 본 장에서부터 마지막까지는 새로운 예언, 곧 이스라엘과 모든 이방 가운데 있는 하나님의 백성의 회복에 대한 내용이 언급된다는 것을 암시해 줍니다.
1. 공평과 사랑의 하나님
1) 악인을 심판하시고 의인을 건지시는 하나님
겔3장의 내용과 같이 33장에서도 하나님께서는 그가 처음에 악을 행하던 악인이었든, 하나님의 율법을 지키는 의인이었든지 간에 그 마지막에 악을 행하는 것으로 삶을 마감하면 하나님의 심판을 받는다고 말씀하십니다. 반대로 그가 어떤 자였든 회개하고 하나님께 돌이키든가 끝까지 율법의 의를 이루면 구원을 받을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하나님은 공평하셔서 어느 때에든지 돌이키는 자는 구원하시고, 돌이키지 않는 자는 심판하시는 공의의 하나님이신 것입니다.
a. 여호와께서 겸손한 자들은 붙드시고 악인들은 땅에 엎드러뜨리시는도다(시147:6)
b. 악인은 그의 환난에 엎드러져도 의인은 그의 죽음에도 소망이 있느니라(잠14:32)
2) 인간 구원을 기뻐하시는 하나님
겔3장에서는 앞에서 언급한 공의의 하나님에 관한 내용만이 기록되고 있습니다. 2-32장까지에는 악인에 대한 심판의 내용이 주로 언급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33장에서는 그런 공의의 하나님의 모습 뿐만 아니라 사랑의 하나님의 모습이 아울러 언급되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악인의 멸망을 기뻐하지 아니하신다는 내용이 덧붙여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것은 이후로 심판보다는 회복에 중점 지워진 말씀이 언급된다는 것을 암시해 주기 위함입니다.
a. 내가 어찌 악인이 죽는 것을 조금인들 기뻐하랴 그가 돌이켜 그 길에서 떠나 사는 것을 어찌 기뻐하지 아니하겠느냐
(겔18:23)
b. 주의 약속은 어떤 이들이 더디다고 생각하는 것 같이 더딘 것이 아니라 오직 주께서는 너희를 대하여 오래 참으사 아무도 멸망하지 아니하고 다 회개하기에 이르기를 원하시느니라(벧후3:9)
3) 파수꾼의 직무와 책임
파수꾼은 듣는 자가 듣든지, 아니 듣든지 하나님의 말씀을 전해야 할 직무를 가지고 있습니다. 만일 그 직무를 다하지 못할 때 그는 직무 유기로 말미암아 일어날 일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합니다. 모든 성도는 이 직무와 책임을 지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성도 된 자로서 복음 전파를 게을리하지 말아야 합니다.
a. 오직 성령이 너희에게 임하시면 너희가 권능을 받고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 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 하시니라(행1:8)
b. 내가 복음을 전할지라도 자랑할 것이 없음은 내가 부득불 할 일임이라 만일 복음을 전하지 아니하면 내게 화가 있을 것이로다(고전9:16)
2. 유다의 죄악으로 인한 멸망
1) 유다의 죄악상
유다는 하나님의 택함을 입어 그들이 하나님의 영원한 백성이 될 모든 가능성을 손에 쥐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그들 손에 쥐어진 그 가능성을 내던지고 하나님이 미워하시는 우상 숭배와 불법을 저질렀습니다. 그들은 애굽과 가나안 땅, 더 나아가서는 먼 나라의 우상을 섬기고 주변 강대국을 하나님보다 의뢰했으며, 물질에 대한 탐욕을 채우기 위해 불의한 재판과 착취와 토색과 살인을 마다하지 않은 것입니다.
a. 그 위에 내 그물을 치며 내 올무에 걸리게 하여 끌고 바벨론으로 가서 나를 반역한 그 반역을 거기에서 심판할지며
(겔17:20)
b. 이 땅 백성은 포악하고 강탈을 일삼고 가난하고 궁핍한 자를 압제하고 나그네를 부당하게 학대하였으므로(겔22:29)
2) 하나님의 심판 예언
아무리 유다 백성들이 범죄하였다 하여도 그들이 바로 하나님의 심판을 받은 것은 아닙니다. 하나님은 인내하시사 바로 심판하지 아니하시고 그들이 그들의 죄에서 돌이킬 기회를 주셨습니다. 심판을 예언하시사 그 경고를 듣고 돌이킬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허락하신 것입니다. 하나님은 공의의 하나님이시되 그 공의를 기계적으로 펼치지 아니하십니다. 하나님의 공의는 사랑과 함께 역사하십니다. 하나님이 하나님 되심은 바로 이 사실에 있습니다.
a. 그들이 가증한 일을 행할 때에 부끄러워하였느냐 아니라 조금도 부끄러워 하지 않을 뿐 아니라 얼굴도 붉어지지 않았느니라 그러므로 그들이 엎드러지는 자와 함께 엎드러질 것이라 내가 그들을 벌하리니 그 때에 그들이 거꾸러지리라
(렘6:15)
b. 볼지어다 그 날이로다 볼지어다 임박하도다 정한 재앙이 이르렀으니 몽둥이가 꽃이 피며 교만이 싹이 났도다(겔7:10)
3) 심판의 성취
하나님은 헛된 망언을 하시는 분이 아닙니다. 어떤 일을 하신다고 예언하신 뒤 능력이 없어 그것을 이루지 못하시는 분도 아닙니다. 하나님에서는 한번 하시겠다고 선언하신 일은 반드시 이루십니다. 유다가 범죄에서 돌이키지 아니하면 멸망시키겠다는 예언의 말씀도 그대로 성취시키셨습니다(참조, 왕상25:1-24). 이 에스겔은 소식을 바벨론에서 들었습니다. 한편 새 언약의 내용을 언급할 시점에서 유다 회복이 아닌 멸망의 내용이 다시 언급되는 것은 회복 이전에 악인은 멸망한다는 것을 다시 확인시키기 위함입니다.
a. 칼에서 살아 남은 자를 그가 바벨론으로 사로잡아가매 무리가 거기서 갈대아 왕과 그의 자손의 노예가 되어 바사국이 통치할 때까지 이르니라(대하36:20)
b. 사령관 느부사라단이 백성 중 가난한 자와 성중에 남아 있는 백성과 바벨론 왕에게 항복한 자와 무리의 남은 자를 사로잡아 갔고(렘52:15)
3. 유다 백성의 가증함
1) 진리를 쾌락을 즐기는 것의 일종으로 앎
유다의 멸망에 대한 하나님의 예언의 말씀은 유다 백성들에게는 심각한 내용이요, 그 자체로는 진리였습니다. 그러나 유다 백성들은 에스겔의 입을 통해 선포되는 그 말씀을 아름다운 운율을 가진 좋은 말 정도로 취급했습니다. 그들은 하나님의 진리를 세상 예술의 일종으로 취급하고 세상 격언의 하나로 여긴 것입니다. 그때보다 오늘 이 현상은 더 심각합니다.
a. 여호와를 경외하는 것이 지식의 근본이거늘 미련한 자는 지혜와 훈계를 멸시하느니라(잠1:7)
b. 시몬이 사도들의 안수로 성령 받는 것을 보고 돈을 드려 이르되 이 권능을 내게도 주어 누구든지 내가 안수하는 사람은 성령을 받게 하여 주소서 하니(행8:18-19)
2) 듣기만 하는 백성
하나님의 진리이자, 경고의 말씀을 진지하게 듣지 아니하고 세상 예술과 좋은 말의 하나로 들었던 유다 백성들은 그것을 듣기만 하고 실행하지는 않았습니다. 행함이 없는 들음은 헛된 것이었음에도 그들은 행실 없는 청종을 하였던 것입니다. 이것은 차라리 듣지 않는 것보다 더 가증한 행동입니다. 왜냐하면 그 행동은 하나님을 업신여기는 것과 다름없기 때문입니다.
a. 가서 이 백성에게 이르기를 너희가 듣기는 들어도 깨닫지 못할 것이요 보기는 보아도 알지 못하리라 하여(사6:9)
b. 너희는 말씀을 행하는 자가 되고 듣기만 하여 자신을 속이는 자가 되지 말라(약1:22)
3) 하나님과 세상을 다 따르는 백성
유다 백성들이 하나님의 말씀을 듣기만 하고 행하지 않은 것은 그들이 하나님을 목적으로 하지 않고 세상의 것을 목적으로 했기 때문입니다. 한마디로, 하나님과 세상을 다 따른 것입니다. 곧 구원도 받고 세상 쾌락도 다 누리려고 했던 것입니다. 이것은 두 주인을 섬기는 가증스러운 행동으로 하나님을 섬기지 않는 태도입니다(참조, 마6:24).
a. 그리스도 예수의 사람들은 육체와 함께 그 정욕과 탐심을 십자가에 못 박았느니라(갈5:24)
b. 우리를 양육하시되 경건하지 않은 것과 이 세상 정욕을 다 버리고 신중함과 의로움과 경건함으로 이 세상에 살고
(딛2:12)
결론
하나님은 공정하게 심판하시는 분입니다. 하나님은 공정한 심판을 펴시기 이전에 인내하시사 모든 사람이 구원에 이르기를 기대하시며, 그들에게 은혜와 긍휼을 베푸십니다. 그것을 받아들이는 자는 구원을 입고 그렇지 않으면 유다와 같이 멸망에 이르게 됩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어떤 길을 선택해야 하는지는 명백합니다. 우리는 하나님과 세상 사이에서 기회만 보지 말고 오직 하나님만을 택하여 의의 길을 걸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