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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길의 중계석] 묵향 홍순관의 한글서예전 <먹만 남다 – 저녁꽃을 아침에 줍다>가 10월 10일까지 ‘아르떼 숲’ (서울 인사동5길 12)에서 열리고 있다.
‘먹만 남다’ 전시 포스터와 에세이집 사이의 홍순관 작가.
이번 서예전에는 지난 9월 30일 묵향이 ‘풍월당’에서 출간한 한글 서예 에세이 <먹만 남다>에 수록된 작품들의 원본이 전시되어 있다.
묵향 홍순관은 ‘알만한 사람은 아는’ 유명(?) 가수다.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했지만, ‘세상 평화’를 위해 장르 구분 없이 자신의 능력이 허락하는 한 모든 수단으로 ‘평화’를 외치는 평화주의자이다. 그래서 노래도 부르고 붓도 잡는다.
<먹만 남다>는 오랫동안 우리 정서와 감성을 담은 노래를 해왔던 싱어송라이터의 서예 이야기다. 그 노래는 노랫말을 포함하기에 그가 그간 걸어왔던 노랫길은 그가 서예를 하며 스스로의 글씨를 쓸 수 있었던 뿌리가 되었다.
‘먹만 남다’의 전시 작품.
책과 전시를 통해 홍순관은 어릴 적 어떻게 서예길에 들어가게 되었는지, 어떤 방법으로 배웠는지, 어떤 생각을 품고 글씨를 쓰는지, 무엇을 써야 하는지 이른바, 서예가 무엇인지를 섬세하면서도 느긋하게 설명하고 있다.
<먹만 남다>에서 홍순관은 서예라는 용어와 역사, 한글서예를 둘러싼 우리의 현실 또한 그의 시선으로 다시 풀어 놓았다. 그의 문장들은 먹을 갈 듯 고요하며, 마치 눈앞에서 붓으로 글씨를 쓰듯 현장 감이 맴돈다.
홍순관은 조선을 넘어 현대에 이르기까지 한자서예에 집중하는 ‘한국서예동네’를 슬퍼하며 한국인만이 이어 나갈 수 있는 글씨의 문화가 곧 한글서예임을 절절한 문장으로 이야기한다.
‘먹만 남다’의 전시 작품.
자기가 말한 것을 한 번도 종이 위에서 본 적이 없는 사람들을 위해 그들의 소리를 바탕 삼아 문자를 만들어 선물한 것이 세종의 정음이다. 한글서예란 그 정음을, 곧 우리가 말하는 일상의 소리들을 쓰는 것에서 시작된다.
그래서 지식을 드러내거나 권위를 앞세우는 문장이 아니라 싱거운 일상과 소탈한 말들이 인격이 되어 글씨로 나타나야 한다고 말한다. 이것이 한글서예에 임하는 태도이며 훈민정음을 실천하는 길이라고 말한다.
그를 아는 문화예술계 사람들은 “영혼과 마음과 신앙을 담아 노래하는 홍순관은 어린아이의 눈망울을 지닌 우리 시대의 예언자”라고 입을 모은다.
‘먹만 남다’의 전시 작품.
대학에서 조소를 전공한 후 86년부터 무용 무대 미술과 기획 분야에서 일하면서,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연출하고 출연했다. 1995년 정신대할머니돕기공연 <대지의 눈물>을 시작하여, 2000년 동경국제법정에서 공연하는 등 일본, 미국, 중국, 독일에서 정신대 관련 공연과 생명.평화.통일 등을 주제로 하는 초청 공연을 해 오고 있다.
‘문화쉼터’, ‘조율’ 등의 콘서트와 A&C TV <홍순관의 노래씨앗>, CBS라디오 <기쁜소식 좋은세상> 등 방송 진행을 통해 기독교와 이웃 사이에 징검다리 놓는 일을 했다.
특히 2005년 뉴욕 링컨센터 공연을 계기로 우리 가락과 정신을 세계에 알리고 있다. 제 숨 쉬는 착한 세상을 만들기 위한 운동에 적극 참여하고 있으며, 한국 땅에 평화박물관을 짓기 위해 세계 각지를 돌아다니며 평화박물관건립모금공연 <춤추는 평화―Dancing With Peace>를 진행하고 있다.
‘먹만 남다’의 전시 작품.
그는 <내 영혼이 은총 입어>(홍성모와 듀엣), <새의 날개>, <The Holy City>, <신의 정원>, <양떼를 떠나서>, <민들레 날고>, <나처럼 사는 건 나밖에 없지> 등의 음반을 발표하였다.
묵향 홍승관은 전시 소개 글에서 “먹을 가는 것은, 이 현실과 미래 앞에 글씨를 쓰기 위해서다. 붓을 든다는 것은, 현장에서 들고 온 문장을 쓰기 위함이다. 내가 쓰는 글씨가 이 시대와 함께 숨 쉬고 있는지 알아차려야 한다. 거울처럼 들여다본 일상과, 감추지 않은 역사에서 길어 올린 애끓는 문장이 글씨가 되어야 한다. 이러한 세상에게, 오늘에게, 내일에게 말하려는 것이 우리가 써야 할 글씨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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